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정치
기자이미지 최유찬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입력 2022-02-11 14:32 | 수정 2022-03-28 10:22
재생목록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조선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조선중앙TV

    북한 텔레비전은 지난주 설 명절을 맞아 메인 뉴스와 특집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들의 설날 모습과 풍경, 그리고 각 지역의 설맞이 행사 소식 등을 다양하게 전달했습니다.
    방송 시간도 평일과 달리 설 당일이었던 2월 1일에는 오전 8시, 다음날인 2일에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종일 방송체제로 운영됐습니다.

    북한은 과거 김일성 주석이 음력 설을 봉건잔재로 규정하면서 양력 1월 1일을 설로 삼았지만, 198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통 계승을 강조하면서 음력 설을 부활시켰습니다.
    그리고 2006년부터는 설 명절을 음력 설의 공식 명칭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방송을 통해 본 북한의 설날 모습은 마트에 가서 떡국 재료를 사고, 세배를 하고, 가족과 동물원과 같은 유원지를 찾는 등 대체로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는 우리의 모습 대신 북한 주민들은 각 지역에 세워진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헌화를 하며 설인사를 하는 모습이 조명됐다는 점이 특징 중 하나입니다.

    설 특집 방송에서 눈에 띄는 건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총망라한 [조선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와 평양의 미림승마구락부(클럽)에서 개최된 대규모 '승마대회'가 녹화 중계됐다는 점입니다.


    백마 탄 김정은‥"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

    2월1일 아침 8시 아나운서의 설날 인사로 방송을 시작한 조선중앙TV는 9시 14분부터 조선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을 방송했습니다. 1시간 45분 분량으로 편집된 이 영화는 이날 두차례의 재방송을 시작으로 2월 9일 기준으로 무려 10차례나 재방송됐습니다.

    이 기록영화는 지난 2021년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새해 친필서한을 시작으로 8차 당대회 모습, 평양 1만세대 살림집착공식, 보통강안주택구건설 착공, 전원회의나 최고인민회의 등 각종 회의 모습,
    북한 정권 수립 73주년 기념 열병식, 국방발전전람회 개최, 미사일 시험 발사, 삼지연시 현지지도 등 지난 한 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거나 현지 시찰에 나섰던 3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총망라됐습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한 백마 탄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었습니다. 동해 바다 위로 시뻘건 태양이 솟아오르고, 이 모습을 흰 옷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탄 채 바라봅니다. 장엄한 배경 음악과 함께 아나운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조선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조선중앙TV
    "시련은 유례 없이 엄혹했어도 한 걸음의 양보도 없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꿋꿋이 전진 또 전진하여 바라던 대로 모든 것을 이루고 믿었던 대로 위대한 승리를 얻어온 잊을 수 없는 2021년이여‥"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다다라서는 푸른 숲길을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한손으로 백마의 고삐를 잡은 채 달리고, 김여정, 리설주, 조용원, 현송월 등 김 위원장의 최측근들도 함께 말을 탄 모습도 공개됐습니다. 별도의 내레이션 없이 장엄한 노래가 영상에 깔려나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조선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

    지난 1일부터 거의 매일같이 1시간 45분짜리 이 기록영화를 재방송하고 있는 북한은 지난 2월 6일에는 이 기록영화를 본 주민들의 반향을 담은 프로그램도 방송했습니다.
    인터뷰 내용 대부분은 김정은 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합니다. 김책제철연합기업소의 한 작업반장은 백마를 탄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콕 찝어 거룩하다며 추켜세웁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김광일/김책제철연합기업소 작업반장

    [보도]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 기록영화에 대한 각계의 반향
    "특히 백마를 타고 천하를 주름잡으며 내달리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거룩하신 모습을 봤습니다. 연이어 날아오른 첨단 무기들, 우리 공화국의 위상, 우리의 국력을 힘있게 과시한 자랑찬 화폭‥"


    뉴스를 통해 본 북한의 설날

    북한 주민들의 평범한 설날 풍경은 뉴스 보도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설 당일 8시 뉴스는 앞서 언급한 기록영화가 밤 8시에 또다시 재방송되면서 두시간이 늦어진 10시에 시작됐습니다. 가장 먼저 보도한 건 청소년들부터 군인들까지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만수대언덕을 비롯해 평안북도, 함경북도, 함경남도, 남포시 등에서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 헌화를 하고 인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이날 뉴스에는 남성 앵커는 양복을, 여성 앵커는 한복을 차려입고 나왔는데, 이 두 앵커가 북한의 설 명절 분위기를 하나하나 전합니다.
    북한 평양의 대성백화점에서는 떡국을 끓이기 위해 장을 보는 주민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8시 보도]/2월 1일

    [8시 보도]/2월 1일
    "떡국대를 샀습니다. 해마다 설 명절이 오면 떡국이 첫 번째죠 뭐, 떡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떡국 한 그릇을 잡수는 것은 풍습이었습니다."


    락랑영예군인수지일용품공장에서는 가족들이 모여 설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이 비춰졌고, 한복가게 등 옷상점 모습도 등장합니다.
    또 설기념 공연을 준비하는 국립교예단의 모습과 평양면옥과 명오상점 등과 같은 식당에서는 설 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봉사하는 분주한 모습도 부각했습니다.

    특히 수도 '평양의 설날 풍경'을 하나의 꼭지로 떼어내 스케치성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이날 평양에는 하루 평균 13cm의 눈이 내리면서, 대동강변이나 고층빌딩이 들어선 평양 도심, 또 모란봉과 같은 명승지에도 눈이 수북히 쌓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8시 보도]/2월 1일

    [8시 보도]/2월 1일
    "예로부터 아름다운 명승지인 여기 모란봉은 봄 풍치, 가을 풍치를 기본으로 일러왔는데 이렇게 하얀 눈이 내린 겨울 풍치 또한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평양 뿐 아니라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원도 원산시, 자강도 강계시 등 각 지역에서는 각 지역의 예술단 공연이 펼쳐지는 모습이 주로 부각됐고, 각 식당마다 전통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모습도 함께 그려졌습니다.

    설 명절 다음날인 2일에도 8시 보도는 설날 풍경을 담은 뉴스들을 잇따라 내보냈습니다.
    주로 각 지역에서 경축 공연이 펼쳐지는 모습이 주를 이뤘는데, 국립연극극장에서는 연극 공연이, 평양교예극장에서는 사람은 물론 동물들의 교예 공연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양 압록각 식당에서는 다양한 감자요리를 준비하며 설 명절을 보내는 모습도 조명됐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은 뉴스 뿐 아니라 설을 맞은 북한의 모습을 설 당일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소개했습니다.
    [소개편집물] 축하장들의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들이 부모나 스승에게 줄 설맞이 축하 편지를 쓰는 모습을 부각했고,
    '[보도] 민족명절 설명절- 중앙동물원에서'는 설을 맞아 가족단위로 동물원을 찾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합니다.


    경축공연에 승마경기도 개최

    설 다음달인 2월 2일 북한 텔레비전은 9시 첫 방송으로 '설명절 경축공연'을 보도했습니다.
    설 당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이날 공연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습니다. 리설주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작년 9월 9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이후 145일 만입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 김경희도 약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함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김정은 동정] 설명절경축공연 관람

    약 10분정도의 분량으로 편집된 이 공연 영상은 2월 2일 이날 하루에만 오전 9시 5분, 12시, 15시, 17시 20시, 22시 등 모두 6번에 걸쳐 재방송됐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날 오후 3시쯤 녹화방송된 '승마경기'였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은 이 경기 영상을 방송하기 하루 전인 2월 1일 3차례에 걸쳐 승마경기 개최를 예고하는 방송을 잇따라 내보내며 관심을 고조시켰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예고] 2022년 설명절승마경기 개최 예고 방송

    "시청자 여러분에게 알립니다. 2022년 설명절 승마경기가 있게 됩니다. 우리 당의 은정 속에 훌륭히 꾸려진 여기 미림승마구락부에서 2월 1일 2022년 설명절 승마경기가 진행되게 됩니다."

    미림승마장은 지난 2013년 10월 준공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약 65만㎡의 규모에 승마지식보급실, 실내 및 야외훈련장, 봉사소, 피로회복원 등도 설치돼 있습니다. 예고 방송에서는 미림승마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CG 효과와 화려한 카메라 무빙, 다채로운 편집기술 등을 선보였습니다.

    승마경기 실황도 북한 방송에서는 약 1시간 24분 분량으로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이 날 경기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박정천 비서 등 고위 간부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승마 경기뿐만 아니라 말타기 모범출연(시범), 마장마술모범출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였고, 출연자들은 말 위에서 회전을 하는 등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거나 음악에 맞춰 기교동작을 선보였습니다.

    야외 주로에서는 빠른 구보경기가 전문가와 '애호가(비전문가)' 부류로 나뉘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승마 경기가 끝난 뒤에도 미림승마장 야경을 배경으로 한 다채로운 이벤트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마스크를 쓴 수많은 관객이 응집한 가운데 만수대예술단과 왕재산예술단, 국립민족예술단 등 예술인들의 야외공연이 펼쳐졌고, 축포가 발사되고 불꽃놀이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 방송으로 본 설날 풍경

    [녹화실황] 설명절 축포발사

    "축포의 무수한 저 불꽃과 같이 우리 인민에게 천가지 만가지 아름다운 행복을 안겨주시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바쳐오신 헌신의 낮과 밤들 우리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북한 방송을 통해 본 북한의 설날은 각종 공연에 다양한 이벤트들로 북적였습니다.
    우리와 비교해보면, 각 가정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세배를 하는 모습, 설맞이 특집 방송을 편성해 보도하는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설 명절 특집 방송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소재로 한 긴 분량의 기록영화와 경축공연 관람 모습 등이 집중 편성되는 등 최고지도자에 대한 찬양이 이어졌다는 점은 북한 방송만의 특징이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