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정치
기자이미지 최유찬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입력 2022-08-12 15:04 | 수정 2022-08-12 15:17
재생목록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이번 주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한에도 연일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특히 평안북도 곽산지역에는 하루에 35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는 등 평양과 평안도, 황해도를 중심으로 7일과 8일에 걸쳐 200mm가 넘는 비가 집중됐습니다.

    북한도 이번 호우의 특징이 일부 지역에 폭우가 집중되고, 또 강수량의 지역적 차이가 상당히 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비가 집중된 황해도와 평안도는 최대 곡창지대여서 북한 당국이 또다시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식량난이 최악인 상황에서 벼가 이삭을 패는 시기에 농경지 침수가 잇따르면서 수확량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방송에서는 비 피해복구와 예방사업 총력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단순한 피해복구에 그칠 게 아니라 사회기반시설 등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과 체계적인 관리에 나설 것을 부각하고 있고, 노동당과 정부가 중심이 돼 부문별로 피해 예방 대책을 세우고 직접 지원에 나설 것도 강조합니다.

    북한은 강하천 주변으로 홍수 예방 시설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산림 훼손도 심각해 비만 오면 큰 피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시대 들어 땜질식 처방이 아닌 전면적인 혁신과 변화를 주문하면서 피해 발생 시에도 체계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는 등 재난 대응 방식에서 큰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 도로, 농경지 곳곳 '침수'

    평안북도 정주시에서는 7일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200mm의 비가 집중됐는데, 특히 4시부터 8시 사이에만 168.4mm의 비가 집중됐습니다. 지난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지난 8일 1시간 동안 136.5㎜ 비가 내리는 등 짧은 시간에 폭우가 집중된 것과 비슷합니다.

    누적 평균강수량을 보면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북한에서는 평안남도가 192mm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평안북도 160mm, 황해북도 111mm 등의 순으로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북한방송에서는 이들 지역의 비 피해 모습을 잇따라 공개했는데,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심지어 논이 움푹 파이면서 물길이 생겨 흙탕물이 흘러내리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농작물은 꺾이고 쓰러진 모습도 보였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 "농작물 보호 최중대사"

    이번 집중호우에서 북한이 가장 신경을 쓴 대책은 농경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번 비가 집중된 곳이 바로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재 벼가 이삭을 패는 시기이다 보니 벼가 물에 완전히 잠겨 30분이 지나면 알곡 생산량이 한 정보당 5-10% 감소한다고 큰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각 농촌 마을마다 침수된 농경지에서 물을 빨리 빼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논과 밭 둘레에 배수로 치기를 넓고 깊게 해서 비가 내리는 족족 쭉쭉 빠질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또 고지대에서 흘러들어오는 흙탕물로 배수로가 막히지 않도록 배수로 정비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지난 6월 장마로 수해를 입었던 농장들은 그사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추가 피해가 없도록 예방사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신문도 "농작물을 보호하는 게 국가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중대사"라면서 "지금의 이 재해성기후가 사회주의 전야를 수시로 위협하고 농작물 생육에도 지장을 주고 있지만, 이런 엄혹한 시기일수록 투쟁 정신을 더욱 높이 발휘해 알곡 생산 계획을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주민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 당과 정부 중심, 분야별 체계적 대응 강조

    북한은 자연재해 발생시 노동당과 정권 차원에서 직접 각 분야별 피해 대책과 예방사업 등을 진두지휘하며 비교적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정권 차원에서는 국가비상재해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조직별로 업무를 하달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기상수문국도 날씨 상황과 예보, 전망 등을 방송을 통해 수시로 주민들에게 전파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실제 작년 장마 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수시로 기상수문국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보고받았고, 지난 6월 장마 때는 김덕훈 내각 총리가 국가비상재해위원회와 기상수문국을 방문해 수해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지역별 강수량과 피해막이 정형을 실시간으로 장악하고 필요한 대책을 신속히 정확히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큰물 피해를 심하게 받을 수 있는 부문은 농업부문, 석탄공업, 전력공업, 철도운수를 비롯한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도 장마철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실속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력은 전력공업성, 영농물자는 화학공업성, 농기계부속품은 기계공업성, 전반적인 농촌 지원은 농업성, 철길 등 정비는 철도성 등 관계 부처들이 분야별 피해복구와 예방사업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2년 전 직접 차를 몰고 발빠르게 수해 현장을 찾는 등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자연스럽게 조직 전체가 좀 더 능동적이고 신속한 재난 대응 시스템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갑문사업소, 발전소 등 기반 시설 점검

    실제 이번 홍수에도 북한방송에서는 농촌뿐 아니라 다양한 기반 시설 점검에 발 빠르게 나서는 모습을 집중 조명했는데요, 북한 대동강 유역에 홍수조절과 농업용수 공급, 선박 운행 등을 위해 설치한 미림갑문사업소에서는 실시간 수위 감수체계를 유지하고 여러 설비에서 자그마한 허점도 나타나지 않도록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 중소형 수력발전소들도 비상근무에 들어갔습니다. 과거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 발전소 구조물이 붕괴되기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함주군 군중소형발전소에서는 함흥수리동력대학 연구사들과 협동 작업을 통해 물이 넘어갈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턱이나 구조물, 즉 무넘이구조를 도입해 새롭게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중점 사업으로 공사가 진행 중인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등도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김덕훈 내각 총리가 지난 9일 직접 건설 현장을 시찰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집중 관리에 나섰습니다.

    ##촘촘한 노동당 조직 총가동

    노동당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북한에서는 당 조직이 최상층부부터 모든 기관, 군대, 직장, 거주지, 학교 할 것 없이 체계적이고 촘촘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실제 홍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이런 노동당 조직들이 상부 조직의 지시를 받아 직접 일선 현장에 나가 작업을 지휘하고, 필요한 자재들을 지원합니다. 또 선전선동을 통해 주민들의 작업 열의를 북돋는 역할도 도맡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홍수 피해를 입은 평양에서는 평양시당위원회가, 황해도 지역에는 황해남도, 황해북도 도당위원회가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평양시당위원회에서는 농작물들의 후반기 생육을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한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준비 등 실무적인 사업뿐 아니라 사상동원사업도 적극 진행하고 있고, 황해북도 당위원회에서는 각 농장에 방송선전차를 보내 선전선동 역량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민군도 총출동

    재해 발생시 발빠른 피해복구에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건 역시 인민군입니다. 이재민 구조와 지원부터 주택 복구 사업에도 인민군이 투입됩니다. 실제 지난 2020년 극심한 수해에 황해북도 대청리 일대에 주택 179동이 무너지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군대 동원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평양 핫라인] 북한도 물난리 "체계적 대응" 강조
    [김정은동정]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일대 홍수상황 점검 / 2020년 8월
    "인민군대에서 필요한 역량을 편성하여 긴급이동 전개시키며 군내인민들과 함께 파괴된 살림집과 도로, 지대정리사업을 선행할데 대하여 지시하셨습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 달라진 시스템 정치를 통해 재난재해 대비에 힘을 쏟고는 있지만 부족한 재원으로 여전히 홍수 예방 시설은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도 노후화돼있다 보니 자연재해만 발생하면 그 여파가 심각한 경제난으로 이어지는 현실은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김정은식 위기대응 시스템은 좀 더 체계적인 방식으로 모양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