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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입력 2021-12-31 12:28 | 수정 2021-12-3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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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 조선중앙TV 2021년 연말결산 특집 방송

    조선중앙TV는 12월 중순이 지나가면서 2021년 한해 각 부문의 성과를 정리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습니다. 올해를 총결산하는 특집프로그램들은 농업, 건설 및 건재(건설자재)공업 등의 산업부문 성과와, 재자원화 사례, 청년 활동, 모범 지역이나 인물들에 대한 칭찬과 경험공유 등의 내용을 아래 표와 같이 담고 있습니다. 특히 12월 27일 오후 약 20분 분량으로 방송된 ‘특집-인민사랑으로 이어진 한해’는 결산 방송의 종합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건설부문, 육아정책, 시·군 강화발전 등의 부문에서 이룩된 성과를 ‘김정은 위원장의 인민사랑 덕’이라고 선전했습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 성과 자평... “시련과 난관 속 승리의 해”

    북한은 세계적인 방역위기상황(코로나19)과 태풍 등을 겪었던 2020년을 “악몽과 공포의 해, 재해와 재난의 해”로 평가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2021년 역시 “의연히 무수한 시련과 난관이 도전해온 한해”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렇지만 2021년에 대한 북한의 총평은 “자랑찬 승리의 해”입니다. 연말결산 특집 프로그램들은 “최악의 조건”을 극복한 성과와 비결을 북한의 시각에서 열거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헌신적인 지도는 모든 성과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비결로 거론됐습니다. 조선중앙TV는 12월 27일 ‘특집-인민사랑으로 이어진 한해’에서 ‘새해 첫날 친필서한을 통해 인민을 받드는 일편단심을 맹세한 김정은 위원장이 수 많은 당 회의들을 조직·진행한 데서 올해 전투가 승리로 이끌어졌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친필서한에서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 일편단심 변함없을 것을 다시금 맹세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그이께서 지켜오신 위민헌신의 자욱은 그 얼마나 뜨거운 것으로 충만된 것이었습니까, 인민 앞에 하신 그 맹약을 지키시려 우리의 총비서동지께서는 수많은 당 회의들을 조직, 진행하셨고 가장 적실한(실제에 들어맞는, 틀림없이 확실한) 대책들을 제 때에 세워주시며 올해의 전투를 승리에로 이끌어오셨습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 조선중앙TV 12월 27일 ‘특집-인민사랑으로 이어진 한해’

    #. <건설부문> 목표 상향조정·조직 재편·생산토대 구축

    올해 건설 부문의 중요 과제 중 하나는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었습니다. 12월 30일 현재 기준으로 완공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 언론들은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마감 단계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12월 27일 방송에서는 ‘수도건설위원회’ 간부들의 총화회의 모습을 전하며 건설부문의 성과를 회고했습니다. 수도건설위원회는 평양시 건설을 책임진 조직입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조선중앙TV 12월 27일 ‘특집-인민사랑으로 이어진 한해’

    수도건설위원회 참모장 리일건의 인터뷰에 따르면 올해 초 8차 당대회 당시 수도건설위원회 차원에서 제출한 살림집 건설 계획 목표는 지금보다 낮았다고 합니다. 리 참모장은 이후 2월에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제8기 2차전원회의에서 건설목표가 상향 조정됐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처음에 우리는 겹쌓이는 난관에 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한 살림집 건설 계획을 첫해부터 낮게 정했습니다. 이것이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바로잡아지게 되었습니다”

    조선중앙TV는 “도전과 장애가 어느 때보다 혹심한 상황에서 대규모 살림집 건설을 기획하고 내미는 것 자체가 상상 밖의 엄청난 일이었다”고 당시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살림집 건설을 사랑하는 인민들의 생활과 직결되어 있는 중대한 정치적 사업”으로 본 김정은 위원장이 “무조건 추진하기로 결심”하면서 가능해졌다고 설명합니다. 건설연합지휘부가 재편됐고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한 건설인력들도 재편성됐습니다. 건재생산능력을 과학적으로 타산한 것에 기초해 자재 보장을 비롯한 구체적인 목표들을 수립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싸우는 고지에 총포탄을 보내는 심정으로”‥건자재 생산·수송 비상

    건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자재가 적기에 보장돼야 합니다. 조선중앙TV는 건자재 생산 자체 뿐 아니라 에너지 조달, 건자재 수송까지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12월 15일 방송된 ‘종합편집' - 당의 대건설구상을 받들어 힘차게 달려온 건재공업부문’을 통해서입니다.

    대규모 건설 계획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건자재 생산량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일정 물량을 꾸준히 공급하면서도 동시에 증산을 위한 설비도 마련해야 했습니다. 설비를 가동시킬 수 있는 석탄 등의 에너지 공급, 완성된 건자재를 건설 현장에 수송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습니다. 방송에서는 올해 건자재 생산기지들의 노력에 대해 “싸우는 고지에 총포탄을 보내주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위훈으로 수놓았다”고 표현했습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조선중앙TV 12월 15일 ‘종합편집' - 당의 대건설구상을 받들어 힘차게 달려온 건재공업부문’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 등 대규모 시멘트생산단위들에서는 “생산능력확장공사들을 완강하게 전개”해 “증산의 토대를 굳건히 다졌다”고 합니다. 특히 타일이나 유리와 같은 마감 건재를 생산하는 단위들에서는 ‘국산화 원료를 통해 증산의 돌파구를 찾아 대건설을 위한 방대한 과제를 수행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건자재 생산 기지를 취재했던 리광춘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들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돌파구를 찾았던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대건설과 더불어서 올해에 천리마타일공장에 부과된 생산과제는 정말로 방대한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이 방대한 과제수행의 돌파구를 국산화에서 찾았습니다...연구에 연구를 심화시키고 또 실패와 거듭되는 싸움을 하면서 끝내 우리나라의 천연광물에서 (타일 유약) 물질을 추출하고 조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 조선중앙TV 12월 23일 ‘특집-2021년 평안북도의 자랑'

    중앙 조직에서 원료와 자재를 책임지지 못하는 대신 ‘자력갱생’의 기치 아래 지방 단위별 자체 생산 기지도 마련됐습니다. 방송에서는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자강도와 강원도, 강남군과 운산군, 강계시 등을 거론하며 “각 도·시·군들에서 자체의 건재생산기지들을 튼튼히 꾸리고 자기 고장의 흔한 원료에 의거해 건재 생산을 늘려가기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대형 생산기지에서 이뤄진 ‘원료와 설비의 국산화’를 넘어 지방 생산기지에서는 ‘원료와 설비의 지역화’가 실행된 셈입니다. 특히 올들어 기초식품공장, 닭공장, 식료공장 등 10여 개의 시설을 개건한 평안북도의 건설성과는 12월 23일 ‘특집-2021년 평안북도의 자랑’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별도로 집중 조명했습니다. 남다른 성과의 비결은 “일꾼들과 근로자들의 헌신적인 투쟁”이었다고 합니다.

    #. <농업부문>“1g의 비료도 양심의 저울 위에”‥농업에 전 인민 투입

    식량 문제는 연초부터 북한 당국이 해결해야 할 최대의 난제였습니다. 지난 해 유난히 극심했던 수해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국경봉쇄 여파가 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들의 식량형편이 긴장해 지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어려움을 표명했고 "농사를 잘 짓는 것이 당과 국가가 최중대시하고 최우선해야 할 전투적 과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건설 부문과 더불어 ‘난관 속에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는 농업 부문을 결산하는 프로그램들도 잇따라 방영됐습니다. 12월 18일 방송된 ‘특집-알곡증산을 위해 달려 온 2021년’, 12월 26일 방송된 ‘특집 2021년의 농사경험’은 각각 14분, 18분 이상 분량으로 제작·방송됐습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조선중앙TV 12월 18일 ‘특집-알곡증산을 위해 달려 온 2021년’

    북한 농장들은 당 대회 소식을 접한 직후인 1월 초부터 농사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전국 각지의 협동 농장들은 지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모색했습니다. 농지로는 적합하지 않은 땅들을 다수확이 가능한 옥토로 전변시키기 위한 농사차비는 질좋은 거름을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만연한 통계 조작 관행을 뜯어고치기 위한 노력은 비료 생산 단계에서부터 이뤄졌습니다. 방송에서는 “서해 곡창 지대부터 북방의 산간 벽지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지역의 기후와 토질에 맞는 목표들을 시간별, 필지별로 구체적으로 세웠다”며 개별적 노력과 연구를 강조했습니다.

    ‘특집-알곡증산을 위해 달려 온 2021년’ 방송 인터뷰에 응한 농민은 달라진 농장의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한 평의 냉습지를 개량하고 한 그램의 작업 비료를 내도 양심의 저울로 먼저 재어보자, 바로 이것이 지난 시기 나타났던 허풍치기와 결별하고 땅에 진심을 묻는 일꾼들과 농장원들의 달라진 모습이었고 일본새였습니다”

    비료 계획 하나만 해도 생산·분배·공급 등의 단계로 세분화 해서 실행됐습니다. 작물에 공급할 때도 액체로 만들어 분무기로 뿌리거나 알비료로 흙갈이를 해 주는 등 더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공유됐습니다. 농업 부문에서의 성과를 위해 온 나라가 동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전 주민이 비료와 영농자재 등을 마련하는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온 나라 인민 모두가 농사의 주인"이라는 구호가 내세워졌습니다. 방송에서는 "한 톤의 비료, 한 킬로와트의 전기, 영농자재도 더 많이 더 빨리 사회주의 전야로 보내주기 위한 전 국가적 투쟁이 힘있게 전개"됐다고 전했습니다.

    #. “논벼 이삭당 알수까지 세었던” 김정은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조선중앙TV 12월 26일 ‘특집 2021년의 농사경험’

    지난 해 수해로 작황에 큰 타격을 입었던 은파군 대청협동농장을 방문한 김 위원장의 일화도 소개됐습니다. 이삭마다 패인 알수를 헤아리며 농민들을 걱정하는 최고 지도자의 모습에 농민들과 관련 조직들은 올해 대풍을 결의하며 재해성 기후에도 작황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합니다. 농업 부문과 기상관측 부문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자연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했고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이 농업 전선을 지원했다고도 설명합니다. 농장 관리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포전이 총비서동지께서 다녀가신 포전입니다. 논벼 이삭당 알수까지 세어보시며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도를 찾아주셨습니다. 우리는 올해에 대풍을 안아오자 이렇게 모두가 결의하고‥”

    올해, 북한 당국은 내년 봄의 춘궁기, 보릿고개를 대비할 수 있도록 밀·보리 재배도 독려했습니다. 강력한 두벌농사 정책으로 농장원들은 밀·보리 파종과 벼 가을걷이 준비로 어느 때보다 바쁜 가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확·증산의 성과를 거둔 비결로는 포전관리제, 포전담당제 등을 실시해 농민들의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높인 점이 거론됐습니다.

    #. 2021년을 빛낸 “애국청년·혁신공로자·선구자”

    조선중앙TV에서는 “5개년 계획의 첫해 과업 관철을 위해 일터마다에서 성실한 땀과 노력을 바쳐온 애국공민들의 모습이 2021년에 아로새겨져 있다”며 노동자들의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방송에서는 “누가 보건 말건 알아주건 말건 어렵고 힘든 초소에서 그 어떤 보수도 바람도 없이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위해 땀을 아낌없이 바쳐 온”이들을 “사회주의애국공로자”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수많은 참고서적을 탐독하고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끝에’ 자체적으로 자기 형타(물건을 찍어내거나 부어내기 위해 물건의 모양대로 만든 틀)를 만드는데 성공한 평양건재공장, ‘새로운 탄밭을 찾을 결심으로 해발고가 수백미터나 되는 산을 오가며 풍부한 석탄 매장지를 찾아낸’ 문천탄광 등은 12월 19일 ‘특집-2021년의 사회주의애국공로자들’에서 소개됐습니다. 문천탄광에서 이뤄진 극적인 변화는 이렇게 묘사됐습니다. “(지배인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밤을 지새우면서 과학기술을 파고들어 선진탐사 방법들을 습득했습니다. 이렇게 찾아낸 수백만톤 능력의 탄맥들이 연이어 눈앞에 펼쳐질 때 모두가 탄광의 밝은 앞날을 두고 기뻐했다고 합니다. 오늘 탄광은 연합기업소적인 석탄생산의 60%를 수행하는 탄전으로 자랑을 떨치고 있습니다”
    [평양핫라인] 조선중앙TV로 들여다 본 2021년 '북한 연말결산'

    ▲조선중앙TV 12월 19일 ‘특집-2021년의 사회주의애국공로자들’

    일하기 힘든 생산 현장으로 자원해 떠난 청년들의 모습도 소개됐습니다. 12월 22일 방송된 ‘특집-애국청년의 기개를 떨쳐온 2021년’은 농촌과 탄광 등으로 떠나 고생을 자처한 청년들을 소개한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에서는 “4월까지만 해도 험지로 탄원한 청년들이 1900여명”이었다며 “참다운 청춘으로 살고 싶은 열망이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깨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력갱생, 재자원화와 국산화의 기치 속에 농업, 건설, 경공업 분야를 망라해 활약한 3대혁명소조원들의 활약상은 12월 25일 ‘종합편집-선구자의 영예를 빛내온 2021년’ 프로그램에서 방송됐습니다. 전국에 파견된 소조원들이 “파견 단위의 생산 정상화와 기술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앞장에서 풀어나가”면서 현실적인 해결책들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건설, 농업 분야 이외에도 어린이들에게 젖 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 공급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반영한 육아 정책과 시·군 단위별 경쟁력 강화 등도 올해 주요 성과들로 거론됐습니다. 방송에서는 김 위원장이 육아정책 개선을 언급한 6월 당 중앙위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시·군 강화노선을 제시한 2월 당 중앙위 제 8기 제2차 전원회의, 시·군 당 책임비서강습회 등을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로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적인 조력없이 북한 내부에서 ‘마른 수건을 쥐어 짜내듯’ 도출하는 성과들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경제 상황은 곧 한계점에 임박할 수 있습니다. 올해 ‘비교적 선방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북한이지만 어쩌면 머지않아 지금과 같은 ‘버티기’와 ‘개방’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는 위기에 직면할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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