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중재자' IOC의 침묵…도쿄올림픽 불참론 어쩌나](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1/05/29/hiy20210529_23-1.jpg)
[사진 제공: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 표시
IOC의 기계적 답변…"일본에게 물어보라"
갈등을 중재할 권한과 권위가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그러나 여태토록 뒷짐을 지고 있다. MBC '알고보니'팀은 IOC에게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이메일로 물었다. 지난 27일(목요일) 돌아온 회신에서 IOC는 "해당 주제는 도쿄 2020 조직위원회에서 제기되었으며, 이들의 입장(문)을 참고하기 바란다"는 답변을 전해왔다.
(This topic has been raised with the Tokyo 2020 Organising Committee, and we refer you to their statement.)
IOC는 독도와 관련 질문에 위 내용의 회신을 기계적으로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다른 언론사와, 문제제기를 처음 시작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게도 똑같은 내용의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보니'팀은 IOC의 안내대로 도쿄 조직위원회에도 같은 질문을 했지만, 사흘째인 오늘까지 답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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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팀에 보낸 IOC의 독도 관련 질문 회신
IOC가 참가국간 갈등에 늘 미온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한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게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2007년 이후 사라졌던 한반도기가 11년 만에 등장한 대회다. 하지만 남북 단일팀인 여자아이스하키 평가전에 등장한 한반도기의 독도 표기를 일본이 문제 삼으면서 찬물이 끼얹어졌다. 올림픽 헌장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IOC는 일본의 항의를 받아들여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우리나라에 권고했고, 치열한 논란 끝에 이를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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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연합뉴스]
독도 문제와 함께 전범기인 ‘욱일기’ 이슈도 떠오르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18일 홈페이지에 욱일기가 정치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국어로도 번역된 자료에서 일본은 "욱일 깃발은 하나의 일본 문화이며, 정치적 차별 주장이 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주장하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향해 설명을 계속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욱일기와 비슷한 디자인의 해외 깃발들을 소개하기까지 했다.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경기장 반입금지 품목’에서 제외하면서 비판이 일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선전전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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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외무성 홍보자료 '욱일모양은 세계적 디자인'
정치·민족·종교적인 깃발이나 현수막 등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경기장이나 행사장에서 정치, 민족, 종교적 슬로건이나 모욕적인 내용을 포함한 깃발이나 현수막 등을 내거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과거의 역사를 쉽게 상기시키는 것(예로 '욱일기')를 내걸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안전수칙, 주중일본대사관 작성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선 조심했다가 자국 대회에서는 180도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IOC는 뭐라 했을까. "욱일기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벌어지면, 그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겠다"며 사실상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올림픽 불참 여론 고조…"선수 입장 고려해야"
독도와 욱일기를 비롯해, 코로나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 많은 이슈들이 올림픽 불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체육계는 아직까지 신중한 입장이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불참 여론이 밖에서 제기되고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내부에서 논의되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선수들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체육회(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헌장에 따라, 선수들을 데리고 올림픽에 참가할 '의무와 권리'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올림픽 불참이 선례가 없어서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도 "당정협의든 국무회의든 논의를 해서, 정말 필요하다면 국민들이나 선수들이나 여론 수렴도 하는 등 사회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국가는 불참하되 선수 개인자격으로 참가할 수 있는지는 "(벌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IOC가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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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대한민국 윤성빈
지난해 캐나다는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올림픽 불참 선언을 한 바 있다. 정확히는 2020년 도쿄대회가 "연기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는 얘기였다. 실제 연기가 되면서 불참 논란은 가라앉았다. 발표가 있기 까지 정부당국은 선수들과 체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캐나다 선수들은 "안전문제는 이해되지만 불참 결정은 미성숙한 결정이었다"는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의 추이와 한‧일 갈등이 얽혀있다. 선수들의 권리와 의무도 고려해야 한다. 파국으로 치닫는 복잡한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기 위해서는 다시금 IOC의 역할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 당면한 독도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일단 다음 주에 IOC에 대한체육회장 명의로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중재. 불과 3년 전 평창 올림픽 무대에서 IOC가 보여줬던 모습을 떠올리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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