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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입력 2022-03-25 16:30 | 수정 2022-03-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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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 주민 총동원, 예외없다

    북한은 매년 봄철인 3월과 4월, 그리고 가을철인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위생월간' 기간을 전 국가적 행사로 운영합니다. 이 기간동안 자기 집과 마을 청소뿐 아니라, 공원과 도로 시설물, 화단 등 공공 시설들을 개보수하는 데도 주민들이 모두 동원됩니다. 모든 주민의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위생월간사업이 단순히 청결을 유지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대청소를 통해 사회주의 조직생활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도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위생월간'은 지난 1958년 김일성 주석이 보건위생사업을 전 군중적으로 벌이라고 지시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예전 1970년대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과도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월 2일 올해의 '봄철 위생월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올해 위생월간을 더욱 강조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4월 15일 태양절 행사와 코로나 방역과 관계된 위생 관리 때문입니다.

    태양절 행사와 관련해 북한은 "민족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인 태양절을 높은 정치적열의와 빛나는 노력적성과로 맞이하기 위한 투쟁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있는 시기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위생월간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매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같은 시기에 진행돼오고 있는 봄맞이 대청소 행사지만, 올해는 특히 ‘태양절 110주년’이라는 큰 국가적 행사를 앞둔 만큼 그 어느때보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코로나 시국속에서 "봄철위생월간사업을 비상방역사업과 밀접히 결부하여 진행함으로써 우리의 방역진지를 더욱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언급합니다. 눈에 보이는 시설물이나 경관을 꾸미는 일도 중요하지만, 방역과 관련해 위생 관리에 더욱 힘쓸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 도시 경관 정비‥"겨울난 흔적 없애라"

    북한 방송은 지난 3월 20일 '8시보도'와 21일 '5시보도'를 통해 위생월간을 보내는 일부 공장과 사업소의 모습을 조명했습니다. 특히 강조하는 건 각 시설마다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건물 외관을 도색하는 등 봄의 기운처럼 도시 경관을 깨끗하고 화사하게 가꾸는 일입니다. '외국문출판사인쇄공장'은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종이를 다루는 과정에서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또 집진장치 (작업 공간의 청결 유지, 작업자의 건강 등을 위해 각종 먼지나 분진을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해 한 곳으로 모으는 장치)까지 설치했다고 강조합니다.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조선중앙TV [8시 보도] 2022.3.20.

    ## "페인트 칠하고, 타일 교체"

    집이나 직장, 공원 등 눈에 보이는 시설물들의 외관 관리도 모두 주민들의 몫입니다.하지만 주민들이 총동원된다고 해도, 벽면을 도색하는 일 등을 하려면 페인트나 타일 등 건설자재가 필수적입니다.
    이런 자재들도 주민들이 알아서 감당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북한 방송에서는 건설 자재, 특히 실내 인테리어와 관련된 마감 건재를 생산하는 공장들의 모습도 부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건설 붐 속에서 외부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내부 공사가 미진한 만큼 '태양절'까지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려는 의도가 있어보입니다. 위생월간 기간 도시 경관 정비에도 사용될 수 있는 자재들입니다.

    지난 3월 18일 방송된 '[종합편집] 건재공업부문의 혁신적 성과'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시멘트공장, 건설장비공장, 주철관공장 등 다양한 건설자재 생산 공장들의 모습이 조명됐습니다. 이 가운데 눈길은 끄는 건 평양정향건재공장입니다. 이 공장에서는 여러가지 색깔의 내·외장재와 녹막이칠감(녹 방지용 도료), 장식문양 칠감, 유리벽 장식제, 보온재 등을 생산합니다. 과거 북한에서는 거의 모든 건물 외벽에 타일을 붙이거나 석회가루를 풀어 하얗게 회칠 마감을 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도 건물 외벽에 다양한 색의 에나멜로 마감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방에서는 조달이 쉽고 값이 비교적 덜 드는 회칠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평양정향건재공장에서 생산되는 도료, 페인트들은 평양을 중심으로 대규모 건설 공사장은 물론, 북한의 핵심 건물 외벽 등을 새롭게 단장하는데 조달될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조선중앙TV [종합편집] 건재공업부문의 혁신적 성과 / 2022.3.18.

    ## "꽃심고, 나무심고‥화단조성 잘해야"

    북한은 "기관, 기업소들과 동, 인민반들이 수종이 좋은 나무들과 화초, 식물들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면모를 일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봄맞이 대청소' 답게 겨우내 죽거나 시든 꽃 대신 새로운 화분을 마련하고, 실외에는 장미와 같은 화사한 꽃을 심는 작업도 한창입니다. 자신들의 공장이나 사업소 뿐 아니라 공공구역을 가꾸는 일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조선중앙TV [8시 보도] 2022.3.20.

    ## 코로나 속 "위생이 우선"

    북한이 외부 환경을 정돈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위생 안전입니다. 특히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한 지난 2020년부터는 더욱 더 개인 위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위생월간사업과 비상방역사업은 밀접하게 결부시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봄맞이 대청소는 단순한 실무적사업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유입을 철저히 막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각인시킵니다. 먼저 상수도를 보수 정비해 주민들의 위생안전이 담보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하라고 강조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도 보급이 되지 않아 우물을 사용하는 곳들도 있는만큼, 먹는물 때문에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조치입니다.

    또 오물장과 오수정화장 상태도 꼼꼼히 조사할 것을 지시합니다. 문제가 있는 시설은 주민들의 수요와 이용에 편리하게 개건 보수하거나 새로 지으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여전히 재래식 화장실이 많은 북한의 사정상 환경 정비를 위한 오물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들은 봄철위생월간사업은 악성바이러스 유입을 철저히 막고 주민들의 안전을 사수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런 사실은 다양한 선전활동으로 주민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고도 언급합니다.

    ## '국토관리사업'도 연계

    평양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주민들이 나무를 심거나 화단을 가꾸고, 페인트칠을 하는 등 미관을 가꾸기 위한 청소활동에 주로 나선다면, 지방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습니다. 돌과 모래를 직접 퍼 나르면서 제방 둑을 쌓고, 관개수로를 정비하는 일도 주민들이 직접 해야 합니다.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조선중앙TV [종합편집] 국토관리사업에 큰 힘을 넣어 / 2022.3.21.

    국토관리사업도 봄맞이 대청소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3월 21일 방송된 '[종합편집] 국토관리사업에 큰 힘을 넣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강원도 허천군에서 여름철 수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강바닥을 파고 도로 정비에 나선 모습을 조명했습니다. 황해북도에서는 나무심기가 한창입니다. 산림을 우거지게 만들어 주민들에게 문화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하라는 것이 당의 뜻이고, 그에따라 일군과 근로자, 너나할 것 없이 봄철나무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개인 옷차림, 머리모양도 단장

    북한의 위생월간 기간에는 집과 마을, 국토 청소뿐만 아니라 더욱 더 개인의 옷차림, 위생에도 신경써야 합니다. 특히 여성들에게 봄의 계절적 특성에 맞는 밝고 단정한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권장합니다. 3월 20일 [8시 보도]에서는 서성구역 종합양복점에서 여성들의 옷을 건장하면서도 밝고 우아하게 만들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는데요, 화면으로 비춰진 한복과 정장 등 다양한 옷들이 노란색, 빨간색, 초록색 등 여러 색상으로 만들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평양핫라인] 봄맞이 대청소, '위생월간' 북한 모습은?

    조선중앙TV [8시 보도] 2022.3.20.

    손님을 맞이하는 상점 종업원들의 용모도 단정하게 정비합니다. 북한 당국은 모든 종업원들이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고상하고 단정하게 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 '청소 상태'도 평가대상‥ "정치적, 애국적 사업"

    이번 과정의 결과는 단순히 자율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사업인만큼 집과 학교, 회사 등을 중심으로 위생검열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행정기관 위생담당 공무원과 검찰, 경찰로 조직된 위생검열 담당자는 예고없이 수시로 각 가정들을 찾아가 검사를 하고, 위생검열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집 대문에 '불합격' 딱지를 붙여 이웃들에게 망신을 당하게 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평양 시내 곳곳에서는 복장과 두발 상태 등 개인 용모를 점검하는 인력도 투입돼 수시로 단속에 나선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이 시기에 TV는 물론이고 거리, 직장에서도 대대적인 선전선동 활동을 유도해 민심을 통제시키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위생월간사업을 "단순히 거리와 마을, 일터를 아름답게 꾸리는 실무적인 사업이 아니라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을 더해주는 중요한 정치적사업이며,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을 높이 발양시키고 조국의 면모를 더욱 개선하기 위한 보람찬 애국사업이다"라고 강조합니다. 꽃과 나무를 심고, 심지어 도로변 조경수에 깔려진 돌까지 윤이 나도록 닦는다는 북한의 위생월간, 거기에 까다로운 감시와 통제, 그리고 평가까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두 달 동안 계속되는 대청소에 북한 주민들은 고단한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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