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뉴스]
● 앵커: 관공서나 의료기관 등에서 어려운 한자어나 필요없는 외래어를 사용해서 주민들에게 권위적인 자세를 보여 왔던 것은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이 돼왔습니다마는 아직도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 기자: 이 서류는 한 경찰서의 수사 기록입니다.
여기를 보면 아래 자는 좌측 전방 주시 태만의 과실로 상기자에게 경구 염좌 등 요치 2주를 입혔다라고 얼핏보면 알 수 없는 한자 투성이로 되어 있습니다.
이같이 경찰서나 법원 등 관공서에서 쓰이는 권위주의적이고 어려운 말은 대게 진부한 한자어와 일본말의 잔재 그리고 권위주의에서 비롯된 것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일반 관청에서는 돌려본다는 뜻의 공람, 출근한다는 등청, 다음날이라는 뜻의 익일, 달다라는 뜻의 패용, 건의한다는 뜻의 품신 등 어려운 한자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스니다.
진부한 한자어는 특히 경찰서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손괴, 편취, 절취, 도주 등의 낱말은 물론 자물쇠를 채우다라는 뜻인 시정하다, 할 계획이라는 뜻의 위계 등 일반 국민들은 거의 쓰지 않는 말도 그대로 쓰이고 있습니다.
● 리의도(한글 학회 연구원): 민주화 시대로 가는 이런 시점에서 볼때는 쉬운 말 일본의 잔재를 ?어내고 우리식의 표현, 쉬운 표현 그러한 정비라든지 개선이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 기자: 관청뿐 만아니라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도 피부를 SKIN으로 암을 CANCER로 혈압을 BLOOD PRESSURE로 표현하는 등 쉽게 우리말로 나타낼 수 있는 경우를 외래어를 사용해 환자들에게 권위를 내세우는 사례도 그동안 많이 지적돼 왔습니다.
시민들은 이같이 관공서와 의료기관 등에서 필요없이 어렵고 전문적인 말을 써서 국민들에게 권위를 내세우고 군림하려는 생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사회의 진정한 민주화는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군기입니다.
(정군기 기자)
뉴스데스크
관공서.의료기관의 용어 개선 필요성[정군기]
관공서.의료기관의 용어 개선 필요성[정군기]
입력 1988-01-22 |
수정 198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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