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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13대 대통령 선거전 30일[전용학]

13대 대통령 선거전 30일[전용학]
입력 1987-12-15 | 수정 198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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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대 대통령 선거전 30일]

    ● 앵커: 각 후보 진영은 물론 전 국민의 눈과 귀를 모았던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도 이제 2시간 남짓 남겨 놓고 있습니다.

    각 후보 진영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대통령 선거전 30일을 잠시 되돌아봅니다.

    ● 기자: 직선제 개헌과 함께 예상됐던 대로 제13대 대통령 선거전 30일은 전국을 뜨거운 열풍에 휩싸이게 했고 16년 만에 맞은 한판 정치 승부에 대한 국민의 갈증과 관심을 실감케 했습니다.

    국민적 축제의 일면과 무한 소모전의 양상을 함께 노출시킨 이번 선거전은 각 후보 진영의 선거 전략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유세 대결로 특징지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대통령 선거가 공고되고 18일부터 본격적인 지방유세에 돌입한 각 후보 진영은 군중을 동원한 대규모 유세를 통해 득표 활동과 지지세력 과시에 사력을 다함으로써 1노 2김의 서울 여의도 집회는 물론 부산 대구 등지의 대도시에서는 100만이 넘는 대규모 군중이 유세장에 운집하기도 했습니다.

    대도시에서의 군중동원 경쟁과 함께 각 후보 진영의 전국 표밭 누비기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선거운동 30일 동안 각 후보가 표밭을 누비며 뛰어다닌 거리는 모두 만Km가 넘어 서울-부산 간을 최소한 12번 이상씩 왕복했다는 계산입니다.

    각 후보들은 하루 3차례 식사 대부분을 유권자들과 함께 했고 대략 1,000명 정도씩 악수를 나눔으로써 모두 손에 상처가 아물지 않은 실정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강행군 속에 건강을 유지하고 특히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서 각 후보 진영에서는 특수비법의 한방요법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전담 의료진까지 대동하기도 했으나 일부 후보가 목이 잠겨 한때 어려움에 겪은 후에 특별한 건강의 문제는 없어 4후보 모두 건강에는 뛰어남을 과시했습니다.

    각 후보 진영의 사력을 다한 유세전에는 가족까지 한 몫을 하고 나섰습니다.

    노태우 후보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대체로 선거운동에 직접 나서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유세장에는 관중 속에 섞여 후보의 유세를 경청하는 것으로 부군의 선거전을 성원했으며 김영삼 후보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유세장에 미리 나와 유권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김대중 후보의 이휘호 여사는 유세장에서 직접 유세에 나서가면서까지 김대중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고 김종필 후보의 부인 박영욱 여사도 선거유세장에 자주 나타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나타난 특징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유세장에서 나타난 조직적이거나 비조직적인 유세방해 행위와 폭력사태라고 하겠습니다.

    선거가 공고되기 전 김대중 후보의 부산숙소 폭력사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폭력사태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끊이지 않고 일어나 부산과 광주, 대구, 전주, 군산, 여수 등지에서는 타 지역 후보 유세 때마다 어김없이 폭력사태가 유발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극렬한 폭력사태로 유세 자체가 무산되는 불상사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폭력사태로 각 후보 진영에서는 후보 경호를 위해 곤욕을 겪기도 했으며 투명 강화 플라스틱 방패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치안 관계자들은 정치집회의 특성상 경호상에 취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만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다고 토로하면서 빈발한 폭력사태 속에서도 큰 임명피해나 사고가 없이 선거운동이 마무리 돼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폭력사태에 대한 국민적 우려 속에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선거 분위기를 실감케 했던 것이 텔레비전 유세를 들 수 있습니다.

    후보자 간의 이해가 엇갈려 기대했던 텔레비전 토론이 무산되기를 했지만 안방에서 차분하게 후보자들을 비교 평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텔레비전 후보 연설은 대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민정당은 후보자 간의 수평적 시간과 횟수의 배정, 그리고 정책대결이 아닌 인신공격으로 일관함으로써 1:6의 집중포화를 받았다는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의 유세 내용이 시사하는 것처럼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정책대결보다 인신공격과 흑색선전의 혼탁한 분위기로 일관돼서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유세를 통해서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물론 특히 찬조 연설자의 유세 내용은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비방이 난무했으며 유세장마다 흑색선전과 터무니없는 비방내용이 담긴 유인물이 넘쳐흐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혼탁한 분위기 속에서 뚜렷한 정책과 공약대결이 부각되지 못한 점도 특징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쪽이 공약을 내놓으면 다른 후보 진영이 앞 다투어 비슷한 공약을 내놓음으로써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으며 농어촌 부채탕감 등을 둘러싸고 실현가능성 시비가 일기도 했습니다.

    다만 선거 막판에 떠오른 안정 논리가 그나마 최대의 선거쟁점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각 후보 모두 자신만이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안정논리를 강조했으며 이는 결국 선거 후 안정 능력의 여부가 후보 선택의 최대 관건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선거운동은 마감됐습니다.

    선거운동을 마감하면서 정치관계자들은 선거 후 결과에 대한 모두의 깨끗한 승복과 함께 이제 선거 열풍을 가라앉히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용학입니다.

    (전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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