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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박찬영, WBA 밴텀급 타이틀 획득[문진호]

박찬영, WBA 밴텀급 타이틀 획득[문진호]
입력 1987-05-24 | 수정 198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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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영, WBA 밴텀급 타이틀 획득]

    ● 앵커: 여러분, 좋은 휴일 되셨습니까?

    일요일 밤 뉴스데스크를 시작하겠습니다.

    첫 소식입니다.

    오늘 저녁에 참 기분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 경기 하이라이트 -

    네, 우리가 흔히 헝그리 복서라고 얘기를 합니다만, 박찬영 선수도 그 동안에 라면으로 끼니를 이으면서 승부 근성을 키워왔다고 합니다.

    박찬영 선수는 어떤 선수인지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우리나라 복서로는 13번째로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른 박찬영은 전형적인 헝그리 복서로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의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박찬영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지난 79년 전 WBC 플라이급 챔피언이었던 박찬희의 경기에 매료돼 복싱을 시작했으며 그 해 11월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습니다.

    테크닉과 스피드는 뛰어났지만 펀치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하던 박찬영은 그러나 83년 10월에 필리핀의 나프탈 알라막을 판정으로 물리치고 세계 랭커로 발돋움 했습니다.

    이후 박찬영은 리틀 반 고얀 등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11연승을 기록하면서 WBA 진영 도전권을 확보했으나 계약 상의 곡절 끝에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지 못하는 불운을 되씹기도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마라톤과 축구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박찬영은 특유의 복싱 스타일로 메뚜기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지난 81년에 부인 천운자 씨를 만나 이제 19개월된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박찬영의 세계 타이틀 획득으로 우리나라 복싱은 지난 80년 초 박찬희, 김태식 등 세계 챔피언 3명을 동시에 보유했던 황금기에 이어서 다시 제2의 황금기를 구가하게 됐습니다.

    특히 세계 최다 타이틀 방어기록을 한 게임 앞두고 있는 장정구 등의 인기와 함께 경량급에 관한 한 한국 프로복싱은 당분간 세계를 주름잡게 되었습니다.

    한편 오늘 박찬영 선수가 적지에서 피를 말리는 혈전을 벌이고 있는 순간 부인 천운자 씨는 평소 다니는 교회에서 가슴 조이는 기도를 하면서 승리를 기원했습니다.

    우선 축하드립니다.

    오늘 박찬영 선수가 이길 것이라는 예상같은 거 하셨습니까?

    ● 천운자(박찬영 선수 부인): 했습니다. 평소에 준희 아빠가 운동도 열심히 해왔고 기도로서 확신을 받았습니다.

    ● 기자: 박찬영 선수가 가기 전에 무슨 승리에 대한 얘기를 남기셨어요?

    ● 천운자(박찬영 선수 부인): 네, 꼭 이기고 오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 기자: 그 동안 라면 먹고 체육관 마루에서 자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이제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겠죠?

    ● 천운자(박찬영 선수 부인): 많습니다. 너무나 쪼들렸던 그 생활이, 셋방살이할 때도 너무 못 먹이고 했을 때는 너무 좌절도 많이 하고 실망도 많이 하고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로서 그 일은 끝난 것 같습니다.

    ● 기자: 박찬영이 오늘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가난을 마다하지 않고 힘겹게 뒷바라지를 해온 부인의 내조 덕인지도 모릅니다.

    MBC뉴스 문진호입니다.

    (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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