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이성일

[경제: 인사이트] 중국이 그리는 현금없는 사회‥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성공했을까??

[경제: 인사이트] 중국이 그리는 현금없는 사회‥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성공했을까??
입력 2022-02-19 15:49 | 수정 2022-02-19 16:01
재생목록
    [경제: 인사이트] 중국이 그리는 현금없는 사회‥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성공했을까??
    올림픽 참가자와 취재진만 머무는 공간, 베이징의 올림픽 '폐쇄 루프' 안에서는 스포츠 이벤트보다 더 거대한 경제적 실험이 이뤄졌습니다. 올림픽 경기 입장권, 관련 상품을 살 때에는 개최국 통화(현금)와 공식 스폰서(지난 1988년 이후 비자카드)의 지불 수단 외에는 쓸 수 없는 것이 보통의 올림픽입니다. 그런데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이 가운데 하나-위안화 지폐와 동전-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 자리를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대신했습니다.

    일상에서 현금이 사라지는 변화는 그리 새롭지 않고, 놀랄 일이 아닙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용한 간편 결제 시스템이 남다른 점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만든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현금없는 결제'의 고전인 신용카드(혹은 체크카드)나 최신의 간편 결제를 포함해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한 기술과 시스템의 소유는 대개 (굳이 따질 필요 없이) 민간기업입니다. 돈을 찍어내는 건 중앙은행이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편한 거래를 돕는 댓가로 이윤을 얻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죠.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비자에게-숫자는 얼마 안되지만, 올림픽에 참가한 외국인에게도-사용을 권하는 모습은 전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둘러싼 논란-'꼭 해야 하느냐?', '할 수 있느냐?'-도 여전합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보안 문제는 오히려 가벼운 것이고, 기존 경제 정책, 통화정책이 작동하겠느냐? 같은 근본 질문에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중국(정부)이 선두에 서 있고, 베이징 올림픽을 그것을 보여주는 장으로 활용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경제: 인사이트] 중국이 그리는 현금없는 사회‥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성공했을까??
    디지털 위안 실험, 목표는?

    원래 중국에서는 알리페이, 위챗 페이 같은 간편 결제 시스템이 일찌감치 자리잡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2019)에 이미 전체 거래의 절반을 간편 거래를 통해 처리해, 하루 100조원을 결제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넓은 영토에 (카드 결제에 필요한) 전자 결제망을 갖추기 어려웠던 것이 근본적 이유였습니다. 여기에 해외 카드 서비스 회사들의 진출을 가로막아 국내 서비스가 먼저 자리 잡을 여유도 만들었죠.

    그런데, 바로 이 서비스를 주도했던 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중국 정부로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았습니다. 구실은 달랐지만, 창업자들이 정부의 공개 비난을 받고 자취를 감추는 일이 이어졌고,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는 "정부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한 이후였습니다.이런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군기잡기'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테크기업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된것에 따른 우려가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구축한 결제망에서 매일 100조원 넘는 거래가 이뤄지고, 테크기업들이 대출에 손을 대는 상황이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역사적 3번째 연임을 앞두고 사회 전반에 당과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흐름을 감안하면, 이후 강압적 대응을 이해할 수 있어 보입니다. 인민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배경에도 경제 분야에 통제를 강화해 정치적 안정을 이루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룹니다.

    누구든 인민은행의 결제 시스템을 쓰려면 인민은행이 만든 디지털 월렛을 가져야 하고, 세세한 장보기부터 큰 돈의 입출금까지 지갑을 거쳐가는 돈의 흐름을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거꾸로 정부 입장에서는 실시간으로 위안화를 이용한 돈의 흐름을 모두 파악할 수 있는 겁니다. 정부는 어느 시스템의 뒷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빅브라더' 정도가 아니라, 정부 몰래 호떡 하나도 사먹을 수 없는 '투명한 사회'를 원하는거죠.
    [경제: 인사이트] 중국이 그리는 현금없는 사회‥디지털 위안화 실험은 성공했을까??
    올림픽 이후 '디지털 위안' 운명은?

    올림픽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베이징의 금융감독기구(BLFSA)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96억위안(1조8천억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E-CNY) 거래가 있었다는 발표를 합니다. 구체적 통계는 제시하지 않으면서, 공식 파트너 비자 카드보다 더 많이 쓰였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요. 1천억원 넘는 돈을 쓰고 공식 후원사 자격을 얻은 비자는 주연의 자리를 빼앗기고도 아무 말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중국에서 사업을 허락받지 못한 처지에, 혹시라도 밉보이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겠죠?

    중국의 다른 꿈은 위안화의 국제화입니다. 국제 거래에서 쓰는 비중은 아직 3%에도 이르지 못하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사이에 위안화를 쓰는 거래를 늘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스템도 위안화 국제화에 대비한 것입니다. 지난해 7월, 미국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 결제를 막으라는 요청을 미국 올림픽 위원회에 한 적이 있습니다. 남의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이래라, 저래라'하는 것이 분명 월권이고 소용도 없는 일이되었지만, 미국 정치권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이 국제화되면, 미국의 금융 제재 같은 것이 유명무실해지고 영향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