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힘의힘은 잘하고 있을까?
우선 서문시장에 도착해 처음 인터뷰에 응한 70대 옷가게 사장님에게 현재 제1야당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부터 물었는데, 의외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 이 모 씨(70대) - 서문시장 옷가게 운영
"뭔가 새로운 걸 뷔 줘야지, 자기들끼리 쪼까 내고 싸우고 붙어가 그카면 그래 누가 지지해 주겠어요. 뭐꼬 대구 시민들이 바보인 줄 압니까. 본 때를 확실하게 뷔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옷가게를 운영하는 56살 김경옥 사장님도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 '싸우기만 하고, 표를 준 시민들에 대한 비전제시가 없다'는 비판적 의견은 비슷했습니다.

△ 김경옥 씨(56세) - 서문시장 옷가게 운영
"얘네는 계획이 없어, 미래가 안 보이고. 우리에게 공약이 하나도 없잖아. 싸우면 뭐 하노 공약 제시를 해야지. 돈을 갖고 오든지, 공약 제시를 해서 TK를 이만큼 키우든가 뭐 해야지."
지난달 서문시장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방문했는데, 이때 분위기가 어땠느냐고도 물어봤는데요. 김 사장님은 "왔다 갔는지도 몰랐다, 뉴스 보고 알았다"라며 "그 정도로 조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월 11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
젊은 30·40대 사장님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 조창환 씨(35세) - 서문시장 닭강정 가게 운영
"예전에는 아버지하고 어머니하고 전부 다 '국민의힘을 찍어라', 이렇게 말씀을 많이 하셨거든요. 제 의지와는 상관 없이요. 그런데 이제 보다 보니까 뭐가 문제인지 알 것 같아요"
그래서 조 사장님에게 이번 지방선거에선 어떻게 할 생각인지도 물어봤더니, "아직까지 반반인 것 같긴 하다"면서도 "예전엔 그냥 '무조건 국민의힘이다'하고 찍었는데, 이제는 확실히 아니란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서문시장의 명물이죠. 땅콩빵 가게를 운영하는 45살 김 모 사장님 또한 "대구의 색깔이 조금 바뀐 거 같다"며 "기존에 있던 생각하고는 많이 달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대구 지역의 정치 성향과 그 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입 밖으로 '대통령 잘한다' 말을 하는 게 쉽지 않다고도 귀띔했습니다.
▲ '윤석열 후보' 75% 찍은 대구, '절윤' 입장은?
현재 국민의힘 분열의 시작은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이후 탄핵 정국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동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찬탄파'와 당 지도부와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탄파'가 대립했고, 탄핵 이후에도 친한계와 당권파는 '윤석열 절연', 이른바 '절윤'을 두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대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75.14%를 몰아준 대구 시민들은 '절윤'을 어떻게 볼까요?

△ 이 모 씨(60대) - 택시기사
"저거는 대통령 깜도 아니라, 이재명이 찍어주기 싫어서 윤석열이 찍어줬던 거지. 윤석열이가 똑똑해서 찍어준 게 아니잖아. 대구 사람들은 다 윤석열이 바보라 한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계엄을 선포했으면 당연히 절연해야지. 계엄 발표 날 때 이 새끼 이거 XX놈이가 정신XX가 그렇게 생각했어."
한 이불가게 사장님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뒤 "사람들끼리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는다"며 보수 정당 대통령이 두 번이나 탄핵을 당한 것에 대한 한탄과 넋두리를 토로했습니다.

△ 조형래 씨(70세) - 서문시장 이불가게 운영
"자기가 선택해 준 사람이 잘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받으면 힘이 나는데‥두 분 다 실패한 건데, 지지해 준 사람들이 너무 열렬하게 지지했고, 그런 마음에 짐이 좀 많이 됐어요."
'국민의힘에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던 옷 가게 사장님도 "이제는 윤석열을 떨어뜨려야 한다"며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자책감을 전했습니다.
△ 김경옥 씨(56세) - 서문시장 옷가게 운영
"떨어뜨려야죠 이제는. 그때 선거할 때 참 우리가 무지했지. 너무 정치 경력 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내세울 때 뭔가 변할까 기대만 하고. 그런 사람을 우리가 대통령으로 뽑았어. 우리가 문제였지, 누굴 탓하겠노."
그러면서 김 사장님은 "언제까지 심장 할라꼬, 보수의 심장도 이제 바뀔 때 됐다"고 했습니다.
또, '윤어게인'을 주장하는 전한길·고성국 씨 등 극우 유튜버들에게 장동혁 대표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와 결국 이로 인해 당이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습니다.
△ 이 모 씨(60대) - 택시기사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고 그래. (윤어게인) 안 껴안으면 지도 국회의원 못하고 당 대표 못하니까. 정치 다 셈으로 하는 거지. 지 내려올까 봐 전한길한테도 꼼짝도 못 하고 하잖아."

△ 조 모 씨(59세) - 택시기사
"너무 이렇게 양극단을 달려 버리면‥이제 결국 국민의힘의 해체 같은 기분이 들죠. 아니면 그 사람들(고성국·전한길) 위주로 당을 만들든지, 아니면 그 사람 반대하는 사람이 다른 당을 만들든지. 이렇게 하나는 떨어져 나가겠죠. 갈라지겠죠 완전히.“
반면, 동성로와 경북대학교에서 만난 20대 청년들의 생각은 사뭇 달랐습니다.
△ 이 모 씨(26살) - 경북대
"판결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찌 됐든 죄를 지었다라고 하니까,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죄를 지은 사람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같이 가는 편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최근 이슈로 보면 정이 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앞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2030 세대들의 여론을 다시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백지연(20대) - 동성로
"대구 시민들은 '윤어게인 시위·집회'도 많이 동성로에서 이뤄지기도 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 선고에) 좀 과하다라는 분이기도 있고, (20대 초반 친구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그대로 윤석열 정당 쪽으로 많이 치우쳐져 있는 거 같아요"

△ 김 모 씨(20대) - 동성로
"(무기징역 선고는) 공평하게 판결했는지에 대해 조금 의문점이 있는 거 같아요."
<비상계엄과 탄핵 등으로 주변인들 생각 변화가 있나요?>
"사실 크게 달라지진 않은 거 같아요. 저랑 주변 친구들이 비슷해요."
다만, 부산에서 왔다는 한 대학생은 "부모님 영향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했었는데, 비상계엄 후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 윤민지(21살) - 경북대
"불미스러웠던 일은 청산하는 게 좋은 거 같은데, 지금 당명을 바꾸고‥자꾸 이런 식으로만 하려고 하는 게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걸 국민의힘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되게 오래 계시던 분들을 계속 재출마시키고 재출마시키고, 자기를 조금이라도 위협하는 새로운 사람이 오면 밀어내고‥계속 이런 식이니까,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동훈 전 대표도, 그렇게 밀려난 거라고 보나요?>
"네. 그분이 제명을 당했잖아요. 그것 또한 원래 계시던 분들이 자신들을 위협하시까 그런 거라고 봅니다."
2주 전 발표된 NBS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여야 지지율이 28:28로 동률을 기록하더니, 이번 주엔 국민의힘 25%, 더불어민주당 29%로 뒤집혔습니다.

이번 취재기를 보도한 지난 12일 MBC 뉴스데스크 <대구의 위기 "언제까지 보수 심장 할라꼬‥심장도 바뀔 때 됐다"> 댓글에도 "저러고 지선 때 국힘 몰표 나온다", "대구는 안 바뀐다", "절대 안 바뀐다에 손모가지 건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는데요, 실제 선거에선 어떤 선택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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