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에너지·원자재 동시 위기. 이번 중동 위기는 뭐가 다른가? [기후인사이트 23 | 인싸M]](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4/04/jh_20260404_22.jpg)
이라크 바스라 인근 해상에서 불타는 유조선 (3월 11일, 출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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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목적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촉발한 세계적 충격파
위 그림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들이 직후에 어느 항구에 입항하는지를 원의 크기(물동량)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지도에서 커다란 원이 한국과 중국, 일본 해안선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배들의 최종 목적지가 대부분 동북아시아의 주요 항구임을 보여줍니다.
싱가포르의 큰 원은 이곳이 거대한 에너지 허브이자 환적지임을 나타내고 유럽 항구들의 중간 크기 점들은 유럽 역시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유럽은 중동에서 항공유를 많이 수입합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북미나 남미, 호주는 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게 표시돼 이번 중동 위기가 우리나라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훨씬 더 치명적이란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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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의 수
공격 하루 전인 2월 27일에는 95척의 배가 해협을 통과했는데 붉은색 배는 유조선과 가스 운반선, 파란색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화물선을 나타냅니다.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통행량은 하루 3척~5척에 불과하고 그중 유조선은 한 대도 지나가지 못하는 날이 많을 정도로 해협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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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개발공사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처음이다"
역사상 첫 호르무즈 봉쇄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공사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제기될 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것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였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실제로 봉쇄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입장에서도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해협 봉쇄는 자충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결코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마비 상태가 한 달간 지속되었다는 것은 원유뿐 아니라 석유화학 산업의 생명줄인 나프타와 LPG 등 석유 제품 공급망도 한 달째 끊겨 있다는 뜻입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앞에서 본 그림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파란색 화물선들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이 배들에는 석유와 가스 못지않게 중요한 것들이 실려 있었습니다. 바로 이 배들에 실린 화물들이 호르무즈 해협 차단과 더불어 이전 중동위기와 차별화된 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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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전시 물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해야"
"전시 물자에 준하는 핵심 원자재"란, 국가 간의 무력 충돌이나 그에 준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민의 생존과 국가 경제의 존립을 결정짓는 전략적 자원을 말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화물이 중동에서 오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 에너지 및 원자재 동시 위기 발생 원인
아래 그림은 중동에서 생산되는 원자재가 세계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암모니아와 요소는 30에서 45%, 황 45%, 헬륨 38.8%, 알루미늄은 9%입니다. 9%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구매 가능한 물량의 22%가 중동에서 생산됩니다.
암모니아와 요소, 황은 비료의 원료이며, 헬륨은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입니다. 요소는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을 통해서도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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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주요 원자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로 만드는데 질소는 공기 중에서 얻고 수소는 천연가스에서 뽑아냅니다. 천연가스는 단순히 연료로 태우는 가스가 아니라 인류를 먹여 살리는 비료의 원료였습니다.
황은 원유나 가스의 황 성분을 제거할 때 부산물로 나옵니다. 헬륨은 천연가스에 미량으로 들어 있는데 분리해 모으기만 해도 상당한 양이 됩니다. 알루미늄은 제련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 중동에서는 저렴한 가스로 전력을 생산해 알루미늄을 만듭니다.
즉, 중동의 풍부한 에너지와 값싼 전기가 이런 제품들의 기반입니다.
중동은 석유 이후 시대를 준비하며 단순히 '기름 파는 나라'에서 벗어나 저렴한 원유 및 가스로 전기와 원료를 만들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 제품과 비료, 금속을 만드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습니다.
그래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에 문제가 생기면 유가가 오르는 것을 넘어 식량 위기, 반도체 위기 등으로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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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석유화학 단지 피격 (3월9일, 출처:Reuters)
화석연료에 저당 잡힌 한국 주력 산업. 출구는?
이번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그로 인한 에너지 및 석유 제품 공급망의 마비는 전력이나 자동차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화석연료에 저당 잡혀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 앞서 한국수출입은행은 "석유화학산업은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 성장을 이끌어 온 핵심 기간산업이지만 지금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경쟁국의 저가 공세, 글로벌 환경 규제라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생태계 전체가 위기에 처했다."
"현재의 위기는 고통스럽지만, 고부가가치 친환경 산업 구조로 재편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기도 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출처 1)
화석연료로부터 청정에너지로 에너지 전환 가속, 중동 등 불안정한 지역에서 들여오는 핵심 원자재 공급원 다변화, 플라스틱 재활용 강화 등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중장기 대책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국제 분쟁 및 원유·나프타 가격 변동으로 플라스틱 제품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재생 원료 의무 사용 확대는 환경 정책을 넘어 자원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2)
《김승환 논설위원》
<출처>
1.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진단과 정책지원 방향", 주간석유뉴스 제 2258호, 2025년 8월 28일
2. EU 「1회용 플라스틱 지침」 이행결정과 국내 재생원료 의무사용 제도의 정비 과제, 국회입법조사처 NARS 현안분석 406호, 2026년 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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