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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입력 2020-08-21 12:22 | 수정 2020-08-2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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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의 물꼬를 다시 트기 위해 물물교환 카드를 검토하면서 대동강맥주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남측에서 쌀이나 의약품을 제공하고, 대신 북측에서 대동강맥주를 받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거죠.

    대동강맥주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데요.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 동안 210톤의 대동강맥주가 중국을 거쳐 들어왔기 때문이죠.

    한 병이 640ml 인 점을 감안하면, 32만 9000여 병이 들어와 시판된 겁니다. 당시 대동강맥주의 맛에 대해 비교적 호평이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2012년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맥주가 대동강맥주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평가하면서 대동강맥주의 맛이 부각되기도 했죠.

    그렇다면 대동강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호평을 받은 비결은 뭘까요?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에 소개된 내용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죠.

    대동강맥주, 유럽맥주 양조기술 토대로 2002년 탄생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북한에서 만드는 맥주로는 대동강맥주와 더불어 봉학맥주, 금강맥주, 룡성맥주, 경흥맥주 등 이른바 5대 맥주가 알려져 있는데요.

    이 가운데 대표주자는 대동강맥주입니다.

    하지만 대동강맥주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대동강맥주의 탄생은 지난 2001년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김 위원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발티카 맥주공장을 시찰한 뒤 북한에 돌아와 세계 최고급 맥주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2000년 문을 닫은 영국 어셔즈(Ushers) 양조장을 인수해서 그 설비를 들여와 대동강맥주공장을 지었다고 하는데요.

    대동강맥주 양조공정의 저변에 영국과 러시아 등 유럽 맥주 양조 기술이 깔려있는 거죠.

    이렇게 건설된 대동강맥주공장은 2002년 4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는데요.

    대동강맥주는 7종, 1에서 7까지 번호 부여
    번호에 따라 원료배합 비율, 알코올 도수, 풍미 달라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대동강맥주는 한 종류가 아니라 일곱 종류라고 합니다.

    원료의 혼합비율과 알코올 도수에 따라 1번부터 7번까지 번호를 붙인 거죠.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러시아 발티카맥주가 바로 이런 방식으로 0부터 9까지 번호를 붙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동강맥주의 번호별 원료의 배합비율과 알코올 도수, 그에 따른 풍미의 차이는 아래와 같다고 하는데요.

    (1) 1번 맥주 : 100% 보리길금, 알코올 4.5% (맛이 진함)
    (2) 2번 맥주 : 70% 보리길금, 30% 흰쌀, 알코올 5.5% (맛이 연하고 깨끗함)
    (3) 3번 맥주 : 50% 보리길금, 50% 흰쌀, 알코올 5.5% (흰쌀의 상쾌한 맛이 특징)
    (4) 4번 맥주 : 30% 보리길금, 70% 흰쌀, 알코올 4.5% (쓴맛이 낮은 맥주)
    (5) 5번 맥주 : 100% 흰쌀, 알코올 4.5% (맛이 연해 여성들의 기호에 맞는 맥주)
    (6) 6번 맥주 : 알코올 6%, 커피향을 첨가한 흑맥주 (맛이 진하고 커피향이 강함)
    (7) 7번 맥주 : 알코올 4.5%, 초콜렛향을 첨가한 흑맥주 (연하고 상쾌한 초콜렛향)

    하지만 대동강맥주도 처음 몇 년 동안은 맛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대동강맥주공장 기술준비원 공훈기술자 김태웅 / ‘[방문기] 인민들의 화평을 받는 청량음료로 되기까지’ 2015년 8월 15일 방송 중에서)

    “2007년 당시 대동강맥주의 맛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당시 공장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은 원료의 조건에서만 그 원인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대동강맥주의 맛이 떨어지는 것은 원료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사업을 게을리 한 결과라고 우리를 질책하셨습니다. 또한 직접 세계의 이름난 맥주들도 공장에 보내주시어 연구사업에 참고하도록 해주셨습니다.”

    연구원들은 김정일이 보내준 해외 유명 맥주들의 성분을 분석하고, 자체 연구를 거듭하면서 점차 맥주 맛을 높여왔다고 하는데요.

    대동강맥주 맛의 비결 1) 호프 등 자체생산 맥주 원료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지금 북한 매체들이 대동강맥주가 맛있는 비결 중 하나로 꼽는 것은 자체 생산한 맥주 원료입니다.

    특히, 맥주 양조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호프를 일조량이 풍부한 북한 양강도에서 과학적인 농법으로 재배해 양질의 호프 원료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양강도의 대표적인 호프농장으로는 혜산호프농장, 갑산호프농장, 운흥호프농장 등이 있고요.

    이들 농장에서는 봄과 가을 두 차례 호프의 재배와 수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동강맥주 맛의 비결 2) 현대적인 생산공정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대동강맥주 맛의 또 하나의 비결은 대동강맥주공장의 현대적인 생산공정이라고 하는데요.

    자체 생산한 호프가 공장에 도착하면 곧바로 압착·분쇄해서 진공포장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호프가 시일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아서 맥주의 맛과 풍미를 오래 유지한다고 하는데요.

    공장 담당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대동강맥주공장 과장 강호면 / ‘[방문기] 인민들의 화평을 받는 청량음료로 되기까지’ 2015년 8월 15일 방송 중에서)

    “맥주에서 기본은 보리와 호프가 아닙니까? 이 보리와 호프를 어떻게 보관하는가에 따라서 맥주와 맛과 질이 크게 좌우됩니다. 우리 공장에서는 호프를 분쇄해서 압착한 다음 그 속에 있는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를 불어넣어서 진공포장하는 새로운 호프 생산기술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결과 호프를 여러 날 동안 보관해도 그 특성이 변하지 않고 맥주 맛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대동강맥주공장은 “길금껍질분리기”도 자체 개발해 생산공정에 투입했다고 하는데요.

    이 분리기는 맥주생산에서 여과기 역할을 하는 껍질의 쌓임 비율을 적절하게 유지해 맥주의 떫은맛을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대동강맥주 맛의 비결 3) 소비자 취향에 맞춘 다양한 맥주 개발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2018년에는 새로운 효모배양법을 이용해 밀을 주원료로 하는 신품종의 맥주도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새 맥주는 기존의 보리 맥주보다 맛과 향이 풍부해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동강맥주 지배인 리봉학 / ‘[소개편집물] 과학기술보급사업을 실속있게 - 대동강맥주공장’ 2019년 11월 7일 방송 중에서)

    “우리 공장에 준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교시에서 제일 첫 번째가 맥주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맥주의 수요라는 것이 가짓수가 많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1가지의 품종만 가지고는 여러 사람의 요구를 다 만족을 시킬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맥주의 가짓수를 부단히 늘려야 합니다.”

    북한TV 첫 상업광고는 대동강맥주 광고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북한은 대동강맥주를 공들여 개발한 뒤 적극적인 홍보에도 나섰습니다.

    북한 최초의 TV 상업광고까지 만들었는데요.

    조선중앙TV는 지난 2009년 7월 2분 30초짜리 ‘대동강맥주’ 상업광고를 방송해 전 세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광고는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호된 비판을 받아 2개월 만에 중단됐지만, 지난 2013년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 ‘소문난 청량음료 대동강맥주’라는 2분 47초짜리 광고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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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평양에서 대동강맥주축제도 개최

    그리고 지난 2016년 8월에는 평양에서 ‘대동강맥주축전’도 열렸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조선중앙TV는 2016년 8월 13일 [8시 보도]에서 이 내용을 자세히 다뤘는데요.

    방송은 평양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참가해 7가지 종류의 대동강맥주와 무료 안주 등을 즐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8시 보도] 2016년 8월 13일 방송)

    “축전장에는 대동강맥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최고품질의 맥주들이 출품되었습니다. 개막식에는 성, 중앙기관 일꾼들, 평양 시내 근로자들, 맥주 애호가들과 주조 여러 나라 국제기구 성원들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 손님들이 참가했습니다.”

    이 축제에서는 2~3명이 한 조를 이뤄 3개 조가 1번~7번까지 맥주를 맛본 뒤 몇 번 맥주인지 알아맞히는 맥주맛보기경기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등으로 수출 중이던 대동강맥주의 해외수출 길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대북제재 강화와 북한 내부의 경제 사정 악화로 대동강맥주축전은 이듬해부터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평양시내에 대동강맥주 판매점 200여곳 달해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북한에서 대동강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은 평양에만 200여 곳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가운데 평양시 보통강구역 경흥거리에 위치한 경흥맥주집이 가장 큰 맥주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맥주집은 1987년에 건설된 뒤 2010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새로 개관했다고 하는데요.

    낮 12시부터 오후 4시, 그리고 한 시간 쉰 뒤 오후 5시에서 오후 8시까지 두 차례로 나눠 하루 7시간 영업한다고 합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가 소개하는 대동강맥주 이야기
    ([8시 보도] 2010년 7월 18일 방송)

    아나운서 : “방금 맥주를 마시고 나오신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손님 김성만 : “정말 좋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에 이 화려한 집에서 맥주를 마시니까 내가 마치 신선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자주 맥주집에 와서 보리1급 맥주인 1,2번 맥주와 흑맥주 6번을 마시곤 하는데 다 자기의 고유한 맛이 있어서 정말이지 다 마시고 싶습니다.”

    다만, 북한 주민들은 맥주를 술이라기보다는 청량음료 정도로 생각하고 마신다고 하는데요.

    남한에서 소주가 그렇듯 북한에서 국주(國酒)로 대접받는 술은 여전히 평양소주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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