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통일방송연구소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입력 2020-08-06 15:15 | 수정 2020-08-06 15:18
재생목록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지난 7월 27일은 정전협정 체결일입니다. 3년간 이어진 6·25 전쟁의 포성이 멈췄던 날이죠.

    그런데 북한에서는 이날을 '조국 해방전쟁 승리의 날', 일명 '전승절'이라고 부르며 성대한 행사를 치르고 있는데요.

    화려한 불꽃 쇼로 전승절 경축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평양에선 이날 밤 9시에 전승절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 쇼가 펼쳐졌는데요. 조선중앙TV는 이 행사를 한 시간 늦은 밤 10시부터 녹화방송으로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7월 27일은 조국 해방 전쟁 승리 67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7월 27일 "축포가 오릅니다. 위대한 조국 해방 전쟁 승리 67돌을 뜻깊게 맞이한 혁명의 수도 평양의 밤하늘 가에 축포, 경축의 축포가 오르고 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북한은 올해 7.27 전승절을 기념해 축포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고, 주요 행사에는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직접 참가했습니다.

    조선중앙TV도 전승절 관련 행사를 주요 뉴스로 소개하며, 관련 기획 프로그램들도 여러 차례 방송했습니다.

    백두산 기념 권총으로 군 핵심 간부 신뢰 강조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조선중앙TV에 방송된 조국 해방 전쟁 승리 67돌 관련 행사 가운데 가장 앞서 보도된 건 지난 26일 있었던 권총 수여식입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화국 무력의 주요 지휘성원들을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불러《백두산》기념 권총을 수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백두산》기념 권총엔 김정은의 이름이 금장으로 새겨져 있는데요. 조선중앙TV는 이 권총이 '새세대 군지휘관들에 대한 당의 크나큰 믿음과 기대의 표시'라고 설명했습니다.

    "혁명의 길을 변함없이 끝까지 가리라는 것을 확신하시면서 믿음의 징표로 자신의 존함이 새겨진 뜻깊은 '백두산' 기념 권총을 직접 수여하셨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군지휘관들은 이 총을 가슴에 얹고 김정은과 당중앙위원회에 다지는 충성의 맹세를 했다고 조선중앙TV는 강조했습니다.

    "백두산 '기념권총을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심장에 품어 안고 그 어떤 천재지변이 닥쳐와도 이 세상 끝까지 원수님만을 믿고 따르며…."

    코로나 19 비상 방역 체제 속 전국 노병대회 2년 만에 개최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지난달 27일 북한은 전승절에 즈음해 전국 각지에 있는 노병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제6차 전국 노병대회가 2년 만에 열린 겁니다.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최고 수준의 비상 방역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대규모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2년 전 전국 노병대회 때 김정은은 축하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축사를 갈음했는데요. 올해는 전국 노병대회에 직접 나와 연설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백발이 성성한 노병들 앞에서 김정은이 정중히 머리 숙여 인사하며 경의를 표해 감동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강정백 / 전쟁 노병]
    "아 원수님께서 들어오시자마자 우리한테 큰절을 하시는 거야…. 그래서 우리는 너무 감동해서 만세만 불렀죠."

    최고 지도자가 머리 숙여 6·25 전쟁 참전 노병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건 과거 김일성, 김정일 집권 시절의 7.27 전승절 행사와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7.27 전승절 메시지 달라져

    전국 노병대회는 김정일 집권 시기인 지난 1993년 전승절 4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됐지만, 그 후로 9년 동안 열리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대회가 열린 건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인 지난 2012년입니다. 그리고 전국 노병대회는 2013년(60주년)과 2015년(62주년), 2018년(65주년), 2020년(67주년)에 열려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있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전국 노병대회가 자주 열린 거죠.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7월 27일 전승절을 중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2012년에 있었던 김정은 연설에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김정은은 2012년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전승 업적으로 빛나는 7.27을 승리자의 명절로 성대히 경축하여야 한다》를 발표하면서 "전승절기념행사에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 사람들만 참가시키는 게 아니라 조국 해방 전쟁에 참가한 전쟁 로병들을 참가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김정은의 차량 번호판이 727로 시작하고, 김정은이 즐겨 피우는 담배도 7.27담배라고 하니, 김정은이 얼마나 7.27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전 북한은 전승절 행사를 통해 김일성의 업적을 기리는 데 집중했다면, 김정은 시대에 들어선 뒤부터는 노병에 대한 예우를 통해 내부 결속과 투쟁 정신을 계승하는 쪽으로 의미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도 전승절 특집 방송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조선중앙TV는 전승절 기념행사 소식을 전하는 것 외에도 특집 프로그램도 집중적으로 방송했는데요.

    이런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 드러납니다.

    먼저 2010년과 2011년에 방송된 전승절 관련 프로그램을 살펴볼까요?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2010년 7월 27일에 방송된 '<좌담회> 미제는 조선전쟁 참패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프로그램에선 6·25 전쟁 당시의 상황과미국의 피해 상황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또 2011년에 방송된 '방문기 전승의 환희가 터져오른 역사의 집- 전승혁명사적관을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정전협정을 체결하던 김일성의 모습을 자세히 다뤘습니다.

    전쟁 노병을 부각하는 장면은 볼 수 없고 대신 6·25 전쟁 자체와 정전협정 체결 과정에서 나타난 김일성의 활약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던 걸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3년간 7월 27일 방송을 살펴보면 전쟁을 겪은 노병들의 노고와 그들의 영웅 정신을 더 부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전쟁 노병 영웅화로 대대손손 충성 다짐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올해 방송된 전승절 특집 프로그램에선 노병 영웅을 칭송하는 내용과 함께 가족들의 반응이 많이 등장했는데요.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아들 리상준 INT]
    "아버지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가 수여되던 날 우리 모두 한 생을 변함없이 위대한 수령님들께 충성 다한 아버지처럼 경애하는 원수님께 충성 다할 맹세를 다지고 또 다졌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의 7.27은 전승절?
    [손자 리태용 INT]
    "우리들은 우리 할아버지 세대, 전승 세대들이 발휘한 조국 수호 정신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결사 옹위하며 사회주의 내 조국을 굳건히 지켜나가겠습니다."

    조선중앙TV는 전쟁 노병이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게 되면서 그의 아들과 손자까지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했다고 설명하는데요.

    결국, 최근의 전승절 특집 프로그램에선 전쟁 노병을 챙기는 최고 지도자를 부각하고, 그에 대한 감사와 충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기념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북한, 시대가 변하고 지도자도 바뀌면서 행사의 내용과 메시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다채로운 기념행사와 특집 방송 프로그램 속엔 북한의 군 핵심 간부들과 전쟁 노병, 그리고 일반 주민의 충성심까지도 모두 챙기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