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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김승환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입력 2026-04-11 11:00 | 수정 2026-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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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베이루트시 (4월 8일) [출처: AP]

    세 번의 전면적 식량위기 그리고 지금

    세계는 지난 20년간 세 번의 식량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 한 번의 식량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유가와 비료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지난 세 번의 식량위기와 올해 유가와 비료 가격 폭등을 보여줍니다.

    2000년 1월 가격을 100으로 놓고 상대적인 가격을 추적한 그림입니다. 파란색이 유가, 붉은색이 비료 가격인데 비료 가격 상승이 더 가파릅니다.

    유가와 비료 가격이 오르면 식량 생산비가 오르고, 결국 식량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중동 위기는 또 한 번의 전면적인 식량 위기로 악화될까요? 알아보겠습니다.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2000년 이후 원유·비료 상대가격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이번 위기가 지난 세 번의 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에 주목했습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중동 국가들은 곡물을 거의 수출하지 않습니다. 대신 막대한 비료를 수출합니다. 식량이 아닌 비료와 에너지가 핵심 충격 요인입니다. 중동이 왜 세계적 비료 공급 지역이 됐는지는 지난 번 글에서 설명해 드렸습니다. (출처 1)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많은 배가 갇혀 있는데 그중 비료나 비료의 원료를 실은 배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원자재 및 해운 정보 분석 회사인 케플러(Kpler)는 전쟁 발발 이후 3월 중순 기준으로, 23척의 대형 비료 운반선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갇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협 밖으로 나오는 것도 어렵고, 비료를 실으러 해협 안으로 들어가는 배도 없습니다.

    유가·비료 가격 동시 폭등. 식량위기 또 오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식량 가격이 2.4%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곡물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가격이 모두 올랐는데, 밀 가격은 2월보다 4.3%, 옥수수 0.9%, 육류는 1% 올랐습니다.

    오르긴 올랐지만, 비료 가격이 40%가량 뛴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낮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과거 세 차례 식량위기와 올해의 상황 비교를 통해 그 이유를 알려줍니다.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앞선 세 차례 식량위기는 여러 가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퍼펙트 스톰에 가까웠습니다. 2007~2008년 식량위기를 예로 들어 하나하나 조건을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에서 바이오 연료 붐이 일어나 곡물 수요가 급증했고, 호주에서는 대규모 흉작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세계는 곡물 재고가 부족했고 달러 가치도 낮았습니다. (달러가 약세일 때 곡물 등 현물 투자가 늘어 가격이 오를 수 있습니다.)

    여기다 러시아와 인도, 아르헨티나 등 곡물 수출국이 수출을 제한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사재기 열풍이 일어났습니다.

    2010~2012년 식량위기는 아랍의 봄으로 유명해진 식량위기로 2010년 러시아와 흑해권의 가뭄과 곡물 수출금지 조치 등으로 곡물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2020~2022년 식량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병목에 이은 급격한 수요 증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기다 이상기후까지 겹치며 위기가 길어졌습니다.

    러시아는 주요 곡물 수출국이면서 비료 수출국이기도 했기 때문에 앞서 살펴본 그림에서 비료 가격이 최고치로 폭등하게 된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퍼펙트 스톰과는 다르다‥그러나

    올해 상황은 어떨까요? IFPRI는 올해 식량위기 점검표에서는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지정학적 충격 외 수요와 작황, 재고,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양호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오 연료 붐이나 코로나19 회복기와 같은 급격한 수요 급증이 없고 재고는 충분하며, 작황도 나쁘지 않고 달러는 강세입니다. 중동 위기가 당장 전면적인 식량위기로 악화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 경우입니다. IFPRI는 당장은 전면적인 식량위기 가능성이 낮지만, 선박들의 정상 운항이 늦어질수록 생산 충격 가능성은 뚜렷하게 커진다고 말합니다.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밀, 옥수수 파종·생육·수확기

    위 그림은 밀과 옥수수의 파종기를 보여주는데 많은 지역에서 4월과 5월 사이가 파종 시기입니다. 쌀과 대두도 그렇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파종을 앞둔 농민들이 급등한 비료 가격으로 시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충분한 비료를 주지 못하면 수확량이 줄고 수확이 줄면 가격이 오릅니다. 과거와 같은 퍼펙트 스톰형 식량위기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당한 충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위험한 세계, 위협받는 자유 무역‥한국은?

    이쯤에서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식량안보지수 조사에서 조사대상국 113개국 중 39위였습니다. 선진국 그룹인 OECD 국가들만 놓고 보면, 조사 대상 32개국 중 29위로 OECD 최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식량안보지수가 낮다는 것은 국제 식량 시장에 의존도가 높아서 전쟁이나 기후변화 등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식량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퍼펙트 스톰형 전면적 식량위기 오나? 한국은 안전한가? [기후인사이트 24 | 인싸M]

    세계 분쟁 위험 지수

    위 그림은 세계 분쟁 위험 지수입니다. 지수가 낮다는 건 분쟁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걸 의미합니다. 2022년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분쟁이 늘고 있다는 건 지구가 위험해지고 있고, 무역로가 위험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세계 식량안보지수 보고서(GFSI 2022)는 자유로운 무역이 식량안보지수를 높인다고 말했는데, 거꾸로 보면 자유 무역이 위협받으면 식량안보가 위협받는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필요한 물건은 얼마든지 밖에서 사 올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런 세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갈수록 커지는 기후변화 충격도 큰 위협입니다. 전면적 식량위기는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언제든 닥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위기는 에너지 안보와 더불어 식량안보까지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승환 논설위원》

    <출처>
    1. "사상 최대 에너지·원자재 동시 위기. 이번 중동 위기는 뭐가 다른가?", 기후인사이트 23회, 2026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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