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취임 후 100일 동안 너그럽게 봐주는 미국 '밀월'기간]
● 앵커: 워싱턴에서 곽성문 특파원의 기획 리포트입니다.
미국에서는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처음 100일 동안은 언론과 의회가 새 정부를 너그럽게 봐주는 관례가 있다고 합니다.
● 기자: 매 4년마다 선출되는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1월 20일에 치러집니다.
이날부터 짧게는100일정도, 길게는 의회가 여름휴회에 들어가는 7월초까지 약 6달 동안을 미국 언론은 허니문 피어리어트, 즉 밀월기간, 신혼기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 오리에리 기자(워싱턴 타임즈):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최소한 2-3개월 동안 미국의 언론은 새 대통령이 소신껏 얘기하고 정책을 펼 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 자제를 하며, 이 같은 자세는 200년이 된 전통이다.
● 기자: 취임 초 100일간은 글자 그대로 새 출발을 시기입니다.
따라서 새 행정부가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사회각계 각층, 특히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언론이 모든 것을 너그럽게 봐주는 식이라는게 허니문의 첫 번째 의미를 찾게 됩니다.
● 스미스 기자(CBS-TV): 언론은 관대한 태도로, 새 지도자가 각료를 임명하고 주요 결정을 내리는 행정부 초기에는 최소한 몇 달간이라도 비판을 자제한다.
● 기자: 선거과정을 통해서 또 투표라는 투표를 걸쳐 당선된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어갈 대표성을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것입니다.
국민의 위임을 받은 지도자가 소신을 펼 수 있는 기반을 닦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여유기간이 허니문에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 오렌스틴 박사(사회정책 연구소): 근소한 차로 당선됐더라도 우리 모두의 대통령이며 국민의 대통령이다.
우리의 대통령에게 국정을 운영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 기자: 허니문은 언론에만 국한되지 않고, 행정부과는 의례 대결관계에 있는 의회에도 적용이 됩니다.
예산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정책 구상이 결국 입법 과정을 거쳐 실천되기 때문에 의회 협조가 없는한 허니문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 헤프너 의원(민주당): 의회는 첫 6개월 동안 대통령이 어느 당 출신이든 선거를 통한
국민의 지지로 당선됐기 때문에 일정기간 동안 그의 정책구상을 실현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도록 도와준다.
● 기자: 이같은 정치적 의미 외에도 사회, 문화적으로는 선거과정에서 초래된 감정에 응어리를 풀어가면서 국민적 단합을 다지는 기회도 바로 이 허니문 기간입니다.
● 오렌스틴 박사(사회정책 연구소): 선거에는 필연적으로 찬성과 반대가 있게 마련이며, 따라서 선거이후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대통령 개인을 싫어해도, 우리의 지도자로 인정하는 화해의 과정이 중요하다.
● 기자: 새 국가 지도자가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합심해서 밀어주는 미국 정치의 허니문 정통.
우리 언론을 비롯해서 야당, 그리고 새로 구성될 국회, 우리 사회 각계각층 모두가 받아드려 볼 가치가 있는 새로운 정치 문화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곽성문입니다.
(곽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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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취임 후 100일 동안 너그럽게 봐주는 미국 '밀월'기간[곽성문]
대통령취임 후 100일 동안 너그럽게 봐주는 미국 '밀월'기간[곽성문]
입력 1988-02-21 |
수정 198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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