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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입력 2020-10-19 09:49 | 수정 2020-10-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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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노동당 중심의 정치 체제를 갖추고 있는 북한은 조선노동당 창당일인 10월 10일을 ‘어머니 생일’, ‘10월 명절’이라고 부르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요.

    75주년인 올해는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이어서 일찌감치 이번 행사의 규모와 내용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특히 높았습니다.

    ※ 정주년 : 열 돌, 스무 돌과 같이 열을 또는 다섯을 단위로 끊어지는 해를 일컫는 북한말

    가장 큰 행사는 열병식이었습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10월 10일 당일 새벽 0시에 거행돼 저녁 7시에 녹화방송됐습니다.

    이번주 텔레비전 북에서는 당창건 기념일 전후의 북한 텔레비전 방송 편성과 동향을 정리합니다.

    # 이틀 전부터 본격적인 당 창건 기념 특집 프로그램 시작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올해는 코로나와 수해 등으로 10월 들어서도 북한 방송은 특집 기록영화(다큐멘터리)나 공연 예술 프로그램보다는 대체로 당 창건일을 계기로 수해 복구나 예정된 건설사업을 마무리 짓자는 메시지를 담은 선전선동과 탐방, 보도 프로그램들을 내보냈습니다.

    당 창건 기념 특집 프로그램이 본격화된 것은 창건일 이틀 전인 8일부터였습니다.

    노동당의 역사, 노동당과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들, 그 노래에 얽힌 사연 등을 통해 당 창건 75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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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8일은 23년 전 김정일 위원장이 총비서로 추대된 날이기도 했습니다.

    당창건 기념일을 목전에 둔 1997년 10월 8일, 김정일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이 사망(1994.7.8.)한 뒤 3년간이나 공석으로 놓아둔 당의 최고직위, 총비서에 오르며 유훈통치를 끝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이날을 기념해 오후부터 방송을 시작하는 평소와 달리 9시부터 종일 방송을 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10월 8일 아침 9시대에 방송된 “[연속참관기] 위대한 역사 빛나는 전통-조선혁명박물관을 찾아서(조선노동당총비서로 높이추대)”프로그램은 김정일 위원장을 당의 최고수위(총비서)로 추대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김 위원장이 당시 총비서 취임을 미룬 것에 대해 ‘한없이 숭고한 도덕 의리심을 지니고 추대사업을 백일이나 일 년도 아닌 3년을 넘기며 오직 수령의 위업을 빛나게 계승해나가기 위한 사업에 온갖 심혈을 다 바친 것’이라고 칭송했습니다.

    # 노래로 기념한 노동당 창건일

    음악은 북한의 선전선동에서 큰 역할을 합니다.

    음악정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올해 노동당 창건일 관련 조선중앙TV의 특집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노래’입니다.

    8일 하루만 해도 여러 개의 음악 해설 프로그램이 방송됐는데요.

    노동당 찬양가의 내용과 배경을 설명하면서 당과 지도자를 찬양하고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하는 내용입니다.

    그중 8일 오후 2시 18분부터 50분까지 32분간 방송된 특집방송 “승리의 노래-충성의 노래”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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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곡의 노래를 소개하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최고지도자와 그들이 이끈 노동당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형식입니다.

    여기에 엄선된 5곡의 노래 제목을 한 번 살펴볼까요?

    [수령님 한품속에 우리는 사네]
    [김일성원수께 드리는 노래]
    [충성의 대답소리 알았습니다]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렵니다]
    [영원히 한길을 가리라]

    제목만 보아도 대충 내용을 짐작할 수 있지 않으신가요?

    이 특집방송은 노동당이 “항일혁명전쟁”(일제 무장투쟁)과 “조국해방전쟁”(6.25 한국전쟁), 그리고 그 이후 닥쳐온 안팎의 위기를 헤치고 승리를 이룩했다면서 그 비결 중 하나로 “수령에 대한 충성의 송가”를 불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앞의 노래 5곡은 각각 어떤 의미와 사연을 담아 선정된 것일까요?

    1968년 북한이 미국의 정찰선 푸에블로호와 선원들을 납치하면서 미국과 일촉즉발의 위기가 조성되던 시기 부르던 노래가 [수령님 한 품속에 우리는 사네]였다고 합니다.

    [김일성 원수께 드리는 노래]는 1956년 이른바 “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내부의 정치적 반대세력)들이 당시 수령인 김일성 수상의 “권위와 위신을 헐뜯으며 도전하던” 시기에 당시 10대 학생이던 김정일 위원장이 수령에 대한 충성을 일깨우기 위해 발의해 지은 노래라고 설명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7년 이 노래에 대해 난국이 조성될 때마다 부른 혁명적 노래라고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하네요.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충성의 대답소리 알았습니다]는 군대에서 주로 부르는 노래인데요, 김정은 시대에 가장 많이 부르는 대표곡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노래는 인민군대는 당이 명령하면 토를 달지 않고 오직 한 마디 “알았습니다”로 대답한다는 내용입니다.

    당과 수령에 충성하며 명령은 무조건 관철한다는 매우 직설적인 가사들로 특히 각종 건설현장에서 인민군이 활약하는 것도 바로 “알았습니다” 정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인민군대는 당이 바라고 의도하는 것이라면 산도 옮기고 바다도 메우는”것이 바로 “알았습니다” 정신이라고 설명합니다.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렵니다]는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되던 1970년대에 불리던 노래입니다.

    1970년대 당간부들이 후계자이던 김정일 위원장에게 충성을 바치는 심정으로 불렀다는 게 북한의 설명입니다.

    사실 이 노래는 김정은 위원장이 3대 세습을 준비하던 2000년대 중후반에도 많이 등장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에 소개된 [영원히 한길을 가리라]는 글자 그대로 후대들도 영원히 당과 수령에게 충성을 바치라는 내용입니다.

    32분간 노래와 노래 해설로 일관된 이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 [당을 노래하노라]는 노래 해설이 7분간 이어지는 등 이날만 해도 하루 종일 수많은 찬양가들이 방송을 가득 메웠습니다.

    # 방송 예고와 다른 편성, 예고되지 않은 열병식 방송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우리 언론을 포함 외부세계의 관심은 단연 북한의 열병식에 쏠려 있었습니다.

    이미 오래전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되었고, 신형 미사일이 선을 보일 것이라는 한미 정보당국과 전문가들의 예상이 있었지요.

    열병식은 당 창건일 당일인 10일 0시 거행됐습니다.

    이 사실은 실시간으로 한미 정보당국에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이날 아침 9시 송출을 시작한 조선중앙TV [오늘의 방송순서] 어디에도 열병식 방송 예고는 없었습니다.

    조선중앙TV가 열병식 녹화중계를 예고한 것은 오후 6시 45분.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갑자기 여자 아나운서가 TV 화면에 등장해 오후 7시부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이 녹화 중계된다고 예고한 겁니다.

    [예고]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녹화중계 / 2020.10.10. 방송
    “시청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잠시 후 오후 7시부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녹화 중계로 방송됩니다.”

    # 저녁 7시부터 2시간 16분 동안 녹화중계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실제로 7시부터 열병식 중계방송이 시작돼 2시간 16분 동안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열병식 방송은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평양 상공을 날며 찍은 평양의 화려한 야경들을 보여주는 샷으로 시작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대동강분수와 여명거리, 미래과학자거리, 개선문, 만수대언덕, 김일성광장 등 평양 명소들의 야경이 차례로 펼쳐졌습니다.

    이어 행사장 주변 등에서 행진 중인 군인들과 행사 차량 등이 화면에 나타났고, 김정은 위원장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방송시작 23분 무렵이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김 위원장이 꽃을 건넨 화동을 쓰다듬는 장면에 이어 곧바로 김 위원장이 왼손으로 대리석 난간을 잡고 오른손을 들어 군중을 향해 흔드는 장면이 나오는 등 편집한 흔적들이 확인되기도 했지만, 방송 흐름은 전체적으로 유려했습니다.

    이후 아나운서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리병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박봉주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순서대로 직위를 넣어 호명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이후에는 김재룡, 리일환, 최휘, 박태덕, 김영철 등 당 간부와 박정천, 김수길, 김종관 등 군 간부는 순서대로 호명했는데, 직위를 생략하고 이름만 호명했습니다.

    이어 28분 분량의 김정은 연설이 방송됐습니다.

    내용은 인민에 대한 감사, 코로나 방역 성과, 대남화해, 자위적 억제력 등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되는데요.

    김 위원장은 연설 중 ‘인민’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은 61회 사용하는 등 연설의 3분의 1 정도를 인민에 대한 감사에 할애했습니다.

    연설에 이어 기병부대인 ‘조선인민군 명예기병종대’를 선두로 항공군대학종대까지 모두 42개 열병부대의 행진이 시작됐는데요.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통일연구원이 열병식을 분석해 펴낸 자료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서 식별된 등장 무기는 19종 139대에 달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열병식 마지막에 11축 22륜의 이동식 발사차량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하자 “조선의 힘이 최절정에 이르는 순간입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은 김 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탑재 차량의 행진을 지켜본 뒤 퇴장하자 김일성광장에 운집한 군중의 환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2시간 16분에 걸친 방송을 마쳤습니다.

    조선중앙TV 제작진은 열병식 직후 참가자들이 평양 시내를 행진하는 모습을 촬영해 다음날 방송했는데요.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보도]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참가자들 평양 시내 행진 / 2020.10.11. 방송
    “시청자 여러분, 여기는 중구역 동성교 앞입니다. 지금 현재 시각은 10월 10일 1시 45분입니다. 이제 잠시 후 여기 연도로는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성대히 거행한 열병식 참가자들을 태운 자동차 행렬이 지나가게 됩니다.”

    아나운서가 행사가 끝난 뒤의 모습을 전하며 시각을 10일 오전 1시 45분이라고 밝힌 점과 편집된 열병식 방송 분량(2시간 16분) 등으로 미뤄볼 때 공식적인 열병식 행사는 9일 밤 11시 이후 시작해 10일 오전 1시 40분 전후에 종료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당 창건일 축제 방송 14일까지 이어져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당 창건일 축제방송은 14일까지 이어졌는데요.

    조선중앙TV는 열병식 다음날인 11일 삼지연악단의 축하공연을 녹화중계하기도 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노동당 창당 75주년 관련 신규 프로그램 / 2020.10.11. 방송
    [보도]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참가자들 평양 시내 행진
    [노래] 조선노동당 만세, 충성의 한길로 가고가리라
    [보도]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각계 층 반응
    [녹화실황]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삼지연악단공연
    [조명축전] 《빛의 조화 ? 2020》

    12일에는 김 위원장이 열병식 참가자들에 이어 경축대표들과 차례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소식, 경축대회와 군중시위 개최 소식 등을 전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TV로 본 노동당 창당 75주년
    노동당 창당 75주년 관련 신규 프로그램 / 2020.10.12. 방송
    [김정은동정]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
    [김정은동정]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대표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
    [김정은동정]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위대한 향도》 진행
    [보도]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연회 진행 및 각계층 반응
    [녹화실황]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대회 및 군중시위
    [녹화실황]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청년학생들의 홰불행진 및 축포야회
    [녹화실황] 위대한 당의 호소따라 80일전투에 총매진하여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를 자랑찬 승리로 맞이하기 위한 평양시군민연합집회

    75주년 당 창건일 기념방송은 14일 ‘[녹화실황]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국립교향악단 음악회’ 녹화중계로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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