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M] 트럼프가 쏘아 올린 명사십리 해안가 단상](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07/09/newsin_250709_1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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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엔 콘도를 지을 해안가가 많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지난 1월 20일, 북한엔 해안가가 많다며 북한이 아주 많은 콘도를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광 개발에 관심이 있는 듯한 뉘앙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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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정말 북한 관광지 개발에 관심이 있는 걸까요? 대화 채널마저 끊겼다는데 관심이 있는 게 사실이라 해도 미국이 북한에 투자하고 관광하는 그런 상황이 가능은 할까요?
10년 넘게 공들인 김정은 정권 숙원사업
북한이 이 일대 해안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건 2014년 6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서였습니다. 2018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단기간 내 완공을 목표로 제시하며 본격 개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대북제재와 코로나 여파로 건설은 하염없이 미뤄졌습니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잊혀지는 듯했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는 올해 초 다시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해안가 언급으로 가장 조명을 받은 곳이 바로 이곳 원산갈마 해안지구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마무리 작업에 열을 올리는 듯하더니 결국 지난달 말(6월 24일) 준공식을 했습니다. 처음 계획이 발표된 지 10년이 넘게 걸린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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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이곳을 인근 마식령 스키장과 조금 남쪽에 있는 금강산과 연계하는 종합 관광타운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이어지는 고속도로도 건설돼있는 상태이고, 2015년엔 군사공항이던 갈마비행장을 국제비행장으로 개건하기도 했습니다. 원산은 원래 유명한 항구도시인 만큼 육해공 모든 통로로 연결된다는 지리적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러시아 대사만 특별초청
떠들썩했던 준공식에서 국내 언론이 가장 관심을 보인 포인트는 리설주가 든 가방이었습니다. 고가의 해외 명품으로 보인다는 것이었죠. 물론 사치품은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하는 만큼 눈여겨볼 만한 지점일 수는 있겠습니다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포인트도 많았습니다.
특별초청한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를 김정은 위원장이 환대하던 모습도 그중 하나입니다. 혈맹이라 불리는 중국 대사는 보이지 않는데 콕 집어 러시아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을 준공식에 특별초청하고는 부인과 딸을 대동해 인사하고 안내도 하면서 각별하게 환대한 겁니다.
"수많은 외국의 벗들이 즐겨 찾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부분에서 북한의 속내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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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 양국은 정치 군사적인 협력뿐 아니라 문화 관광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전에 없이 끈끈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당분간 다수의 러시아 관광객이 이곳을 찾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지난달 말에는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문화성 대표단이 평양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6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해 북러 사이에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지 1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북한 문화성의 초청으로 이뤄진 방북이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들의 방북을 대서특필했고 다양한 환영행사가 열렸는데 북한 예술인들의 환영 공연에선 주목할 만한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딸 주애와 함께 이 공연을 관람했는데 무대 배경화면에서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참가한 북한군의 모습이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북한 군인의 피 묻은 노트와 북한군의 주요 전투장면이 이어졌고 김 위원장이 송환된 전사자의 유해가 담긴 관을 어루만지는 모습도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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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여 전에야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던 북한이 러시아 현지에서 촬영된 북한군의 모습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건 이날이 처음입니다. 주민들에게 러시아 파병의 의미를 부각하고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이란 공습과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북한은 러시아와의 연대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것을 강력하게 천명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러시아 관광객만으론 객실수 2만 개에 달하는 이 대형 리조트가 운영되기 어렵다고 진단합니다. 초기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어느 정도 메울 수 있겠지만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거죠. 중국 관광객 또한 잠재적인 고객으로 분석되지만 그 또한 수요가 그리 많지는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북한도 결국에는 일본이나 우리나라 관광객을 받는 걸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미국과의 협력 또는 대화가 필요하고 먼저 해결돼야 할 정치적인 문제 또한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가 이미 북한 해안가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던 만큼 이런 분석이 전혀 허황된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의 준공이 북미 간 대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 사람들조차 그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트럼프는 시간이 없다?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트럼프의 독특한 성정입니다. 틀을 깨는 리더십과 목표 관철을 위해서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성격의 트럼프가 여기에 꽂히면 불가능은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갑자기 만나서 투자와 교류를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거리낌이 없는 사이가 아닙니다. '하노이 노딜'의 치욕을 겪었던 김정은은 이제 당시 수준의 제안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거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유인책이 미국에겐 그리 많지 않습니다.
관광이든 투자든 결국 정치적으로 얽힌 문제를 먼저 풀어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교류에 앞서 두 나라 사이 관계의 정립이 필요하고 정상성이 회복돼야 논의를 시작할 수 있겠죠.
그런데 북한은 비핵화를 운운하거나 관련 조건이 전제된 논의는 응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한 상태입니다.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하고 핵보유국 대 핵보유국으로서 핵 군비 통제 위협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협상을 한다면 일정 부문 용의가 있다는 정도가 북한이 갖고 있는 기본 원칙입니다.
한 전문가는 미국이 물밑으로 아름아름 친서를 보내는 것에 북한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 거라고 분석합니다. 공개적으로 정책이 전환됐음을 천명하고 그런 메시지를 보내야만 북한이 일단 만나보는 정도의 접촉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관측합니다.
그런데 임기가 있는 트럼프가 조속한 시일 안에 그 모든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투자 유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이런 문제가 속전속결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에 결국 트럼프의 최대 약점은 시간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북한은 원산갈마지구에 이어 여러 지역에 각이한 유형의 대규모 관광문화지구를 건설하는 계획을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9차 당대회에서 확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명사십리 앞바다와 그 밖에 또 건설될 관광시설에는 과연 누가 가게 될까요?
《뉴스인사이트팀 김필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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