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피소드] 최고 성적 거두고도 '임금체불'로 회장 사퇴한 사격연맹](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4/08/31/p240831-14_1.jpg)
한국 사격, 역대 최고 성적 거두고도 '혼란'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대한민국 사격 선수단은 금의환향 했습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한 2012 런던 올림픽의 성과를 넘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사격계는 선수들이 피땀 흘려 일궈낸 값진 성과를 만끽해야 할 순간에 오히려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파리 올림픽 일정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6일 신명주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신명주 전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경기도 용인에서 운영하던 종합병원 ‘명주병원’에서 임금 체불 사태가 벌어진 탓이었습니다.
사퇴 의사를 밝히기 불과 나흘 전까지만 하더라도, 언론들은 신 전 회장을 한국 사격의 ‘르네상스’를 이끌 ‘구원투수’로 묘사했습니다. 사격연맹은 값진 성과를 거두기 직전, 수장을 오랫동안 찾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년 넘게 대한사격연맹 회장사를 맡아 왔던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회장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사격연맹은 반년 넘게 수장 공백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지난 6월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을 지낸 신명주 명주병원장이 새 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해 새 사격연맹 회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지난달 초 파리 올림픽 사격대표팀 출정식과 함께 이뤄진 사격연맹 회장 취임식에서 신명주 전 회장은 “사격연맹 회장직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신 전 회장은 “유기적인 소통 체계를 구축해 모두가 함께하는 연맹을 만들겠다.”, “사격 연맹의 안정을 위해 재정 자립의 길을 열겠다”며 당찬 포부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취임한 지 막 한 달이 됐을 무렵, 개인적 사유로 스스로 물러나게 되면서 ‘공염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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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경영상 어려움으로 지난해부터 임금 체불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명주병원은 한 때 직원이 650명에 달하던 대형 종합병원입니다. 한 명주병원 관계자는 “신 전 회장이 자신의 병원이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수월하게 기능하는 꿈을 꿨다”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지난 2022년 6월 신 전 회장은 명주병원을 23개 진료과, 18개 특성화센터 규모로 빠르게 확장시켰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신 전 회장은 병원 건물을 추가로 세우기 위해 명주병원 주변에 땅을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외형에 비해 내실은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명주병원 관계자는 “명주병원은 개원 이후 월 기준으로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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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명주병원
신명주, 직원 임금 체불하고도 기이한 행보
병원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관리자들은 ‘병원은 순항 중’이라며 상황을 숨기기 급급했습니다. 신 전 회장은 지난 6월 직원 전체 공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재정 안정화를 위한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고 병원 상황을 긍정적으로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신명주 전 회장이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속은 여러 차례 깨졌습니다. 지급되지 않은 임금 탓에 직원들의 신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지만, 심지어 신 전 회장은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프랑스에 체류 중인 신 전 회장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급여 지급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지연된다”고 알리며 또 한 번 직원들과의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해당 메시지를 받은 직후, 명주병원 직원들은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선장이 배를 비우고 한가하게 외유성 출장을 떠나는 게 맞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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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취재 들어가자, 신명주, 돌연 '회장직 사퇴'
신 전 회장은 1년 넘게 직원 월급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법인 ‘바른파트너스’에는 수억 원대 병원 임대료를 꼬박꼬박 지불했습니다. 취재 결과, 명주병원은 올해 5월과 6월에는 3억 3천만 원을, 7월에는 4억 4천만 원을 바른 파트너스에 임대료 명목으로 지불한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신 씨는 “바른파트너스에서 발생한 수익을 개인적으로 가져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임대료로는 월 1억 5천만 원 정도로 지급됐다며 3~4억 원으로 표시된 세금 계산서와 실제 임대료는 다르다”고도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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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 21일에는 해당 사태에 책임지고 31명의 대한사격연맹 이사 전원이 사퇴를 결의했습니다. ‘신명주 전 회장의 부임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이사진이 책임을 통감하며 내린 결단’이라는 설명입니다.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사격연맹은 결국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게 됐습니다. 신 전 회장이 약속한 출연금 일부를 활용해 지급하려 했던 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금은 기약이 사라졌습니다.
노동부·검찰, 수사 착수‥신명주 전 회장은 '묵묵부답'
고용노동부는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한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또, 노동부는 직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신명주 전 회장 측에 밀린 임금에 대한 해결책과 자산 청산 계획 등을 묻는 공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체불 액수와 인원 등 규모가 상당한 이유로 사안에 대해 엄중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신 전 회장과 관련해 접수된 임금 체불 신고 건수만 400여 건에 육박합니다. 이와 별개로 검찰에는 임금 체불로 혐의로 신 전 회장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습니다. 다만, 수사당국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의 권리구제를 고려해야 하는 탓에 수사 속도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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