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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김창화 어성일씨 북한 탈출 경로[구본학]

김창화 어성일씨 북한 탈출 경로[구본학]
입력 1988-03-26 | 수정 198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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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 경로]

    ● 앵커: 이들 두 사람은 본인들의 말대로라면 북한을 탈출해서 대한민국에 오기까지 그야말로 대장정에 비견될 수 있는 탈출 경로를 거쳤습니다.

    구본학 기자가 탈출 경로에 대해서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 기자: 몇 년 전부터 치밀한 탈출 계획을 세워 놓고 기회를 노리던 김창화 씨와 어성일 씨는 지난해 10월 14일 대탈출 길에 올랐습니다.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함경북도 샛별군 두만강 변에 도착한 것은 밤 8시쯤 유난히 추운 북녘의 겨울이 시작되고 두만강에는 벌써 살얼음이 얼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두 사람은 북경 경비병들의 눈을 피해 차가운 밤의 두만강 물을 헤엄쳐 간신히 만주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신분을 숨기고 5달 동안이나 중국대륙을 떠돌아다니면서도 이들은 남으로 남으로 내려와 지난 14일에는 중국 동남부 지역에 있는 긴장 항에 도착했습니다.

    두 사람은 마침 항구에 정박 중이던 파나마 선적 화물선 마리아나 빌라 호에 몰래 승선해 지난 19일 마닐라 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어승일: 여기 나오는 과정에 밖에서 거의 두 달 남짓 잤다고 볼 수 있는데 밖에서 추워서 혼났고 또 제때 제때 식사를 못해서 혼나고 이번에 배타고 오면서 배에서 또 혼났어요.

    ● 기자: 이들은 마닐라 도착 하루 전에 필리핀 선언들에게 발각돼 망명의사를 전달한 뒤 도움을 요청해 한국 대사관으로 신병이 인도 됐습니다.

    두 사람모두 중국어를 전혀 못하지만 중국에는 소수민족이 많기 때문에 신분을 숨기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섯 달 동안이나 숨어 다니면서 영하 2~30도의 추운 겨울에 두 달 가까이 노숙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겪어야 했습니다.

    MBC 뉴스 구본학입니다.

    (구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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