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퀴벌레 잡아주는 사람 있는 거 알아요?"
대한민국 10명 중 3명은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전성시대.
'자취 로망' 꿈꿔보지만, 현실은 또 다르기 마련인데‥
바퀴벌레까지 나타나면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죠.
그런데 1만 원만 내면 바로 달려와 '바선생'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O마켓에서 바퀴벌레 잡아준다는 이 남자.
어떤 사연인지 엠빅뉴스가 만나봤습니다. "광진구는 제가 꽉 잡고 있습니다."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이 남자.
첫인상부터 범상치 않았습니다. 이름은 김결.
하고 싶은 게 많은 스물네 살 청년입니다.
결 씨의 본업은 배달.
일하는 틈틈이 당O마켓에 글이 올라오면 어디든 찾아간다는데요, 하루에 들어오는 의뢰만 20여 건.
대부분 혼자 사는 2030세대가 그를 부른다고 합니다.
[김결/바퀴퇴치남]
"광진구는 제가 확실하게 잡고 있어요. 오히려 남성분들도 바퀴 못 잡으시는 분들도 많고요 다양해요. 부부가 불러주실 때도 있고‥"
바퀴벌레뿐 아니라 모기나 꼽등이 등 각종 해충도 잡아준다는데요,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었지만 '고맙다'고 해주는 사람들을 보며 재미가 붙었다고 합니다.
[김결/바퀴퇴치남]
"잡으면 1만 원, 2만 원씩 준다고 하는데 한번 잡으러 가볼까 해가지고 갔는데 저를 완전 은인으로 보시고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연락을 받고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분.
그 사이 벌레가 사라지면 노하우를 발휘한다고 합니다.
[김결/바퀴퇴치남]
"일단은 제 노하우라고 하자면 일단 일반 살충제 있죠 그거를 이제 구석구석 틈에 뿌려놓으면 바퀴가 이제 까면 어디로 도망가지 않거든요. 이렇게 (방을 뒤집어)까면 (바퀴가) 비실비실 돼 있거나 그런 식으로 이제 약을 뿌리고."
정성 가득한 일처리 덕에 따뜻한 후기가 넘쳐나는데요, 아예 장기관리를 맡긴 단골 고객도 있다는 말에 함께 가보기로 했습니다.
결 씨를 보자마자 화색이 도는 집주인.
자취 시작한 지 이제 5개월째인 20대 여성이었습니다.
집주인은 바퀴벌레가 무서워 본가에 피신까지 다녀온 상황이었습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부엌부터 뒤지는 결 씨.
능숙하게 이곳저곳을 뜯어봅니다. 서랍장 틈, 화장실 변기까지 뜯어보는 진정한 퇴바사‥
두 평 남짓한 원룸을 1시간 넘게 살펴보며 바퀴가 지나갈만한 곳에 약을 뿌리고 빈틈을 메웠습니다.
한 때 이사까지 고민했던 집주인은 결 씨를 만나 한시름 놨다고 말합니다.
[집주인/바퀴벌레가 무서운 여자]
"급하게 벌레가 나와서 당근에 바로 올렸거든요. 근데 바로 연락주셔서 그때 오셔가지고‥ 며칠 후에 다시 나타났는데 급하게 또 밤에 연락드렸는데도 와주셔서 한번 싹 봐주시고 가셨어요. 진짜 많이 마음도 진짜 많이 한결 나아졌고 일단 안심을 할 수 있으니까‥"
"사실 방송에 나온다고 해서 고민했어요."
낮부터 자정까지 꼬박 12시간을 일한다는 결 씨.
일주일 내내 일하며 새벽에도 벌레를 잡으러 다닙니다.
하지만 방송에 나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는데요,
[김결/바퀴퇴치남]
"저는 중학교 다니는 여동생이 있거든요. 오빠가 그런데 영상 같은 데 나오면 얘는 좀 창피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오빠가 뭐 바퀴 이런 거 잡아주러 다니고 해충하고 동네에서 배달하고 있으면‥ 네."
동생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산다며 씩 웃는 모습에 취재진도 모두 울컥함을 느꼈습니다.
결 씨의 가치관은 '열심히 하자'입니다.
약 하나 칠 때도 정성을 기울이고 이후에도 벌레가 나오는 지 꼼꼼하게 체크한다는데요,
그의 꿈은 뭘까요?
[김결/바퀴퇴치남]
"해충 방역 회사도 들어가 보고 싶은데‥ 일단 한 가지. 해충 일을 배워보고 제대로 해충일. 저보다 전문가분들도 더 많아요. 엄청 많아요. 그래서 그런 분들한테 일 배워보고 제 사업도 해보고 싶고요."
당신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엠빅뉴스] [땀사보도] "바선생 잡아드립니다" 인터뷰 중에 잡으러 가자 그래서 같이 다녀온 썰 https://tv.naver.com/v/27408815
사회
이지수F
바퀴 잡으러 다니는 스물네 살‥그의 사연은?
바퀴 잡으러 다니는 스물네 살‥그의 사연은?
입력 2022-06-19 08:52 |
수정 2022-06-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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