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사회
기자이미지 정혜인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입력 2021-03-10 09:47 | 수정 2021-03-10 10:05
재생목록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부메랑 돼 돌아온 '자식 자랑']

    '아빠 찬스' 의혹에 이어 '성희롱 만화'까지…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를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정 교수 본인이 올린 '아들 자랑' 트위터 글로 시작됐습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지난 3월 1일, 트위터에 "자랑하는 이야기"라며 아들 정 씨가 "의학박사를 받아 31살에 조교수가 됐다"는 글을 올린 건데요.

    특히 '자신의 도움'으로 의학박사를 받았다고 자랑했습니다.

    또 아들이 자신이 저술한 신경해부학 교과서의 공동저자로도 이름을 올렸다며, 아들은 조교수가 되기 전에 이미 세계에서 이름을 알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자식 자랑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습니다.

    '아빠 찬스'로 교수가 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된 겁니다.

    그리고 실제 확인해보니 근거 없는 논란만은 아니었습니다.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정 씨의 논문을 검색해보니, 무려 20편이 아버지 정 교수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이었습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아빠 찬스'로 연세대 원주의대 조교수 임용?]

    정 교수의 아들 정 씨는 31살의 젊은 나이로 최근 연세대 원주의대 해부학교실 조교수로 임명됐습니다.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한 아들은 아주대 의대에서 의학박사를 받았는데, 아버지 밑에서 조교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정 교수의 해부학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을 수소문했습니다.

    대부분 아들 정 씨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조교로 일하던 당시에도 아들 정 씨에 대해 말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조교로서 학생들의 테스트를 채점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했다는 겁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트윗 계정 삭제했지만…더 커진 논란]

    정 교수는 논란이 확산되자 트위터 계정을 아예 삭제해버립니다.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한 정 교수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접 아주대학교로 찾아갔는데, 전화를 피하던 정 교수를 연구실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전박대.

    정 교수는 "대학 홍보팀에서 허락을 하지 않아 인터뷰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라고 말꼬리를 흐렸는데요.

    만난 지 30초도 되지 않아 연구실 문은 닫혔습니다.

    아들 정 씨에게도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취재가 계속되자 아주대학교 의료원 측은 "진상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이번엔 '성희롱 만화' 논란…"여자가 지킬 도리는 아랫도리?"]

    그런데 논란은 잠잠해지기는커녕 다른 곳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정 교수는 해부학을 쉽게 알려주자는 취지로 의학 만화를 그려 '만화 그리는 의사'로 알려져 왔습니다.

    학생들의 교과서에 정 교수의 만화가 실린 적도 있는데요.

    '아빠 찬스' 논란에 이어 이번엔 자신이 그린 만화가 부메랑으로 돌아왔습니다.

    주로 문제가 된 만화는 2000년부터 6년 이상 의료원 웹진과 언론사 등에 200편 넘게 연재해 온 <해랑 선생의 일기>.

    이 만화들을 보다 보니 눈을 의심케 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등장했습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그는 만화에서 쭉쭉빵빵한 아가씨를 '눈보약'으로 칭하고, "공부 잘하는 여성은 팔자가 사납다"라고 비하했습니다.

    해부학 만화라면서, 여성이 지켜야할 도리를 묻더니 "아랫도리를 지켜야 한다"며 황당한 예시를 들기도 합니다.

    또 "성추행은 살살 만지는 놈, 성폭행은 세게 만지는 놈"이라고 2차 가해와 다름없는 말을 하는가 하면, 의대 여학생은 해마다 얼굴이 바뀐다면서 "공부할 땐 시들었다가, 나중에 첨단 의학의 도움을 받아 다시 꽃핀다"고 여성에 대한 외모 품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런 입에 담기도 불쾌한 만화는 한두 편이 아니었습니다.

    아주대 의료원 측은 "만화가 연재되던 2000년대 초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만화들은 바로 얼마 전까지 15년 이상 의료원 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그제서야 의료원 측은 홈페이지에서 만화를 삭제했습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뒤늦게 만화 '삭제'…진상조사위 구성]

    학생들은 불쾌감을 표시합니다. 이미 아주대학교 의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히 문제로 지적됐다고 하는데요.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재학생은 입학한 후 선배들로부터 10년 전에 그려진 정 교수의 만화에 대해 전해 듣기까지 했다고 귀뜸했습니다.

    성적으로 문제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이미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주대 의료원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정 교수가 논문에 아들을 공저자로 올린 것이 정당했는지, 또 문제가 되는 만화들로 교원의 품위를 손상시켰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조사위의 규모, 구성원,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들 정 씨를 조교수로 뽑은 연대 원주의대 측 역시 아주대의료원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행동을 취할 수 있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습니다.
    [탐정M] '아빠 찬스' 의혹부터 '성희롱 만화'까지…끊이지 않는 정민석 교수 논란
    [비인기 과목이라지만…아빠가 교수 아니었다면?]

    취재를 하면서 만난 의대생들은 원래 해부학이 비인기 과목이라 아들이 조교가 되거나 논문 공저자로 올리기가 더 쉬웠을 거라고 했습니다.

    과연 정 씨는 아버지가 의대 교수가 아니었다면 지금과 같은 기회들을 잡을 수 있었을까요?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 아주대학교와 연세대 원주의대 측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보겠습니다.

    또 문제가 된 성희롱 만화들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엄중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