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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입력 2020-08-07 16:56 | 수정 2020-08-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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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 토종견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진돗개가 떠오르고, 영국을 대표하는 견종은 불도그, 독일의 개는 저먼 셰퍼드, 일본 개로는 아키타가 생각나는데요.

    북한도 우리 진돗개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대내외에 자랑하는 토종견이 있죠? 바로 풍산개인데요.

    지난 2000년과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풍산개 한 쌍을 우리 측에 선물했습니다. 역사적 이정표로 남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선물로 주고받을 만큼 풍산개가 귀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뜻인데요.

    오늘은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이 이 토종견을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북한에서 국견으로 사랑받는 풍산개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북한은 풍산개를 국가의 공식 상징물이라고 칭송합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동물이란 뜻입니다. 풍산개가 귀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건 195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부터로 보이지만, 2014년 11월에 참매 등과 함께 국가를 상징하는 동물로 지정된 뒤에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북한이 풍산개를 국가를 대표하는 동물, '국견'으로 지정하고 애지중지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이야기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중앙TV 다큐멘터리, 풍산개의 특징·역사 소개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015년 5월 16일 ‘[TV기록편집물] 조선의 국견, 풍산개’를 방영했는데요. 지난 2015년 1월 초부터 넉 달간 집중 취재한 조선중앙TV의 동물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함경남도 김형권군 광덕리에는 북한의 대표적 풍산개 농장이 있는데요. 취재진은 이곳을 찾아가 풍산개의 여러 특징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또 이 개가 민족의 명견으로 성장한 배경과 역사 등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풍산개는 주인에게는 절대적인 충성을 다하는 습성을 지녔다고 조선중앙TV는 전했습니다. 품성이 용맹해 적수 앞에서는 절대로 물러섬이 없다고 치켜세웠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또 시력과 청력이 세계 어느 개보다 월등해 사냥개와 경비견으로 적합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설명을 들어보니 진돗개의 품성과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풍산개는 둥글둥글한 얼굴, 짧고 굵은 근육이 발달 된 목, 다부지고 넓게 벌어진 가슴 등이 이상적인 외모라고 하네요.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나면 좋은 풍산개로 평가된다는 것이죠.

    풍산개가 민족의 명견으로 자리 잡게 된 역사적 배경도 흥미롭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조선중앙TV는 풍산개의 원형이 형성된 건 1천 5백여 년 이전이라고 설명합니다. 풍산개가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낸 건 고조선 무렵이지만 현재와 같은 체모를 갖추게 된 건 고구려 시대라는 설명인데요. 4세기~5세기에 그려진 고구려의 고분벽화에도 풍산개의 모습이 등장한다고 하니 풍산개가 얼마나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과 동고동락해 온 풍산개는 일제 강점기에 명맥이 끊길 위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당시 일제는 한반도 토종견 가죽으로 겨울용 군복을 생산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토종견이 도살됐다고 합니다. 또 광견병 사전 예방을 명분으로 토종견 대량학살도 자행됐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는 일제 강점기 토종개들이 대량으로 몰살되는 시련 속에서도 용맹함을 보여준 풍산개 일화를 소개했는데요. 1930년대 후반 북한 지역 어느 저수지 공사장에서 생긴 일입니다. 일본인 감독들의 부당한 대우에 반발해 노동자 폭동이 일어났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일본인 감독들이 셰퍼드 2마리를 풀어놨는데, 노동자들이 키우던 풍산개 2마리가 당당히 맞서 덩치가 훨씬 큰 셰퍼드를 물리쳤다고 조선중앙TV는 전했습니다.

    "결국 일본놈들의 개 1마리는 피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결국 일본감독놈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풍산개 사랑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풍산개가 북한에서 큰 사랑을 받고 국견의 자리로 위상이 격상된 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대를 이은 관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 2018년 11월 25일 자 로동신문에는 이런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글이 실렸습니다. '민족의 자랑 - 조선의 국견 풍산개'라는 제목인데요. 그 중 일부를 읽어보실까요?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민족의 운명과 함께 멸종의 위기에 처했던 풍산개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안아 오신 조국 해방의 기쁨과 더불어 우리 인민 생활 속에 다시금 당당히 자리 잡게 되었으며 주체45(1956)년 4월, 풍산개는 국가천연기념물로 등록되었다. 주체47(1958)년 5월 량강도를 현지 지도하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풍산개 순종은 아주 좋은 품종이고 군견으로 쓸 수 있고 사냥도 할 수 있으며 집도 지킬 수 있어 우리나라에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에 그 순종을 조사해볼 것에 대하여 일꾼들에게 몸소 과업도 주시었다.'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풍산개에 대한 전수 조사가 시작됐고, 보호 사업의 기틀도 마련되었다는 내용입니다.

    로동신문은 작년 3월 17일 '영리하고 용맹한 우리의 국견 - 풍산개'라는 기사에선 김정일의 풍산개 사랑도 자세히 소개했는데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였다. "우리나라 북부지대에 있는 유명한 풍산개도 원종을 보존하고 많이 번식시켜 널리 키우도록 하여야 합니다." 주체65(1976)년 7월 김형권군을 찾으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풍산개의 사육정형에 대하여 요해하시면서 풍산개의 순종을 빨리 번식시키기 위한 대책도 세워주셨으며···.'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이렇게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관심 속에 풍산개를 보호하고 연구하는 연구소가 설립됐고, 뒤이어 집권한 김정은은 지난 2014년 11월 풍산개를 국가의 공식적인 국견(國犬)으로 지정해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풍산개를 보호하기 위한 북한의 다양한 노력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현재 북한에선 풍산개를 보호, 증식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조선중앙TV와 조선신보 등 북한 매체가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다뤘습니다.

    작년 5월 8일 조선중앙TV는 ‘[방문기] 우리의 국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프로그램에서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열린 ‘제6차 국견 풍산개 품평회’를 소개했는데요.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풍산개 주인들이 대거 참가해 자신들이 기르는 풍산개를 뽐냈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는 특히 품평회에 참가한 견주들 가운데 우수한 풍산개를 찾아 나서고 그 원형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곽승철씨를 자세히 소개했는데요. 사리원 학용품 생산협동농장에 다니는 곽승철 씨는 량강도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풍산개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간직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 후로 곽씨는 우수한 품종의 풍산개를 찾아 나섰고 동물학회의 도움으로 훌륭한 풍산개를 기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조선중앙TV는 풍산개 품평회가 상당히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영예의 1등 풍산개를 선발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등록심사와 예비심사, 기본심사, 최종심사 등 총 4단계를 거쳐 겉모양과 혈통, 기질을 평가해 암컷 1, 2, 3위, 수컷 1, 2, 3위를 각각 선정한다고 합니다.

    전문연구소를 통해 풍산개 순종성 보호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최근 북한에선 풍산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순종이 아닌 혼혈 품종의 개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문에 풍산개의 순종성을 지키는 노력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 2017년 12월 14일 조선신보는 풍산개의 보호와 증식을 위해 풍산개의 고향으로 불리는 함경남도 김형권군 광덕리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곳에 있는 풍산개 연구소의 책임자 옥진영 소장의 인터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풍산개 연구를 심화시켜 박사학위까지 받은 북한 내 최고의 풍산개 전문가인 옥 소장은 순종성을 지키기 위해 연구소가 키우는 풍산개는 외부 반출이 엄격히 제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순종 풍산개는 평양에 있는 중앙동물원을 비롯한 국가 소유의 동물원에서만 사육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엔 국가 지정 '국견'이 있다?
    순종성을 지키고 개체수를 늘리려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일부지역에선 경제난 때문에 풍산개를 중국으로 밀반출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하니 순종 개체수 늘리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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