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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입력 2021-12-17 12:27 | 수정 2021-12-1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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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지난 1일, 북한 당 중앙위 정치국회의 [사진 제공: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12월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 회의는 '2021년도 노동당과 국가정책의 집행정형을 총화하고 새년(새해) 사업계획들을 토의·결정'하는 자리입니다.(조선중앙통신,12월 1일) 올해는 정책적으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토대 구축’에 역점을 뒀던 만큼 경제·인민생활 관련 업적과 성과를 과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난 12월 1일 열렸던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5차 정치국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경제발전에 난관이 가로 놓여 있는 속에서도 당 중앙의 영도에 의해 당 제8차대회가 결정한 주요정책목표들이 기백있고 전투력있게 추진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가경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당이 중시하는 농업·건설 부문에서 큰 성과들이 이룩됐다"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비상 방역 등의 이유로 북한은 수입에 의존해 오던 제품의 원자재 부족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재자원화'를 거듭 강조하며 '마른 수건을 쥐어 짜내듯' 폐자원을 활용하는 현실에서 원자재의 물량도 제품의 상품성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자력갱생'에 의거한 국산화와 재자원화에서 해답을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 '인민들이 즐겨찾는 질 좋은 제품 생산해야'

    제품 생산에 앞서 이를 위한 원자재 수급부터 난관을 겪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경공업 공장들에 제품의 양은 물론 질까지 담보할 것을 요구합니다. 생산량 완수에 만족하지 말고 인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상품을 생산하라는 겁니다. 12월에도 조선중앙TV는 8시 뉴스 시간에 <위대한 영도, 불멸의 업적>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물에서 생산현장을 직접 현지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화와 어록을 통해 인민소비품 생산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반복 보도했습니다. 특히 김정일 사망 10주기를 맞은 12월 3주차 방송은 식의주(食衣住=衣食住)와 경공업을 중시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거 행보도 함께 부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9일, 해당코너에서는 강원도 원산구두 공장을 현지지도한 김정은 위원장의 일화가 소개됐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꽤 높다는 '매봉산상표' 신발들을 생산합니다. 김 위원장은 공장 노동자들에게 "생산정상화는 계획된 실적 숫자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민들이 즐겨찾는 신발을 많이 만들어 팔아주는 것"이라며 물량과 품질을 동시에 담보하는 공정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8시보도] 위대한 영도 불멸의 업적-원산구두공장 2021.12.09

    #. 접착제 만드는 구두 공장, 재활용 용기 생산하는 화장품 공장

    원산구두공장은 북한 매체에서 '모범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특히 최근, 구두 밑창에 바르는 접착제를 직접 만들어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4일 조선중앙TV는 8시 보도를 통해 '신발접착제의 접착세기를 보장하고 접착제를 비롯해 생산에 필요한 모든 원료 자재를 국산화, 재자원화 하는데 성공한 공장'으로 소개했습니다. 원래 이 공장은 접착제를 수입해서 사용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수입 원자재 물량 확보가 거의 불가능해 지면서 구두공장에서 접착제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된겁니다.

    '국산화'와 '자력갱생'의 원칙과 의지만으로 접착제를 생산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웠을지는 노동신문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12월 15일자 노동신문은 원산구두공장이 접착제 생산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원산구두공장 노동자들이 다른 현장을 찾아 연수하며 교육을 받고, 국가망을 통해 기술자료들을 수집하는 등 어려웠던 과정을 무용담처럼 소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나가지는 않았다"며 거듭된 연구와 실험에도 시제품마다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쳤다고 순탄치 않았던 시간들을 설명했습니다. 공장 내부에서는 원료 생산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 1%도 남의 것이 섞이지 않은 우리의 것을 만들겠다는 투철한 관점으로" "지배인과 기술자들이 접착제의 질이 낮은 원인을 하나하나 찾아 재료의 순도를 높이는 방도를 찾아내 더 좋은 접착제를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들은 3대혁명소조원들을 비롯해 공장 노동자들이 국가기관인 과학원과 협력해 해결했다고 합니다. 여러 차례 실패를 딛고 간신히 질좋은 접착제를 만들어 신발 제작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내용입니다.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8시 보도] 2021.12.13 <인민소비품 생산 : 평양안경공장>

    조선중앙TV가 12월 13일 8시 보도에서 소개한 평양화장품공장과 평양안경공장의 사례도 비슷합니다. 방송은 평양화장품 공장이 버려지던 폐수지(폐플라스틱) 자재를 재활용해 용기를 만들고, 겔세수비누(클렌징 젤)의 원료 역시 지역 내의 천연 자원으로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외부로부터 자재를 조달받던 평양안경공장은 안경자재를 자체로 생산하기 위해 '과학보급실'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방송은 이들 단위들이 공통적으로 '원자재의 국산화와 재자원화를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질좋고 다양한 인민소비품 생산을 늘린'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자재 부족은 북한 경제의 오랜 문제입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국경봉쇄 이후로는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해 졌습니다. 원자재 공급을 수입에 의존한 경우 제품 생산 단계부터 난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앞서 열거한 공장들의 원자재 부족 현황이나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량 손실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보도를 통해 공장 현장에서 겪고 있는 원자재난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원자재난 극복을 위해 북한 당국은 각 산업현장은 물론 당과 정부 기관들이 원자재 수급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9월 19일, '인민소비품 원료와 자재를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사에서 인민소비품 생산 공정을 보장하기 위해 해당 성, 중앙기관들과 공장, 기업소들에서 자재를 책임적으로 생산·보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에너지를 담당하는 탄광, 수송을 맡은 운송기관 등 연관 단위가 협조해 주민 생활필수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 생산, 수급, 물류 등 전 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 '자력갱생'의 중요 키워드… 과학기술과 교육

    원료부족 외에 생산에 차질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은 근로자들의 기능과 기술력입니다. 평양곡산공장은 평양시 영제동에 있는 농산물가공공장입니다. 건빵이나 물엿, 전분, 옥수수 기름 같은 기초 식료품들을 주로 생산합니다. 특히 '강냉이로 만든 당(糖)'은 수입품인 설탕을 대체한다고 해서 '주체당'이라고 불립니다. 이 공장은 2016년 현대식으로 개건하면서 설비의 국산화 비중을 95%까지 확대했습니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이 공장을 직접 방문해 "주체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나가는 본보기 공장, 자력자강의 창조대전에서 표준으로 내세울 만한 공장, 현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는 교과서적인 공장"이라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노동자들이 새롭게 구비한 첨단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12월 10일 8시 보도(26호모범기대창조운동 성과)에서 이 공장의 간부는 노동자들이 자동화 된 설비를 다룰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실토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급 기능공들이 동료 종업원들에게 전문기술학습을 시키고 설비작동 실습을 통해 기술기능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에서는 이같은 노력의 결과 '이 공장은 최근까지 26호 모범기대영예상(기계 수리, 보수, 운용을 자체적으로 혁신하는 생산단위들에 수여하는 상)을 세차례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공장 간부는 당시의 문제점과 해결상황을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8시보도] 2021. 12.10

    [손성호 평양곡산공장 직장장]
    "제기되는 가장 큰 난(어려운) 문제는 모든 생산공장들이 자동화, 흐름선화 된 데 맞게 설비들을 다룰 수 있는 기대공(기계를 맡아서 다루는 노동자)들로 준비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고급 기능공들을 내세우고 종업원들을 두 사람씩, 세 사람씩 전문기술학습을 시키는 이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함께 현장에서 설비들을 직접 다루는 과정을 통해 기술기능수준이 한 계단 더 올라갈 수 있게 됐습니다."

    12월 13일 조선중앙TV가 소개한 사리원 가방공장은 공장 자체로 매월 한차례씩 우수 기술혁신안을 위한 현상응모를 실시하고 매월 2차례씩 공정별 지표 전시회를 열었다는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가방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소해 보이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제품생산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기능이 높은 일꾼들은 그렇지 못한 동료들을 책임지고 교육하는 방식입니다. 12월 현상응모에 당선된 '기술혁신안'은 입사 2년차 직원이 낸 '실 절약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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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 보도] 2021.12.13

    [김정아 사리원 가방공장 노동자]
    "11월에 이어 이번 12월 1차 공정 질 평가에서도 우리 작업반이 또 다시 1등을 했습니다. 실 절약 방법에 대해 제가 제출한 안이 이번 현상 응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공장에 들어온 지 2년 밖에 안 되는 저의 미숙한 제안이 그대로 생산에 도입되도록 하기 위해 작업반 기능공 동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신의주가방공장에서는 숙련된 기술자들이 신입 노동자들을 맡아 기술 수준을 높이고 매달 한 차례 이상 기술 급수 시험과 디자인 공모를 시행합니다. 이 곳 노동자들은 여가시간에도 과학기술보급실을 찾아와 선진과학기술을 학습하고 창작 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올해에만 학생가방용품 20여 종, 생활용품용 가방 10여 종을 창작해 생산했다"고 전합니다.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능이 높은 고급기능공 동료들이 어린 신입생들을 두명 이상 맡아 기술기능수준을 끌어올리고도 있습니다. 또, 월 1차 이상 급수시험을 조직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능공들의 경험을 일반화 해 실력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성천정합식료공장은 외부의 지원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한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국가과학원 연구사들과 협력해 새로운 기계를 장만하고 지방 원료에 의거한 제품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술적인 역량이 부족하거나 지원이 우선돼야 할 단위들은 국가의 과학기술 담당 부서가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경쟁과 평가'‥전국에서 '인민소비품전시회' 개최

    조선중앙TV는 12월 12일 [혁명일화] '경쟁과 평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열리고 있는 '인민소비품전시회’의 취지와 성과를 설명한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에서는 지난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 '평양시인민소비품' 전시회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평양제1백화점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평양시 안의 160여개 단위들에서 출품한 500여 종, 28만 5천 여 점의 신발과 의류, 간장과 된장 등 일용잡화와 식료품, 필수소비품들이 전시됐습니다. 규모면으로 보면 전국 최대 수준입니다. 방송에는 인민소비품전시회를 통해 생산 단위들을 경쟁시켜 주민들의 반응과 평가를 반영한 상품 생산에 집중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습니다. 전시회를 관람한 주민들은 국산 자원으로 만든 상품들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혁명일화] 경쟁과 평가 2021.12.12

    [김정옥 평양제1백화점 층장]
    "우리 백화점에서는 상품전시회, 인민소비품 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전시회가 해마다 열립니다. 얼마 전에도 평양시인민소비품 전시가 진행돼 인민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제품 하나하나가 다 우리 자재, 우리 원료로 만든 제품들이어서 그에 대한 인민들의 평가가 정말 좋았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각 시, 도 단위별로 다양한 형태의 인민소비품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평양시(2021년 11월 26일 8시 보도)를 비롯해 개성시(2021년 9월 19일 8시 보도)와 라선시(2021년 11월 14일 '각도 특파 기자들이 보내온 소식'), 평안남북도(2021년 10월 20일 8시 보도) 등 전국의 인민소비품 전시회 소식을 비중있게 방영했습니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재료를 활용한 소비품들은 공예품, 모자와 의류, 신발과 가방, 과자와 간장 등에 결쳐 다양합니다. 평양시 전시에는 지역의 원천 자원을 활용해 만들었다는 세수비누, 수세미와 오이즙으로 만든 피부보호제품 등이 나와 주민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인민소비품전시회에 참가한 생산공장의 간부들은 지난 기간과 비교해 이번 행사에서는 '모든 기관기업소, 공장 단위들에서 경쟁 열의가 높고 원료 자재의 국산화·재자원화 비율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인민들이 무엇을 요구하는가 하는 것을 제 때에 찾아 쥐고 우리 원료와 기술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다짐도 이어졌습니다.

    인민소비품은 각종 기업소와 공장 이외의 곳에서도 생산됩니다. 이른바 '8월3일인민소비품'입니다. 협동단체와 가내작업반, 부업반 등 다양한 생산 단위들에서 폐기물이나 부산물을 이용해 만드는 생활용품(의류, 모자, 신발, 그릇 등)을 말합니다. 1984년 8월 3일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폐자재 등을 이용한 인민소비품 생산운동을 전군중적으로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인민소비품' 앞에 '8월3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습니다. 이 시점을 계기로 전국의 협동농장이나 기업소, 공장 안에 생활필수품 작업반이 따로 생겼고 연로자와 가정주부 등도 동참해 일용잡화를 비롯한 생활필수품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산 제품은 지역 곳곳의 ‘8.3 인민소비품 직매점’을 설치해 판매합니다.

    전국의 시,도 단위에서는 기업소나 공장에서 제품으로 대량 출하하는 '인민소비품'이 아닌 '8월3일인민소비품' 전시회를 매년 따로 열고 있습니다. '자기 지방의 흔한 원료와 자재,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얼마나 잘 생산하고 있는지를 두고도 경쟁을 붙이는 겁니다. 공장 단위들에서 도입하는 기술 수준은 아니지만 참가자들은 이른바 '대중적 기술혁신운동'을 통해 생산공정의 효율성과 상품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중앙TV는 올해 전국적으로 열린 '8월3일인민소비품' 전시회 역시 자세히 보도했습니다.
    [평양핫라인] '인민소비품 생산' 올인‥북한의 생산 현장에서는 무슨일이?

    [8시 보도] 2021.10.20

    [김은옥 평양시도매상업관리처 직물도매소 작업반장]
    "가위밥을 비롯한 유휴자재를 가지고 재자원화솜을 생산하고 있는데 흔히 사람들은 재자원화 솜이라고 하게 되면 무겁고 질이 한심하다는 인식을 가집니다. 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대중적 기술혁신운동을 벌여 왔는데 최근에 소면기의 성능을 그전보다 2.5배로 높여 오늘과 같이 포근하고 따뜻한 감을 주는 솜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 정책과제가 된 인민소비품 생산‥주민들 만족도는?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29일 시정연설에서 "인민들이 요구하는 필수소비품들을 더 많이 생산·보장하는 것이 현 시기 인민생활보장에서 나서는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원료의 국산화와 재자원화를 중요한 정책적 문제로 틀어쥐고 과학기술에 철저히 의거해야 한다"며 "품질을 제고하고 품종을 늘리며 원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 과업"이라고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는 "시·군·지방공업공장들의 기술개건을 앞당기고 8월3일인민소비품 생산과 생활필수품 생산을 적극화"하라고 제시했습니다.

    인민소비품의 원활한 공급과 높은 상품성 등은 주민들이 직접적으로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애민주의'를 내세운 김정은 위원장의 실적을 부각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조선중앙TV에서 생산공장에서의 기술혁신 경험담, 모범사례 소개와 전시회 개최를 통한 경쟁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올해 1월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주요 과업인 경공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과시하면서 연말까지 추가 성과를 요구하는 차원입니다.

    '원료 부족'이라는 절대적인 위기 속에 최소한의 생필품을 보장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은 어떤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북한 주민들은 일상 생활에서 질 좋은 제품이 주는 만족감과 편리성을 만끽하기보다 직장에서도 지역 단위에서도 개인 단위별로도 인민소비품 생산 경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민들에게는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생산자'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은 셈입니다. 북한 당국이 부각할 '성과'와는 별개로 주민들이 느낄 생활 수준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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