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사회
기자이미지 김승환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입력 2026-02-14 11:00 | 수정 2026-02-14 11:03
재생목록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워싱턴에서 열린 이례적 장관급 회의‥한국도 참석

    지난 2월 4일 미국 워싱턴에서 보기 드문 회의가 열렸습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가 이런 회의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회의는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 장관급 회의'였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56개국이 참여했는데 미국에서는 부통령과 국무장관, 재무장관과 에너지 장관 등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 회의의 중요성을 보여줬습니다.

    이 회의가 왜 중요한지, 우리나라에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인용이 다소 길더라도 발언 자체에 핵심이 담겨 있기 때문에 같이 보겠습니다.

    "공급망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질 수 있다"

    먼저 미국의 J.D. 밴스 부통령은 핵심광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회의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J.D. 밴스/미국 부통령]
    "근본적으로 경제는 '실물'에 의해 돌아갑니다. (석유와 더불어) 핵심광물보다 더 '실물'인 것도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지난 1년 동안 우리 경제가 핵심광물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취약점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우리 삶의 방식을 유지하는 것들에 대한 접근성 문제입니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부터 에너지 인프라, 첨단 제조업, 신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산업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공급망은 때때로 여기 있는 많은 국가들의 통제나 영향력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핵심광물은 단순한 원자재 아닌 전략 자산

    밴스 부통령 발언의 방점은 핵심광물이 단순한 원자재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란 데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광물이란 기후변화를 억제하기 위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디지털 및 AI 혁명으로 미래 산업의 열쇠를 쥔 광물들을 말합니다.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 등이 대표적인 핵심광물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일이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인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선 상황을 말합니다.

    아래 그림은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실시한 이후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희토류의 수출량 변화입니다. (2025년 4월에 수출 통제 대상이 된 7종의 중희토류 중 루테튬과 터븀, 디스프로슘, 이트륨 4종에 대해서만 집계한 자료입니다.)

    매달 30~40톤에서 최대 150톤이 넘던 4종류의 희토류 수출이 미·중 무역분쟁이 절정으로 치닫던 5월부터 9월 사이에는 0톤으로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중희토류 4종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두 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위기감이 치닫던 가을. 다행히 양국 정상은 10월 말 우리나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1년간 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휴전한 이유 중 하나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따른 미국의 공급망 마비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그림을 보면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희토류 수출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양국이 1년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불씨는 계속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종류, 첨단산업과 국가 안보,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어지는 글에서 알아보고 이번 글에서는 회의 발언에 집중하겠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미·중 정상회담 [2025년 10월 29일, 부산 / 출처:The White House]

    미국 국무장관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이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한때 희토류 등 핵심광물 강국이었으며 핵심광물을 이용한 기술개발로 혁신을 이끌었다고 회고한 뒤, 지금 미국이 처한 위험에 대해 말합니다.

    [마르코 루비오 / 미국 국무장관]
    "미국은 한때 자체적으로 핵심광물과 희토류 자석 같은 파생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미국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이 광물들의 새로운 응용 분야를 발견하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로 제트기 시대를 열었고, 우주 시대를 열었습니다. 컴퓨터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다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 광물들을 통해 할 수 있는 기술의 잠재력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의 중요성을 간과했습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우리는 눈이 멀었다"고 말한 대목에서 과거의 실수에 대한 미국의 뼈아픈 반성이 느껴집니다.

    실제로 미국은 1980년대 중반까지 세계 희토류 생산량 1위의 희토류 강국이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생산량이 급감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미국과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 변화

    "우리는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반성문은 더 이어집니다. 미국이 핵심광물 1위 생산국에서 주도권을 잃어가던 과정을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렇게 말합니다.

    [마르코 루비오 / 미국 국무장관]
    "광물을 채굴하는 것은 컴퓨터를 만드는 것보다 덜 매력적입니다. 우리는 낡고 유행에 뒤떨어져 보이는 것은 (다른 나라에) 외주로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미국의 핵심 광물 산업 대부분이 시들어 죽게 내버려두었고, 제품의 설계에 집중하기 위해 제조업을 외주로 주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우리는 깨어났고, 우리의 경제 안보와 바로 우리의 미래를 외주로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이 광물의 공급망을 통제하는 누구에게나 휘둘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의 뼈아픈 반성문 "우리는 눈이 멀었습니다" [기후인사이트 19 | 인싸M]
    "우리의 목표는 치명적인 실수를 바로잡는 것"

    통렬한 반성을 끝낸 뒤 루비오 장관은 이 회의의 목적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마르코 루비오/미국 국무장관]
    "저의 희망은, 우리가 오늘 이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첫 번째이자 중요한 단계로서 여기 모였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안전한 (핵심광물) 글로벌 시장,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급, 그리고 모든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장을 갖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핵심광물에 대한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는 것, 이것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임이 드러났습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뉴스인사이트팀 김승환 논설위원》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