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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처음으로 민간 회사가 우주청소부 발사… 혹시 일본의 킬러위성?

[뉴스인사이트] 처음으로 민간 회사가 우주청소부 발사… 혹시 일본의 킬러위성?
입력 2021-03-26 11:56 | 수정 2021-03-2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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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처음으로 민간 회사가 우주청소부 발사… 혹시 일본의 킬러위성?

    영화 승리호

    지난 3월 22일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가 개발한 차세대 중형위성 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로켓으로 일본의 우주 청소부 위성도 날아올랐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일본의 우주 청소부 위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 위성이 특이한 점은 우선 정부나 국제기구가 아니라 민간회사가 올렸다는 겁니다. 일본의 우주 벤처기업 아스트로스케일 사가 제작한 엘사-d 라는 위성인데요. 이렇게 민간회사가 우주 청소부 위성을 발사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2018년에는 민간 회사가 아니라 유럽연합 7개국이 우주 청소부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얼마 전 우주 청소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승리호가 개봉됐는데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걸까요?

    ▶ 관련 영상 보기 [엠빅뉴스-엠빅네이처] 처음으로 민간 기업이 우주쓰레기 청소위성을 발사했다. 영화 승리호 현실로?



    민간회사가 우주 쓰레기 청소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우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 이유는 우주 발사체와 인공위성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죠. 영화 승리호의 자문을 맡았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해동 박사팀에 얼마나 많은 위성이 지금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뉴스인사이트] 처음으로 민간 회사가 우주청소부 발사… 혹시 일본의 킬러위성?

    지금까지 발사된 위성의 수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21년 3월 23일 현재까지 올라간 인공위성의 총 개수가 10,502개가 되고요. 그중 현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는 6,897개. 그 중 실제 살아있는 위성은 약 2,000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6천여 대의 위성 중 2천여 대만 작동한다니까 작동하지 않는 4천여 대의 위성은 쓰레기란 소리군요.

    놀라운 건 지난 60년 동안 전 세계가 발사한 위성을 다 합쳐 만 대가 조금 넘는 수준인데 지금은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혼자 발사할 위성만 해도 4만 대나 된다는 겁니다. 크기가 상자만 한 작은 위성 그리고 수십 대씩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군집 위성의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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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X 발사하려는 스타링크 위성의 수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과거에는 1년에 평균 한 100개 정도의 인공위성이 올라갔다고 하면 앞으로 10년간은 매년 990개 정도가 올라간다고 합니다. 향후 10년 이내에 약 5만5천 개의 인공위성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주공간이 위성들로 발 디딜 틈이 없게 될 것 같습니다. 위성이 급증할수록 수명을 다한 위성이 늘 테고 위성을 발사하는 데 사용된 우주 발사체 부품들도 따라서 늘 수밖에 없겠죠. 이런 게 다 쓰레기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우주 쓰레기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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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 우주 쓰레기의 수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름이 10㎝ 이상인 것들이 약 3만4천 개 정도가 되고요 1㎝ 이상인 것들이 91만 개, 굉장히 작은 1㎜ 이상인 것이 1억3천만 개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가 무서운 건 우주공간을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기 때문입니다. 충돌할 때 속도는 음속의 100배가 넘기도 합니다. 총알보다 수십 배나 빠른 건데요.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 쓰레기의 파괴력을 정말 실감 나게 보여줬죠. 큰 쓰레기는 물론이고 아주 작은 것들의 위력도 살인적입니다.
    [뉴스인사이트] 처음으로 민간 회사가 우주청소부 발사… 혹시 일본의 킬러위성?

    영화 그래비티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딪히는 속도가 초속 10㎞라고 가정했을 때 지름 1㎝ 크기의 알루미늄 구슬이 우리 인공위성에 부딪힐 경우 그 충격량은 1.5톤 승용차가 시속 50㎞로 부딪히는 충격량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작은 수류탄이 터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지금은 인공위성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조만간 인간이 달에 가고 화성도 가야 할 텐데 도중에 우주 쓰레기에 부딪히면 생명이 위험합니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정말 무서우니까요.

    그럼 이제 일본의 우주 청소부 위성이 어떻게 쓰레기를 치우는지 한 번 볼까요? 엘사 위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큰 것이 청소부 위성, 작은 것은 우주쓰레기 역할을 하는 위성인데요. 쓰레기 위성을 우주에 버린 뒤 청소부 위성이 그것을 치우는 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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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아스트로스케일 사의 엘사-D 위성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자석을 이용해 작은 위성에 큰 위성이 가까이 갔을 때 '딸깍'하고 붙는 그런 연습을 하게 됩니다. 같이 몸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 대기권으로 진입을 해서 온도가 약 삼천도 이상까지 올라갈 수가 있는데요. 같이 불타 없어지는 원리를 이용하는 거죠.

    유럽연합 7개국이 얼마 전 발사한 우주 청소부 위성도 같이 보겠습니다. 2018년 발사된 이 위성은 지금도 활동 중인데, 이 위성은 세 가지 방법으로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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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물을 이용한 우주 쓰레기 포획

    첫 번째 실험은 그물을 펼쳐 쓰레기를 수거하는 실험입니다. 마치 그물로 물고기를 잡듯이 말이죠. 두 번째는 작살을 이용한 쓰레기 사냥입니다. 우주 쓰레기를 가정한 표적을 향해 작살을 발사하는 건데요. 영화 승리호에 나오는 선원들이 쓰레기를 치울 때 사용하는 바로 그 방법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 실험은 돛을 달아 추락시키는 기술입니다. 공기가 없는 우주에 돛을 사용한다니 좀 이상하죠? 사실 지구 궤도의 우주에는 아주 희박하긴 하지만 공기가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돛을 달면 이 희박한 공기의 저항으로도 마찰력이 생기고 결국 속도가 떨어져 추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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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돛을 이용한 우주 쓰레기 제거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물을 던지고 작살을 맞추는 실험은 성공했고요. 조금 기간이 지난 다음에 돛을 펼쳐서 자연적으로 대기권에 내려와서 소각하는 실험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일본의 또 다른 우주 벤처기업은 레이저 위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작은 쓰레기 조각은 강력한 레이저로 증발시키면 되지만 큰 위성은 그렇게 안 되죠. 그럴 때는 약한 레이저를 계속해서 비춰 주면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고도를 낮춰 떨어뜨겠다는 거죠.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우주 쓰레기기 1억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다 제거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위험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커다란 우주 쓰레기를 방치할 경우 서로 충돌해 더 많은 파편이 생기게 되는데 그걸 막는 게 목표죠.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요한 우주 쓰레기를 1년에 다섯 개 이상 직접적으로 붙잡아서 제거해 나가야 우주 쓰레기가 서로 자연적으로 부딪혀 증가하는 그 증가세를 멈출 수가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술은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우주 쓰레기를 끌어안고 자폭하는 기술이나 레이저로 태워 없애고 격추하는 기술은 뒤집어 보면 우주무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쓰레기 대신 타국의 인공위성에 이 기술을 쓰면 위성을 무력화하는 킬러위성이 되는 거니까요.

    인터넷 등 정보 통신기술과 위치 기반 기술, 중요한 상거래와 정밀유도무기는 인공위성에 의존하고 있죠. 만약 인공위성이 무력화된다면 어떤 국가든 군사적, 경제적으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도 청소부 위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무게가 20~30kg의 소형 위성인데요. 청소부 역할을 하는 부분과 모의 쓰레기 부분, 이렇게 두 부분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총알보다 수십 배나 빠른 물체를 우주공간에서 붙잡는 건 정말 어려운 기술입니다.
    [뉴스인사이트] 처음으로 민간 회사가 우주청소부 발사… 혹시 일본의 킬러위성?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쓰레기 청소 위성

    김해동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향후 약 1~2년 안에 우주로 발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고요. 그 기술이 우주에서 실제로 성공한다면 우주 쓰레기 청소 위성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우주 쓰레기 청소 기술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우주 쓰레기와 같은 위협으로부터 핵심적인 우주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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