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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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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들, 헌재 심판정에 서게 될까 [서초동M본부]

판사들, 헌재 심판정에 서게 될까 [서초동M본부]
입력 2026-03-14 11:17 | 수정 2026-03-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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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사들, 헌재 심판정에 서게 될까 [서초동M본부]
    ■ 재판소원 상대방은 피고가 아니라 법원


    2026년 3월 12일 0시. 재판소원이 시행됐습니다. 법원에서 확정한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들여다보고, 위헌적인 법률 해석이 있다면 취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청구인은 재판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당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은 누구일까요?
    판사들, 헌재 심판정에 서게 될까 [서초동M본부]
    자칫 재판을 하는 상대방, 민사 재판이면 피고(원고), 형사 재판이면 검사를 떠올릴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심사하는 것인 만큼, '피청구인'은 법원이 됩니다.

    법원에서 재판이 열린다고 해서 법원 전체, 또는 법원장 등이 그 사건의 결론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을 심리하는 것은 특정 법관입니다. 그리고 재판소원 사건을 심리하는 헌재로서는 법관의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법관도 소환될까


    헌재가 구두 변론을 연다면 담당 법관을 소환할 수도 있습니다.

    재판소원을 포함한 헌법소원은 기본적으로 서면 심리를 합니다. 구두 변론이 필수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헌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변론을 열어 당사자, 이해 관계인, 그 밖의 참고인의 진술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기일을 정해, 당사자와 관계인을 소환합니다(헌법재판소법 30조 2·3항).

    헌법소원은 최후적, 비상적 권리구제 절차입니다. 따라서 재판소원이 각하되지 않으려면 대법원을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건이 대법원 판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대법관도 헌재의 소환 대상이 될 수 있는 겁니다.
    판사들, 헌재 심판정에 서게 될까 [서초동M본부]
    헌재는 일단 신중한 입장입니다. 헌재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의견 진술 기회에 누락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만 했습니다. 또 다른 헌재 인사는 "보통 헌법소원의 경우에는 대리인이 대신 참석하고, 또 그 분야의 전문가가 참고인으로 나오는 식"이라고 했습니다. 헌재가 법관을 나오라고 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당장 재판소원에서 법원 입장을 설명할 당사자는 누가 될까요? 사례가 쌓여야 할 테지만, 헌재는 우선 실질적 피청구인은 재판을 한 주체, 즉 해당 사건 재판부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심판 수행자는 법원에서 지정해야 한다고 합니다. 헌재는 때에 따라 대법원이 의견서를 내도록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판결에 대한 설명 요구가 부당하다는 판사들


    재판소원 이전에도 판사가 헌재에 의견서를 내는 일은 종종 있었습니다. 특히 법원이 제청권을 가진 위헌법률심판의 경우 그렇습니다.

    하지만 판사들은 재판소원의 경우는 다르다고 합니다.

    피청구인 당사자가 되어 자신이 왜 이렇게 판단했는지 소명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서울 법원의 한 판사는 "상급심에서 다시 심리를 거쳐 판결을 깨는 것과 달리 나의 판단을 설명하고 방어하라는 것인데, 어떤 판사가 찬성하겠나"라고 했습니다.

    법원장들도 사법부의 의견 제출 방식을 두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난 12일 법원장 간담회에서, 재판 기록 송부 절차와 취소된 재판의 후속 절차 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규정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관련 법률 개정이 병행되지 않아,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의견 제출 문제와 함께 재판 기록 송부를 짚은 게 흥미롭습니다. 몇만쪽 되는 재판 기록을 헌재로 실어날라야 한다는 식의 우려를 담은 언론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법원행정처의 한 관계자는 법원의 전자소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들인 기간과 비용을 들며, 헌재가 재판 기록을 잘 관리할지 걱정된다고도 했습니다. 그간 대법원이 국회에 낸 법안 검토 의견서나 언론에 배포한 참고자료에서는 문제삼지 않았던 지점입니다.

    하지만 법원이 기록 공유를 주저하는 것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법원의 재판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조서가 작성되고, 녹음·속기도 합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재판 기록을 공유할수록 헌재로서도 판사들을 심판정으로 부를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재판소원이 시작된 지금, 어떤 방식이 선택되고 선례로 남을지는 법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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