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전담재판부‥판사들은 왜? '국민'은 빠질 뻔한 재판독립 우려 [서초동M본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1/01/ljm_20260101_1.jpg)
여당 주도로 국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달 8일 열린 2025년 제2차 법관대표회의 정기회의.
사전에 발의가 돼있던 안건은 '사법제도 개선 관련 입장 표명에 관한 의안'과 '법관 인사 및 평가제도 변경에 관한 의안'이었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국민들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쏠려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법관대표회의가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입장을 낼 것인지, 낸다면 그 내용은 무엇일지였습니다.
결국 공개된 내란재판부에 대한 입장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채택됐을까요.
MBC는 이 날의 회의록을 입수해 법관대표들 사이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들여다봤습니다.
준비된 안건들에 대한 표결이 다 끝나자 법관 대표 한 명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누군가 발의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제가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취재 결과, 내란 사건 재판이 한창인 서울중앙지법의 법관 대표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오늘 언론에서도 주목을 하고 있고 우리 법원 다수의 판사님들도 의견 표명해준 사안이 있는데 누군가는 여기에 대해서 발의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제가 현장 발의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대표15판사(이하 모두 익명입니다)
그렇게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한 법관대표회의의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내란전담재판부‥판사들은 왜? '국민'은 빠질 뻔한 재판독립 우려 [서초동M본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1/01/ljm_20260101_2.jpg)
이 안건을 발의한 법관대표는 "사법개혁에 대해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금 추진되고 있는 법안은 위헌 소지가 있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현장발의 첫번째 의안은 "위헌 소지가 있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법안과 법왜곡죄 신설 법안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가 됐습니다.
다른 법관대표도 자신이 속한 법원에서 수렴한 의견을 내놓으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절대 다수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분들이 내란전담재판부 또는 내란특별재판부에 관하여는 그 구성에 외부가 관여하여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는 의견을 주셨고, 법왜곡죄의 경우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의견 주셨습니다. ‥(중략)‥ 해당 안건에 관하여 국회 다수당에서는 올해 안에 어떻게든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오늘 어떤 내용이든 의견표명이 있지 않으면 실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 대표18판사
그렇지만 내란전담재판부를 비롯한 사법개혁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한 법관대표는 제도 자체의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논의가 시작된 배경을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내란전담부설치, 법왜곡죄 신설의 위헌성, 재판의 독립성 침해 여지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이러한 법안신설이 논의된 근본적인 원인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 있고,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판결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 스스로 진지한 반성이나 대응책 마련 없이 제도신설에 반대만 하는 것은 사유가 아무리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 밖에 보이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 대표22판사
사법 불신의 계기를 짚어보는, 더욱 강도높은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 논의는 법원에서 촉발한 것입니다. 계엄 당시 대법원에서는 위헌이라는 단호한 입장 표명은 커녕, 계엄군에 사법권 이양을 논의했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 후로 1년, 내란 청산을 위해 사회 각계에서 온힘을 쏟는 동안 법원은 오히려 이를 지연 시키거나 그 앞을 막아서는 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국민에게 중계되는 재판에서는 내란범들이 마구잡이로 설치고 재판장들은 쩔쩔매는 부끄러운 모습이 비춰지고 있지요. 그간의 사정이 이러한데 단지 그 결과로 만들어진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입법 등에만 초점을 맞추어 그에만 대응한다면 이는 국민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 대표14판사
이러면서 내란 재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도 표명해야 한다는 두번째 의안도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표결 결과는 어땠을까요? 먼저,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및 법왜곡죄 신설 법안 관련 입장표명 여부-에 대해선 재석 79명 가운데 67명이 찬성했습니다.
이어서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지, 두 가지 안을 두고 또다시 투표가 이어졌습니다.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및 법왜곡죄 신설 법안에 관한 입장표명]
현장의안①
위헌 소지가 있고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법안
과 법왜곡죄 신설 법안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현장의안②
1. 전국법관대표회의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재판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우려에 대하여 엄중히 인식한다.
2. 다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비상계엄 전담재판부 설치 관련 법안과 법왜곡죄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형법 개정안에 대하여는 위헌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논의를 촉구한다.
투표 결과는 27대 50.
현장의안②가 과반수 득표를 하며 법관대표회의의 공식입장으로 채택이 됐지만, 내란 재판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우려에 대한 입장은 들어있지 않고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판사들의 우려만 들어있는 현장의안①도 재석 79명 중 27표, 즉 30% 이상 득표를 했습니다.
![내란전담재판부‥판사들은 왜? '국민'은 빠질 뻔한 재판독립 우려 [서초동M본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1/01/ljm_20260101_3.jpg)
이번 결의안 채택을 바라보며 지난 6월 열렸던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가 떠올랐습니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출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기환송 판결을 한 직후,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던 시점에 소집된 회의였습니다.
당시 법관대표들은 자성의 목소리 대신 침묵을 택했습니다. 어떤 의견을 내더라도 정치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합니다. 사법 불신과 재판 독립을 둘러싼 여러 안건이 상정됐지만 모두 부결됐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선 달랐습니다. '재판 독립'이 공격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외부에서 주도하는 사법 개혁 논의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겁니다.
직접민주주의의 근간인 국민의 투표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법관 대표들이 갑자기 법원의 조직 운영 방식을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 어떻게 봐야 할까요.
![내란전담재판부‥판사들은 왜? '국민'은 빠질 뻔한 재판독립 우려 [서초동M본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1/01/ljm_20260101_4.jpg)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3 비상계엄을 둘러싼 내란 관련 사건을 전담해 심리할 재판부를 별도로 설치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중대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신속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늘어지는 내란 재판에서 오는 피로감은 이런 논의를 가속화시켰습니다.
그러나 법안에 대해 학계와 언론, 사법부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재판부에 들어갈 판사를 외부추천위원회에서 정한다는 내용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위헌 논란이 벌어지는 것만으로도 재판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있었기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보였습니다.
결국 외부 추천을 배제하고 판사회의를 통해 전담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으로 법안은 수정됐습니다. 이후 국회 본회의 통과는 물론 국무회의 심의까지 마쳐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법부가 가장 경계했던 건 사법 독립 침해였을 겁니다. 법안이 수정을 거듭하는 사이 대법원도 뒤늦게 내란 사건을 전담할 재판부를 마련하는 자체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은 뒤였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견지해온, 전담재판부 자체가 위헌·위법적이라는 기존 입장이 궁색해지는 조치였습니다.
![내란전담재판부‥판사들은 왜? '국민'은 빠질 뻔한 재판독립 우려 [서초동M본부]](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1/01/ljm_20260101_5.jpg)
이처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은 통과됐지만 정치권의 이른바 '사법개혁' 움직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해에는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대법관 증원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개편 등 굵직한 사법개혁안들이 여당 주도로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법행정권을 외부에 넘기는 방안이나, 대법관을 한꺼번에 늘리는 개혁안 모두 사법부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재판의 독립과 권력 분립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개혁안에 대한 우려에 앞서, 일부 법관대표들이 지적하듯 그 논의의 배경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필 초유의 계엄 사태를 촉발한 대통령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된 구속기간 산정 방식, 해를 넘기게 된 내란 재판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논의도 촉발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사법부를 흔들려는 외부의 시도에 대한 견제도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부는 개혁의 바람을 막아낼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사법부가 먼저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흔들린 신뢰를 되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입법, 행정, 사법. 대한민국에 실질적인 삼권분립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 1987년 6공화국 헌법은 법관들의 논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염원이 불러온 결과였습니다.
취재: 송정훈 (junghun@mbc.co.kr) / 유서영 (rs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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