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김건희 여사 일정, 직전 영부인과 비교해보니‥](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2/09/03/k220903-15_1.jpg)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조용한 내조'를 내세우며,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역할도 축소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김 여사도 작년 12월 기자회견을 통해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즉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최소화할 것이기 때문에 보좌하는 조직을 별도로 두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제2부속실을 없앤다고 하더니, 영부인 일정은 더 많은 것 같다"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말 대통령 취임 이후 영부인의 활동이 줄었는지, 제2부속실 폐지 결정이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흐름인지〈알고보니〉가 국내외 사례를 확인해 분석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과거보다 영부인 일정 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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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정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한 국립현충원을 참배입니다. 이어 김 여사는 취임식에 참석하고 다음 날에는 용산 집무실로 첫 출근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배웅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취임 후 약 한 달 동안 김건희 여사는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동반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주말에 전통시장과 백화점을 방문하고(5월 14일), 방한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하는 등(5월 21일) 영부인으로서 일반적인 공식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이를 두고 '세 걸음 뒤 조용한 내조'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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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김건희 여사의 단독 일정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사적 수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공식적인 수행이나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방법을 알려달라"라고 반박했습니다. 해명을 위한 말이었지만 이는 한편으로,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활동에 비해 대통령실의 공식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시인한 발언이기도 합니다.
김건희 여사와 같은 기준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의 초반 110일 동안의 일정을 집계한 결과 총 30개였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일정이 조금 더 많았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국제회의 참석, 또 재해로 인한 대민 봉사 등 두 여사가 보여준 일정의 성격은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의 약속과 취임 초기와 달리, 김건희 여사의 지난 110일 동안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행보는 이전 영부인 수준 이상으로 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부인 일정 과거엔 투명하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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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의 '영부인 소식'란
반면 현재 용산 대통령실 홈페이지에는 김건희 여사의 공식적인 소개란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의 일정과 소식도 국가기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되기 보다는 언론의 취재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거나, 심지어 팬카페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3일, 김대기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대통령실 직원 400명 넘는다”라며 김 여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제2부속실 설치' 대신 관저팀을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T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제2부속실은 영부인으로서 고유 업무나 일정 요청 등이 오면 일정을 검토하고 메시지 요청이 오면 메시지를 검토하는 공식 비서실인 반면, 대통령 내외가 거주하는 관저에서 식사와 청소, 세탁 등 일종의 살림을 하는 팀이 관저팀"이라며 "성격도 다르고 하는 역할도 다르다"고 제2부속실의 공식적인 일정과 공적 메시지 관리 기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제2부속실은 폐지했지만, 영부인으로서 김 여사의 공개 일정은 오히려 더 늘어 이른바 '조용한 내조'가 지겨켰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영부인을 보좌하고 메시지를 관리할 전문 조직이 없다보니 대통령 배우자의 공식 일정이 바로 공개되거나 공식 기록으로 남겨지지 않고, 심지어 대통령 집무실 사진 등이 사적 경로를 통해 공개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언론에 공개된 일정 외에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일정은 더 많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서울경찰청에서 생산한 공공기록물 목록을 확인한 결과, ‘여사님 주요행사 관련 근무인원 동원보고’라는 문건이 지난 5월 10일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 동안 25개가 검색됩니다. ‘여사님’은 통상 영부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부인 관련 행사의 경찰 동원을 기록한 보고서로, 정보공개법상 원문은 비공개지만, 적어도 25번 이상 경찰이 동원된 영부인의 외부 행사가 있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의 생성일을 보면 상당수가 김건희 여사의 공개 일정이 없는 날인 것으로 돼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같은 기간 동안 올라온 '여사님 문건'은 9개였습니다. 다만 문건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이상, 경찰 동원 횟수와 보고서 생성일 정보만으로 "현재 영부인이 과거보다 비공개 일정이 더 많았다"라고 단정 짓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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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110일 동안 서울경찰청의 '여사님 문건'
우리나라의 제2부속실 같은 영부인 보좌 조직을 없애는 게 국제적으로 일반적인지도 확인해봤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대통령 배우자를 위한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배우자의 지위와 업무에 관한 세부 규정도 제정했습니다. 프랑스의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홈페이지에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를 소개하는 별도의 코너가 마련돼있고, 그의 출생과 직업, 공적 활동과 의무 등이 소개돼 있습니다. 또한 브리지트 여사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도 안내돼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대통령만 소개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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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엘리제궁 홈페이지의 영부인 관련 별도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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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구성: 박호수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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