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M] 북한 선거방식 변화와 0.07% 반대표의 의미](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4/14/joo260414_5_1.jpg)
1948년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선거 포스터로 이른바 흑백 투표함이 보인다
이른바 흑백 투표함을 활용해 투표가 진행됐는데 찬성하면 투표지를 백색 투표함에 넣고, 반대할 경우 흑색 투표함에 넣는 식으로 치러졌습니다.
당시 찬성률은 98.49%, 반대와 무효표는 합쳐서 1.5%가 조금 넘었는데 이는 북한 선거 역사상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높은 반대율이기도 합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검은색 반대 투표함에 넣은 비율이 3~10%에 달하는 곳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1957년 치러진 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도 흑백 투표함이 사용됐는데 당시 찬성률은 99.92%로 기록됐습니다.
찬성 반대 투표함은 반대투표를 위한 조치?
우리가 흔히 북한의 선거 하면 떠올리게 되는 100% 투표에 100% 찬성이 공식화하기 시작한 건 1962년 실시된 제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부터입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흑백 투표함'이 아니라 '단일 투표함'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대표를 행사하는 방법은 다소 불분명한데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선거표에 줄을 긋는 식의 방법이 쓰이기도 하고, 표를 함에 넣지 않고 가지고 나오는 방법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탈북민들은 북에 있었을 당시 반대투표 하는 방법을 들은 적이 없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최고인민회의 선거만 따지면 1962년 3기부터 2019년 14기까지 100% 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다가 2023년 선거법 개정 이후 북한에는 다시 찬성함, 반대함이 등장했습니다.
![[인싸M] 북한 선거방식 변화와 0.07% 반대표의 의미](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4/14/joo260414_6.jpg)
2023년 선거법 개정 이후 등장한 찬성 반대 투표함
그리고 지난달 치러진 제15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도 이 투표함이 사용됐습니다.
찬성은 99.93%, 반대는 0.07%가 나왔다고 합니다.
최고인민회의 선거만 따지면 60여 년 만에 찬성률 100%가 깨진 겁니다.
얼핏 생각하면 찬성함과 반대함을 따로 두는 것이 투표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인 듯한데 역설적이게도 북한 현실에서는 반대투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조치라는 겁니다.
민주적 요소 가미?
우리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각 선거구별로 결정된 후보자에 대한 찬반 투표로 뽑습니다.
후보자의 결정은 선거자나 정당, 사회단체 등의 추천에 이어 구선거위원회에서 정한다고 합니다.
결국 당이나 기관의 입김이 작용하겠지만 형식적이나마 예비 경선을 치르기도 하는 등 후보자 결정 전 단계에서 나름대로 민주주의적 요소를 두려고 애쓰는 흔적이 보이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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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나 사회단체, 선거자(유권자)는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선거 선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의원선거법 77조 금지조항을 보면 선거와 관련해 국가 정책을 왜곡하는 행위나, 후보자를 비방 중상하면서 반대투표를 선동하는 행위 등은 금지돼 있습니다.
선거는 축제
이번 최고인민회의 15기 대의원 선거 과정에서는 과거와 같은 '모두 찬성투표하자'는 식의 구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평안남도의 천성청년탄광을 찾아 투표를 하고 '국가 정사에 참여할 자기의 대표를 선거하는 의의깊은 날'이라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본인도 '노동계급 후보자에게 찬성의 한 표를 바쳐'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싸M] 북한 선거방식 변화와 0.07% 반대표의 의미](http://image.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__icsFiles/afieldfile/2026/04/14/joo260414_8.jpg)
북한 선거에서는 우리 선거처럼 누군가의 당락을 마음 졸이며 볼 일이 없고 드라마 같은 대역전극이 펼쳐지지도 않습니다.
유권자의 99.99%가 참여하는데 결과는 정해져 있고, 선거는 그 자체로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정치 행사로 기능합니다.
선거보복은 없다?
북한에서는 17세가 되면 선거권을 가지게 됩니다.
아닐 것 같지만 북한도 일단 법적으로는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의 4대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찬반 여부 공개를 요구하거나 투표와 관련해 보복할 수 없도록 하고 무기명 투표의 원칙을 강조하며 어느 함에 넣는지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하는 규정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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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치러진 최고인민회의 15기 대의원 선거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99.99%가 투표했고 99.93%의 찬성률을 기록했습니다.
거의 다 찬성투표를 했고 0.07%가 반대투표를 했다는 말입니다.
0.07% 반대표의 의미
일반적인 관점에서 99.93% 찬성은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런 만큼 법적으로는 비밀투표를 보장하지만 실제로는 투표의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의 보도영상을 보면 투표를 마친 사람이 투표실을 나오면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들어가 투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실 밖에 있는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투표자가 어느 쪽 함에 넣는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구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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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 장면으로 투표를 마친 사람이 투표실에서 나오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투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북한 전체 주민을 2600만 명을 잡고, 17세부터 선거권이 있으니 통상 70%가 유권자라 가정해 환산하면 적어도 12000표 이상의 반대표가 나온 셈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 과거와 같은 100% 찬성은 주민들로부터 반발의 소지가 있는데다, 국제사회에 정상국가임을 보여주려는 차원에서 나온 당국의 의도적 조치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북한이 최근 세계적인 추세를 많이 고려하는 상황에서 후보자에 대한 호불호가 조금씩 표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12000의 반대표가 실제 주민들이 자유롭게 던진 반대표인지, 당국의 의도적 조치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의도적 조치라 하더라도 6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당국이 반대표를 공개하게 된 건 그 자체로 북한도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며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 가운데 75%를 교체했습니다.
《뉴스인사이트팀 김필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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