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M]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리는 소녀‥위험천만 SNS 챌린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10/23/joo251023_1_1.jpg)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린다'
'지하철 지붕 위를 달려?'
무슨 말인가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지하철이나 기차 지붕 위는 당연히 사람이 타는 공간은 아니니까요. 유튜브 등에서 소개되곤 하는 인도나 방글라데시 일부 지역의 열차들이 지붕 위에도 승객을 가득 태우고 가는 모습을 연상하는 분도 있긴 하겠지만요.
그런데 이렇게 열차의 지붕 위를 그것도 청소년들이 달리고 뛰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뉴욕의 지하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사진으로 올린 것처럼 기차의 객차 지붕 위에 올라가 있고 줄지어 서서 심지어 뛰기도 합니다. 저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지붕 위에서 균형을 잡아야 서니 저걸 파도 위에서 타는 것과 같다고 해서 '지하철 서핑' 즉 subway surfing 혹은 train surfing이라 부릅니다. 뉴욕의 맨해튼이나 브루클린 등의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SNS에 영상들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절대로 따라할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인싸M]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리는 소녀‥위험천만 SNS 챌린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10/23/joo251023_3.jpg)
SNS에 올라온 지하철서핑 영상 [X-@ayeejuju]
![[인싸M]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리는 소녀‥위험천만 SNS 챌린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10/23/joo251023_2.jpg)
SNS에 올라온 지하철서핑 영상 [X-@aykiricomtr]
10대 소녀 2명의 죽음‥지하철 서핑의 참극
상상도 하면 안 될 일이지만 저렇게 위험한 지하철 타기를 하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에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10대 소녀 2명이 현지시간 지난 4일 숨진 겁니다. 불과 12살과 13살 난 소녀 2명으로 뉴욕 브루클린의 지하철에서 떨어져 숨졌습니다. 숨진 소녀들도 객차 위, 선로에서 지하철 서핑을 했고 사고 전에도 그런 영상들을 SNS에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주요언론들도 다 이 비극에 주목했고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후보도 "비극적인 사건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 사건은 지하철 서핑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성명을 냈습니다.
![[인싸M]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리는 소녀‥위험천만 SNS 챌린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10/23/joo251023_4.jpg)
숨진 소녀와 사고가 난 지하철역
올해도 이 소녀들 외에도 7월에도 15살 소년이 숨지는 등 올해에만 현재까지 5명이 숨졌습니다. 어느 정도로 이런 위험한 시도들을 하길래 희생자들이 매년 나올까요? 지하철 서핑 시도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뉴욕의 교통당국이 지난 2022년에 집계해보니 928명이나 됐다고 합니다. 3년 전 통계이니 지금은 몇 배 이상 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험한 도전의 이유‥SNS가 이유?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위험천만한 시도를 10대 청소년들이 감행하고 있을까요?
간단히 말하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X 같은 곳에 영상을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지하철 서핑을 하는 걸 찍어서 올리고 이 영상을 본 청소년들이 또 자신들도 서핑을 해서 또 올리는 것입니다. 보통 영상으론 주목 못 받으니 위험한 영상을 올리는 건데요. 마치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처럼 영상이 늘고 또 늘어난 영상만큼 보고 다시 위험한 서핑을 시도하는 10대들이 늘어나는 겁니다. 뉴욕시의 관계자가 NBC뉴스에 밝힌 것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800건 이상의 지하철서핑 영상을 적발했다고 합니다. 실제 올라왔던 영상들은 그보다는 몇 배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놀이가 된 틱톡챌린지‥패러디 게임까지
이런 위험한 놀이 영상을 올리는 것을 '틱톡 챌린지'라고 한다고 해요. 위험하지만 주목받을 수 있고 관심을 얻는 놀이로 청소년들은 생각하는 겁니다. 놀이문화처럼 되다 보니까 지하철 서핑을 소재로 한 게임 영상까지 만들어져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슈퍼마리오 게임 같은 느낌입니다.
![[인싸M]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리는 소녀‥위험천만 SNS 챌린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10/23/joo251023_5.jpg)
지하철 서핑을 패러디한 게임형식 영상
다른 방식으로 번진 '서핑'
그런데 지하철 서핑은 놀이를 넘어서 역시 비슷하게 아니 그 이상 위험한 다른 방식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탁자 위에 타고 차에 끌려가는 '업사이드 다운 테이블(Upside down table)이란 역시 위험한 챌린지도 나왔는데 역시 이것도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영상 올리기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절대 따라해선 안 되는 행동인데 이 위험천만한 시도로 희생자가 또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고등학교 주차장에서 17세 소년이 테이블 위에 올라탔다가 떨어져서 숨졌습니다. 이 때문에 차를 몰았던 청소년 2명은 과실치사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드론으로 감시하고 열차 문 닫기도 검토했지만
사고가 난 다음에 청소년들을 처벌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막아야겠죠. 그래서 미국의 행정당국이나 경찰도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지하철 위로 드론을 띄워서 지하철 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적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 객차 문을 열고 나와서 지붕 위에 오르려고 시도하는지 감시해서 발견하면 경찰이 출동해 잡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건 엄청난 인력과 경비가 드는 일입니다. 지하철 서핑자들이 많은 역을 중심으로 해볼 수는 있지만 한계가 크죠.
그래서 다음으로 검토된 건 객차의 문을 잠그는 것입니다. 뉴욕 지하철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객차의 문을 열면 밖으로 나가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객차 사이 공간은 밀폐돼 있어서 올라가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우리 지하철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뉴욕시 당국은 객차들의 문을 잠가서 못 나가게 하는 방법도 검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객차 안에서 불이 나거나 아니면 충격사건이 벌어졌을 경우엔 승객들이 옆 칸으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문이 잠겨있으면 대피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이 문 잠그기는 실행하기 어려운 대책입니다.
뉴욕시가 낸 327페이지의 고소장
그래서 뉴욕시는 대신 정말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칼을 댔습니다. 아까 말했듯 청소년들이 이런 위험천만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결국 SNS에 올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뉴욕시는 지난 8일 메타, 알파벳, 스냅, 바이트댄스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고소했습니다.
지난 2024년에도 비슷한 소송을 냈지만요. 지하철 서핑하던 소녀들의 사망사고 직후에 327페이지에 달하는 고소장을 뉴욕남부법원에 내면서 다시 고소한 겁니다. 고소장에서 뉴욕시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청소년의 심리와 신경생리학을 이용해서 중독에 빠지게 플랫폼을 설계"해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뉴욕시의 고교 남학생 77.3%, 여학생은 82.1%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화면을 하루 3시간 이상 본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수면부족에 학교결석까지 벌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뉴욕시는 결론적으로 소셜미디어를 공중보건의 위험이라고까지 선언했습니다. 청소년의 정신건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미디어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뇌발달이 아직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강박적인 사용을 유도해서 중독현상을 일으키고 그래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논지입니다.
![[인싸M] 지하철 지붕 위를 달리는 소녀‥위험천만 SNS 챌린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5/10/23/joo251023_6.jpg)
뉴욕시의 고소장 일부
영상은 계속 뜨는데‥플랫폼 기업의 책임은?
결국 이런 영상들이 번지고 청소년들에게 자동으로 띄워지는 일들을 막으라는 겁니다.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문제 있는 영상들을 내리라는 건데 잘되지 않으니 고소로 이어진 겁니다. SNS기업들은 영상들을 찾아서 내리고 있다고는 말하는데 전체 영상들 중에 일부만 삭제되고 있습니다. 청소년 전용모드 같이 검색을 제한하는 옵션도 내놓고는 있지만 이것도 피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대책도 아직 제대로 만들지 않은 소셜미디어 기업도 있는 상황입니다.
청소년들이 주목받고 싶고 그래서 주목받을 만한 영상 만들기에 나서는 건 미국만의 일은 아닙니다. 우리도 뉴욕시 등 미국 당국들의 고소의 결과를 주시하고 SNS기업들이 얼마나 책임을 느끼고 대책을 세우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인사이트팀 전봉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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