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남산 촬영 명소인데‥대통령 관저 찍으면 처벌?](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2/10/29/R01.jpg)
취재진 촬영 제재하는 경찰 경비단
“101 경비단입니다. 방송 촬영은 허가를 받고 오셨습니까?”
대통령 관저의 경비를 맡고 있는 요원들입니다. 얼마전부터 이들은 남산 전망대에서 언론과 시민들의 촬영을 제재하고 있습니다. 직선거리로 약 2.7킬로미터 떨어진 새 대통령 관저의 보안과 경호를 위해서입니다. 지난 8월 말 새 대통령 관저(구 외교부장관 공관)는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관저를 군사시설로 지정해, 이에 대한 촬영을 제한하고 있는 겁니다.
'촬영시 처벌' 근거는?
경비 요원은 <알고보니> 팀에게 “관저 방향으로 촬영을 해서 방송에 나가는 것은 부적합하다”면서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반 시민들의 기념사진 촬영도 마찬가지로 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군사시설보호법.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의 약칭입니다. 국방부는 지난 8월 31일 국방부 고시를 통해 대통령의 새 관저 주변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제한보호구역은 ‘군사작전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역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의 보호 또는 지역주민의 안전이 요구되는 구역’입니다. 즉 대통령의 새 관저를 군사시설로 지정해 경계를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청와대에 있던 대통령 관저도 마찬가지로 제한보호구역으로 설정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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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주변 제한보호구역 지정 (지난 8월 국방부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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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조항
'촬영'이라고 다 같은 촬영이 아닙니다. 주변 경치를 찍다가 의도치 않게 관저가 담길 수 있고, 설사 관저를 겨냥해서 찍었다 해도 멀리 떨어져 식별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은 “어디가 관저인지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경비 요원들이 감시하고 있는 상황을 불편해했습니다.
경찰은 “시민들의 일반적인 촬영은 막지 않는다”면서, “관저 방향으로 확대해서 촬영하는 경우 제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일반적인 '인증샷'과 풍경 사진은 제재하지 않는데, 관저를 '당겨 찍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망대는 원래부터 사진 촬영 명소이고, 관저는 잘 보이지도 않는데 전면적으로 촬영을 금지하는 건 과도한 통제일 수 있습니다.
SNS·블로그에 관저 사진 올리면?
하지만 또 의문이 생깁니다. 현장에서 일반적인 풍경 사진을 찍더라도 뒤늦게 관저를 확대해서 블로그나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올리면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군사시설보호법 9조는 제1항 제4호는 군사시설의 촬영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문서나 도서 등의 '발간·복제'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경호처에 물어봤더니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한 촬영은 금지 또는 제한 되며 이를 발간, 복제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관련법 조항을 그대로 인용을 한 것인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5년 전엔 대통령 관저 촬영 허용
과거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에도 접근 제한 규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계를 완화하는 추세였습니다. 대통령이 거주하고 업무를 보던 청와대는 1968년 김신조 등 무장간첩이 침투한 1.21사태 이후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청와대 개방은 노태우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걸며 시작됐습니다. 초기 소규모 인원에게 청와대를 개방했고, 이후 여러 정권을 거치며 청와대 관람객이 연 수십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 등산로를 제한적으로 개방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관람 범위를 녹지원까지 확대해 시민들이 방문할 수 있는 지역을 넓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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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일대 군사시설보호구역 조정(국방부 2008년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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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에서 청와대 관저 촬영 전면 허용 (2017년 6월)
해외 선진국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자국 정상 관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백악관은 대통령이 거주하는 중앙 관저를 철제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어 밖에서 쉽게 안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다우닝가 10번지’로 알려진 영국 총리 관저는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쉽게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높아 기자들의 인터뷰와 시민들의 시위 등 다양한 활동이 관저 입구 앞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도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접근성이 용이합니다. 관저 일대가 관광상품화가 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촬영이 자유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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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이 거주하는 백악관 중앙관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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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닝가 10번지'로 알려진 영국 총리의 관저
남북 대립 특수성.. 소통과 보안 절충해야
물론 우리에게는 남북 대치 상황이라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대통령 경호와 관련해 우리와 외국을 단순히 비교할 수 없다는 반박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미 5년 전 청와대와 관저에 대한 촬영이 대폭 허용됐었고, 윤석열 대통령도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언제까지 국민의 세금을 들여 경비 인력을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오가는 남산의 사진 명소에 상주하게 해야할까요. 소통과 보안 사이 절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 구성: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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