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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불가리아 보르베츠, 미인대회[엄기영]

불가리아 보르베츠, 미인대회[엄기영]
입력 1988-03-13 | 수정 198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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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리아 보르베츠, 미인대회]

    ● 앵커: 동구군 사회주의 국가의 불고 있는 변화의 물결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것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빨리 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미인선발대회가 불가리아에서 열렸습니다.

    또 이 나라의 젊은이들은 팝송을 부르고 디스코에 맞춰서 춤을 추기도 합니다.

    엄기영 특파원이 불가리아에서 이 젊은이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16명의 슬라브 미녀들 스키장에서 옷을 벗다, 지금 소련의 충실한 맹방 불가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불가리아 릴라산 중턱 보로베쯔 국제 스키장에 마련된 제1회 보로베쯔 미인대회는 기자에게 먼저 동구가 과연 어디까지 자신의 모습을 바꿔 나갈 것인가 하는 궁금증으로 가득 차게 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가 서구를 흉내 낸 미인대회.

    스키장 식당을 대회장으로 급조해서 만들고 트레이닝 복 차림의 영어 불어 독일어 안내 방송이 귀를 찢기는 했지만 불가리아 어느 시골 처녀들 낡은 수영복 디자인 어색한 표정이 그냥 사회주의 국가니깐 할 수 없겠다 했지마는 그러나 분위기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미인대회 중간 여흥시간에 마련된 동구 불가리아의 민속춤은 그 무언가 쏟아내려는 듯 한 격렬한 몸동작으로 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서구를 뺨치는 선정적인 율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음악은 어느새 서양 팝송으로 돌아섰고 미인대회장은 삽시간에 디스코테크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너무너무 좋아요.

    이 같은 저녁행사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불가리아 관 광진흥을 위해서도 이런 행사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기자: 젊은이 나름의 격정에 밀려서만은 아니였습니다.

    열심히 춤으로 풀어내고 있는 이 불가리아 처녀의 생각은 바로 불가리아의 낙후성 과중한 외채 빈약한 자원 그래서 관광자원의 개발 그리고 개방의 필요성으로 금세라도 연결되는 것이었습니다.

    동구는 이제 변화의 몸짓을 구태여 숨기려 하지 않는 듯이 보였습니다.

    서구화 변화로 치닫는 불가리아의 내적욕구는 이렇게 새벽까지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불가리아 소피아 남방 70km 보로베쯔에서 MBC뉴스 엄기영입니다.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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