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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자이미지 노경진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입력 2020-09-24 10:07 | 수정 2020-09-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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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FLEX, 젊은 남성들 명품 인기 이유는?

    요즘 플렉스라고 하죠. 특히 젊은 남성, 사회초년생부터 20대 대학생 그리고 10대 고등학생까지 요즘 명품을 많이 사고 입는답니다.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어느 정도일까. 한 남자 고등학교 선생님이요. 제자들인데 월화수목금 매일 피곤하데요. 녹초 수준이라고 합니다. 물어봤더니 학교 끝나고 다 알바들을 한데요. 얘는 방과 후에 오토바이로 배달한다, 쟤는 편의점 알바를 한다, 누구는 주유소에서, 미용실에서 보조로 일한다 이렇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 달에 얼마를 모아요. 그 돈으로 뭐하느냐, 구찌 스니커즈 사고 발렌시아가나 오프화이트 셔츠 산답니다. 풀 장착을 하고 주말에 홍대 클럽 같은데 가서 노는 거에요. 그러니까 또 월요일엔 피곤해하는거죠.

    젊은 사람들 원래 메이커 좋아하는 거 아냐? 과거에도 나이키 좋아하고, 게스 청바지 같은거.. 일부 아이템에만 해당되는 정도가 아니라고 합니다. 전체 백화점 전략이 흔들릴 정도에요.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백화점도 놀란 젊은 남성 명품 사랑‥ 1층 매장 바꾸기도

    여기보면 코로나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대형마트나 로드샵 매출은 팍 꺽이거든요. 그런데 백화점만 선방합니다. 그게 명품 매출이 늘어서예요. 백화점 다른 부문들은 매출이 줄거든요. 그런데 백화점 명품 매출만 늡니다. 20대, 30대, 그리고 남성들이 여기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사실 젊은 남성들이 백화점을 그렇게 간다는 자체도 놀러웠어요. 그런데 이게 일시적인 게아닌가봐요. 요즘 보면 백화점 1층에 막 젊은 남성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편집샵 넣고 그럽니다.

    또 명품이 뭡니까. 옷이나 가방, 신발이잖아요. 밖에 하고 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못나가거든요. 그래도 매출이 이렇게 는 거에요. 저는 이게 좀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패션전문가나, 유통업계 계신 분들께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지금 잘 나가는 브랜드들을 보라는 겁니다.

    봤더니 특징이 있습니다. 제품에 표시된 로고 크기가 굉장히 큽니다. 아주 선명하게 구!찌!,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이런 느낌이에요. 톰브라운은 왼쪽 팔에 흰 네 개의 줄. 아주 강력하죠. 그리고 요즘 레트로라고 해서 아주 색상이 강렬합니다. 패턴도 굉장히 도드라져요.

    ▶ [니가트렌드] 명품 FLEX, MZ세대와 명품 로고의 상관관계는? 샤넬,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디올, 발렌시아가 등 명품 로고가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 [니가트렌드] 명품 FLEX, MZ세대와 명품 로고의 상관관계는? 샤넬,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디올, 발렌시아가 등 명품 로고가 전면에 등장한 이유는?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숨어있는 로고가 전면에 등장한 이유?

    원래 명품..상표 때문에 입는 거 아니냐 할 수 있을텐데요. 그게 아닙니다. 이렇게 로고가 전면에 등장한 건 불과 2,3년 전부터 시작된 겁니다. 여기 6년전 기산데요. 제목 볼까요? '로고 숨긴 루이비통'입니다.

    이 가방 기억나세요? 루이비통인데 정말 인기 많고 유명했어요. 그래서 3초백이라고 불렀어요. 거리에 나가면 3초마다 보인다는 겁니다. 아니면 지영이 백이라고도 불렀어요. 지영이란 여자이름이 많아서 그렇게 불렸어요. 그러다보니까 돋보이고 싶어서 비싸게 주고 샀는데 이제 너무 흔해진 거에요. 흔해지면 그때부터 희소성이 사라지죠. 아우라가 사라지는 겁니다. 딜레마죠.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명품들이 로고 숨겨요. 패턴도 없애버립니다. 자, 차이가 확연하죠.

    이렇게 로고를 숨긴 명품들은 대신 소재라던가 실루엣, 어떤 디자이너의 영감 이런 거를 얘기하기 시작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 차별화합니다. 드러내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고상함, 세련됨이 명품이라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죠. 로고가 전면에 화려하게 등장합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10대부터 30대, 즉 MZ세대가 명품들의 주력 소비자로 올라왔기 때문이에요. MZ세대의 놀이문화를 볼까요? 이 분들도 홍대, 강남 이런 데 많이 가지만, 오프라인 못지 않게 온라인 공간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요.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SNS 통한 자기 표현 자연스러운 MZ세대

    홍대나 강남을 가서도 그곳에서의 나, 사람들, 인싸라고 할까요? 그들과 어울리는 나, 어렵게 들어간 핫플레이스의 모습,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려요. 인친이나 팔로워들에게 좋아요를 받습니다. 아까 외출을 하지 않는데도, 왜 명품을 사느냐... 안나가도 입고 착샷 찍고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올리면 되니까요. 가격이 좀 있는 거면, 플렉스도 할 수 있으니까요. 관종이라서 그러냐구요? 아니요. 이게 이분들의 문화입니다. 과연 노는 것 뿐일까요?

    하프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거나 다이어트 식단 기록을 남기고, 영어공부 열심히 하신 분들은 토익점수도 올리고 그럽니다. 나의 삶의 궤적들을 기록으로 남겨요. 사진도 찍고 글도 씁니다. 그리고 SNS에 올리거나 블로그에 올려요. 차곡차곡 자신이 한 일을 남겨놓습니다.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더 넓게 본다면 이분들은 학생 때부터요. 스펙을 쌓고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왔습니다. 자신이 수행한 것들로 늘 자신을 증명해왔거든요. 이걸로 원하는 고등학교 가고 대학 들어가고 취업했어요. 자신의 인생을 늘 프리젠테이션 하면서 인생의 관문들을 통과했습니다. 인생의 주요 장면들을 이미지로 만들고 나는 누구인가 설명해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은 이런 기록들을 SNS를 통해서 드러내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기록스타그램이라고도 부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분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일기장이자 이력서이자 나의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증샷, 스마트폰로 보는 작은 화면에서 내가 전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나타나야 돼요. 그러니까 뭡니까. 명품 회사들도 자신들의 상품들로 착샷이 찍히고 SNS에 공유되려면 로고와 패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소수의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들만이 사는 세상에서, 브랜드에 대한 진입장벽만 높이면서 신비주의와 배타성의 경계선에 있는 그런 제품들은 이 세계에선 환영받지 못한다는 거죠.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지금은 아닌데, 몇 년 전엔 이런 류의 짤이 많이 돌았었어요. 한 30대 남성이 '8월 늦여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라고 쓰고 운전석 전면의 하늘 사진을 올려요. 그런데 조금만 자세히 보면 사진의 주인공은 자동차 핸들을 쥔 자신의 손목이죠. 손목엔 손흥민이 광고하는 손목시계가 착용돼 있고요. 핸들 중앙엔 삼각별이 딱 있는 거죠. 사실 이 남성이 뭘 나타내려고 하는지 우리 다 알잖아요.
    [니가트렌드] 명품 로고는 왜 커질까?
    명품업체의 ‘직관적 디자인’은 MZ세대 ‘인증샷’ 겨냥한 것

    누구나 봐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의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은 성별의 이슈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세대의 문제인거 같아요. 여성이든 남성이든 MZ세대가 공히 갖고 있는 특성인 거죠. 그런데 세대의 차이가 남성에게 더 잘 드러나기 때문에 명품 플렉스 같은 현상도 눈에 잘 띄는 게 아닌 가 싶습니다.

    패션업계에 보다 명징한, 로고나 시그니처 컬러, 패턴 이런 것들이 요구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아무리 도도한 명품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요구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이것이 숨어있던 로고가 전면에 다시 등장하는 이유라고 저는 생각해봤습니다. 그러면 다음 트렌드 분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당신의 삶이 트렌드입니다”

    [니가트렌드] MBC 노경진 기자

    트렌드 분석 코너. ‘니가트렌드’는 ‘메가트렌드’를 패러디한 명칭으로 ‘메가트렌드’의 통시적인 관점 대신 미시적이고 섬세한 접근을 추구한다. 메가트렌드의 정의인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조류’ 가 지금 현재 ‘당신의 삶’ 속에 구현되고 있는 것을 살펴본다는 뜻. 일상에서 입고 보고 먹고 즐기는 모든 것이 단순히 핫하고 힙한 상품이 아니라 시대의 도도한 흐름의 유의미한 단면이라는 것을 함께 탐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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