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사회
기자이미지 임명찬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입력 2023-09-16 08:00 | 수정 2023-09-16 08:09
재생목록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지난 2007년 서울 송파구에서 일어난 도박 빚 살인사건의 범인이 내년이면 형기를 마치고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하지만 수년간 지명수배 1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공범 박종윤은 범행 직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16년째 행방이 묘연한 상황입니다.

    엠빅뉴스는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백승진 경감을 만나 범행을 전후한 박종윤의 행적에 대해 추적해 봤습니다.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 현장검증 #

    이불로 감싼 사람 모양의 마네킹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인적이 드문 야산으로 이동해 땅에 묻는 남성.

    성인 남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피의자 남궁00 씨입니다.

    남궁 씨에게는 공범이 한 명 있습니다.

    수년째 지명수배 1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박종윤입니다.

    이들의 악연은 지난 2007년 서울 송파구의 한 도박장에서 시작합니다.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 살인 제안 #

    남궁 씨는 의료기기 수입업체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도박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하고 도박판을 전전하던 중 택시 운전을 하던 박종윤을 만나게 됩니다.

    2007년 당시 남궁 씨는 32살, 박종윤은 47살로 15살 차이나 났지만, 도박을 매개로 급격히 가까워졌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강원도 정선 카지노 등을 다니며 신뢰관계를 차곡차곡 쌓아 갔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도박판에서 서로 만난 거예요. 게임장 갔더니 자기랑 성향에 맞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베팅하는 방법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유난히 날씨가 흐리던 12월 11일, 남궁씨는 박종윤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평소 도박장으로 이용하던 송파구의 한 반지하 방으로 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현장에 도착한 남궁 씨가 목격한 건 성인 남성의 시체.

    이 남성은 강동구 유흥가를 주름잡던 사채업자 김 모 씨의 보디가드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종윤은 남궁 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보디가드를 자신이 해치웠으니 사채업자 김 씨를 살해하고 돈을 빼앗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그때 벤츠를 타고 다녔는데 (사채업자) 김 모 씨라는 사람이… (사람들이 김 씨) 벤츠에서 1억 원도 봤다. 2억 원도 봤다는 소문들이 많아서…"


    당시 박종윤과 남궁 씨는 각각 수억 원과 수천만 원 상당의 도박 빚 독촉에 시달리는 상태였습니다.

    남궁 씨는 박종윤의 검은 거래를 받아들여 사채업자 김 씨를 살해하기로 공모합니다.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 실행 #

    박종윤과 남궁 씨는 '큰 판이 있다'며 사채업자 김 씨를 박종윤의 집으로 불러냈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선수들 많이 모였다. 와서 게임해도 되고 아니면 꽁지해도(돈 빌려줘도) 돈 벌 수 있다. 와라 그러니까 이제 (사채업자)김xx이가 (보디가드)오xx도 없는데 간 거죠."


    김 씨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무차별적인 폭행이 시작됐고, 김 씨의 지갑에서 현금 30만 원을 빼앗았습니다.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계좌를 확인해 봤지만 잔액이 거의 없었고, 수억 원의 현금다발이 있다던 김 씨의 차 트렁크도 텅 비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자기 돈을 가지고 꽁지(도박장 사채업) 하는 사람은 없어요. 자기 돈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전주는 따로 있고 거기서 자기도 돈을 빌려서 (도박꾼에게 빌려줬던 거지)"


    박종윤 일당은 쓰러진 김 씨를 차 트렁크에 감금한 채 방치했고 결국, 김 씨는 숨졌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때려서 기절시켜 목을 졸랐는데 (현장에서)죽었겠죠. 이미 (박종윤 집에서) 사망했겠죠."


    다음날 새벽 박종윤 일당은 승합차를 빌려 시신을 묻을 장소를 찾기 시작합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살해 이후에 처음에는 남양주 일대에 사체를 파묻으려고 했는데 결국은 적당한 장소를 못 찾아요."


    결국, 범행 3일 만인 14일 저녁 이들은 인적이 드문 영월 국도 변 야산에 피해자들의 시신을 묻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우리 옛날에 정선 카지노 가다 보니까 영월 국도 변에 한적하더라. 우리 거기다가 우리 시신을 파묻자"


    그렇게 이 사건은 박종윤과 남궁 씨 둘만의 비밀로 남은 채 세상에서 잊히는 듯했습니다.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 백골 시신 발견 #

    2년 뒤인 2009년 9월, 정선의 한 야산에서 제초작업을 하던 주민이 백골이 된 시신 두 구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점퍼 소맷자락이 포장용 끈으로 묶여 있는 등 범죄에 연루된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핸드폰 충전 줄 그걸로 팔다리가 다 거꾸로 묶여 있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해서 유기를 했는데 이거는 직감적으로 살인 사건이라고 생각을 한 거죠."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 시신의 주인은 2년 전 사라진 사채업자 김 씨와 보디가드 오 씨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고 곧 박종윤과 남궁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오xx라는 사람이 박종윤 전화를 받고 어디론가 갔는데 혼자서 근데 그 이후로 오xx 핸드폰이 꺼졌으니까…보통 사건을 하다 보면 마지막 통화자가 제일 유력한 경우가 많아요."


    피해자들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들이 박종윤과 남궁 씨라는 통신기록도 확보했습니다.

    이때부터 박종윤 일당을 검거하기 위해 2개월에 걸친 잠복이 시작됐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남궁xx이는 직장도 잘 다니고 다 확인이 돼요. 그런데 박종윤이라는 사람이 안 보이는 거예요. 통화 내역도 뽑아보고 금융계좌도 까보고 아이디 인터넷 수사도 해보고 다 해봤는데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아무 흔적이 없어요."


    결국,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은 남궁 씨를 먼저 체포하게 됩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체포 하겠다'라고 얘기를 하고 수갑을 채웠는데도 이 친구(남궁xx)는 반항도 하지 않고…차에 탔는데 손을 떨더라고요. (이때 범인이) 맞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 범인과의 심리전 #

    조사 과정에서 남궁씨의 진술은 오락가락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보디가드 오 씨를 유인하고 박종윤이 살해했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박종윤 혼자 살해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사채업자 김 씨의 살해 혐의에 대해서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사채업자)김xx, (보디가드) 오xx를 아느냐부터 해서 이제 얼굴이 좀 변하기 시작하죠. (그런데) '몰라요 나는 몰라요 아는 게 없어요'라고 계속 하고…(시신 유기 장소인) 강원도 영월에 간 사실이 있느냐 하니까 '없다'고 말하고…"


    경찰과 남궁 씨의 팽팽한 심리전.

    하지만 경찰이 내민 증거에 결국, 남궁씨는 무너졌습니다.

    피해자들이 살해되기 전 마지막 통화를 한 게 박종윤과 남궁 씨이고, 이후 이들이 같은 장소에 있다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 신호만 갑자기 끊겼다는 것.

    특히 피해자들의 시신 암매장 현장 인근에서 박종윤과 남궁씨가 3통의 전화를 주고받은 기록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왜 너희가 이 사람들이 유기된 장소에서 둘이 전화를 주고받았을까(물어보니) 설명을 못하고…이게 결국은 거짓말하는 사람은 한계에 부딪혀요. 새벽에 죽였다는 시인을 받게 된 거죠."


    남궁 씨 진술로 재구성한 당시 박종윤과의 통화 내용입니다.

    첫 번째 통화에서 박종윤이 "땅을 얼마나 팠냐?"고 묻자, 남궁씨는 "땅이 얼어서 잘 파지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남궁씨가 "형님 땅 다 팠어요. 오세요"라고 말합니다.

    이후 박종윤이 현장을 확인한 뒤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직접 땅을 파기 시작했고, 마지막 통화에서 박종윤은 "땅 다 팠으니 얼른 와"라고 말합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12월인데 (땅이) 다 얼었죠. 그 당시만 해도 추울 때니까 영월 쪽은…처음에는 남궁xx이가 땅을 파고 박종윤은 봉고차에 사체를 싣고 계속 왔다 갔다. 망을 본다고 그러나요. 의심을 안 받게 움직였고…"


    그런데 남궁 씨의 자백에도 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 사라진 박종윤의 행방은? #

    범행 일주일 뒤인 2007년 12월 18일 박종윤과 남궁 씨는 사체 유기 현장을 다시 찾습니다.

    그런데 수상한 점은 둘이 같이 간 현장에서 박종윤의 휴대전화 신호만 갑자기 꺼졌다는 것.

    이후 박종윤의 휴대전화는 영영 켜지지 않습니다.

    마치 박종윤과 남궁씨에 의해 살해당한 피해자들처럼 말입니다.

    때문에 당시 수사팀은 남궁씨가 공범인 박종윤을 살해했을 가능성까지 모두 열어두고 수사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끈질긴 추궁에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다는 남궁 씨.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끝까지 자기(남궁xx)는 부인을 해요. '(박종윤을)살해하지 않았다'라고 부인을 하고 뭔가 말할 듯한 뉘앙스는 있었는데…"


    하지만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가 오면서부터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송치 이틀, 삼일 남겨놓고서 변호사가 선임됐는데 그 이후부터 묵비권을 행사하고 더 이상 수사를 할 수가 없었어요. 박종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함구. 조금 그때부터 비협조적으로 나와요 이 친구가…"
    [이거 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 절대 못 잡는 이유 있었다?!
    사채업자 김 씨에 대한 살인과 사체 유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서 15년형이 확정된 남궁 씨는 형기를 마치고 내년 말이면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남궁씨와 함께 범행 현장을 다시 찾은 이후 사라져버린 박종윤은 수년째 지명수배 1번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왜 박종윤이 핸드폰이 거기서 꺼졌는지 그거에 대한 거는 사실 저희가 해결을 했었어야 됐는데 여러 가지 해결을 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자]
    "그러면 박종윤이 지금 살아있다고 보세요?"

    [백승진 경감/당시 수사형사]
    "저는 없다고 봐요. 저는 살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봐요."


    ▶[엠빅뉴스] [이거실화야?] 지명수배 1번 박종윤을 절대 못 잡는 이유?!
    https://https://imnews.imbc.com/original/mbig/6525231_29041.html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