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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M부스] '가짜뉴스'에 더 힘든 '백발 헌신' 방역 주역들

[청와대M부스] '가짜뉴스'에 더 힘든 '백발 헌신' 방역 주역들
입력 2020-09-16 10:35 | 수정 2020-09-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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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M부스] '가짜뉴스'에 더 힘든 '백발 헌신' 방역 주역들
    '방역 컨트롤타워' 질병관리청 출범

    최근 본부에서 청으로 승격된 질병관리청, 그제 개청식을 기점으로 본격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태풍 부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선장으로서 끝까지 항해를 마치는 동료가 되겠다”며 코로나19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습니다.

    이번 청 승격으로 조직은 5국·3관·41과로 개편되고, 인력 역시 569명이 증가한 1476명으로 확대됐습니다. 또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 등을 산하기관으로 둔 명실상부한 방역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청와대M부스] '가짜뉴스'에 더 힘든 '백발 헌신' 방역 주역들
    예상 벗어나지 않은 초대 청장

    당초 질병관리청 승격 얘기가 나왔을 때, 초미의 관심사는 ‘누가 초대 청장이 될 것인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좀 특이했습니다. 대개 정부 고위 관계자 인사 발표 전 하마평에 여러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과 달리, 이번 질병관리청장의 경우 유독 한 사람 외에 다른 이름은 회자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모두의 예상 그대로, 정은경 본부장이 초대 청장이 됐죠.

    흑발에서 백발로‥'헌신'의 아이콘

    올해 들어 정 청장은 이른바 ‘헌신’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백발로 변해 간 그의 머리카락색 변화는 이제 온 국민이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루 1~2시간의 짧은 수면시간에 머리 염색할 시간도 없어 백발이 되어버린 정 청장의 머리를 보며 많은 국민들이 격려를 보내고, 또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머리카락색 변천사’는 정 청장 개인의 헌신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전쟁 중인 방역 당국 관계자의 희생과 헌신 역시 함께 담겨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청와대M부스] '가짜뉴스'에 더 힘든 '백발 헌신' 방역 주역들
    대통령 방문, 그리고 드러난 숨은 주인공들

    지난 금요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 오송의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정 청장에게 직접 임명장을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임명장 주자고 장수가 자리 비우게 할 수 없다'는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 방문은 단순히 정 청장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곳에 모인 방역 당국 담당자들에게 전한 "참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그 자리의 진짜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청와대 밖에서 처음 열린 임명장 수여식은 '정은경의 백발’로 상징되는 방역 당국 직원들의 노고와 헌신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표현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한편 문 대통령의 방문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방역 담당자들의 고충과 애환이 수면 위로 드러난 계기도 됐습니다. 문 대통령이 중앙사고수습본부를 방문했을 때 한 직원이 한 말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동료 직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업무 때문에 지난 4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제부터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부친상을 당했답니다. 동료이니 당연히 조문을 가려고 했는데 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유였습니다."

    비단 이 직원만 가지고 있는 사명감일까 생각해봤습니다. 부모님 못 챙기고, 자녀 돌보지 못하고‥

    자신과 가족을 뒤로 한 채 코로나19 극복 위해 반년 이상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방역 담당자들, 바로 이들이 정 청장 임명장 수여식의 이면에서 발견한 숨은 주인공들이었습니다. 이들 모두가 제2, 제3의 정은경이고, 백발 헌신의 주역들입니다.

    격려는 못할망정 비난하는 사람들

    그런데 이후 눈살을 찌푸릴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 소개한 A씨는 정 청장에 대해 "염색 안 한 것과 브리핑 말고 한 게 뭐가 있는가. 그걸로 이렇게 영웅 평가를 받는 건 민망하다”고 깎아내렸습니다. 한술 더 떠 정 청장을 살인죄로 고발한 극우보수 단체들도 있습니다. 정 청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했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혐의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코로나19 검사 조작설'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필요할 때 검사를 늘려 공포를 조장하는 등 정부가 방역을 다른 목적에 이용한다는 의심이 든다”는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전광훈 목사측이 주장해온 '가짜뉴스'에 '좋아요'를 누른 꼴입니다.

    방역은 보수·진보 아닌, 생존의 문제

    방역은 생존의 문제입니다. 방역엔 보수와 진보가 없습니다. 물론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보면 모든 게 의심스러워 보일 수는 있을 겁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지난 8개월 동안 있는 힘 다 짜내 온 이들에게 도움은 못될망정 남은 기운마저 꺾어버리는 언행으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몇몇 청와대 관계자 역시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무분별한 의혹 제기는 방역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 방문 당시 질병관리본부 직원이 국민들에게 건넨 소소한 부탁 하나가 있었다고 합니다. “불편하시겠지만 마스크만 제대로 착용하셔도 방역에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평소에 마스크 착용 잘하고, 10월 3일과 9일로 예정됐다는 '광화문 집회'에 나가지 않는 것, 이것이 그동안의 방역 당국 관계자들 노력에 존중을 표하는 가장 손쉬운 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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