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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천호대교 시내버스 추락 사고 현장 및 구조 작업[김세용,하남신]

천호대교 시내버스 추락 사고 현장 및 구조 작업[김세용,하남신]
입력 1988-04-01 | 수정 198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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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호대교 시내버스 추락 사고 현장 및 구조 작업]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1일 금요일 밤 MBC 뉴스데스크입니다.

    올해는 꽃 소식이 예년보다 좀 늦을 것이라고 합니다만 봄은 벌써 우리 마음 속에 찾아와 있는 듯합니다.

    88년 봄을 여는 4월이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힌다고 시인은 노래했습니다.

    참으로 올 4월은 우리 모두가 길고 어두웠던 지난날의 터널을 빠져나와서 우리가 이 땅에서 살고 있음을 다함께 노래할 수 있는 그런 4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광주사태는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라고 규정한 정부의 오늘 발표도 상흔에 비해서 투약이 좀 늦긴 했지만 그런 봄을 맞기 위한 준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오후 서울 시내버스가 천호대교에서 20여 미터 아래로 강물로 추락해서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이 시간 현재 사망자만 해도 18명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 MBC 뉴스 중계차가 나가 있습니다.

    현장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세용 기자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 기자: 네, 김세용입니다.

    불과 세 시간 전인 오늘 오후 5시 50분쯤, 이 곳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대교 남단 200m 지점에서 승객 50여 명을 태운 서울 수도여객 소속 572번, 서울 54에 4961번 시내버스가 20m 아래 강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 사고로 아직 정확한 사망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추락 직후 버스에서 4구의 사체가 인양된 뒤 경찰 잠수에 의해서 14구가 인양되어서 현재까지 18세 김희준 군과 장경훈 군 등 18명이 숨졌고, 36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들 사망자들을 포함한 승객들은 현재 카톨릭병원과 강동성모병원, 한국보훈병원, 혜민병원 등 천호동과 성수동 일대 10여 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인양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데다가 치료를 받고 있는 승객 가운데에도 중상자가 많아서 사망자 수는 20여 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사고는 특히 하교 시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승객 가운데에는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10대 학생들이 절반 이상을 넘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사고 순간을 본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늘 사고는 수도여객 소속 54세 정재용 씨가 몰던 사고 버스가 시내 쪽에서 천호동 쪽으로 과속으로 달리다가 천호대교 남단 200m 지점에 이르러서 왼쪽 앞바퀴에 펑크가 나면서 중심을 잃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다리 난간을 부수고 강물로 뛰어들면서 일어났습니다.

    사고 버스는 강물로 추락하면서 수심 2m의 강바닥에 곤두박질, 차체 앞부분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졌으며 이 충격으로 승객들 대부분이 의식을 잃고 미처 탈출하지 못한 채 익사해 사상자가 더욱 늘어났습니다.

    경찰은 중상을 입고 성동구 구의동 혜민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운전사 정 씨와 부상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앞바퀴가 펑크났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서 사고 버스가 소속된 수도여객 직원들을 불러서 정비 상태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어서 하남신 기자가 구조 작업 표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네, 지금 이 시간 현재에도 사체 인양을 위한 수중 탐사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금 전 9시 10분 전에도 20대 남자로 보이는 사체 두 구가 인양이 됐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경찰의 구조 작업을 지켜보면서 사체가 인양될 때마다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5시 50분, 사고 버스가 강물로 추락하자 때마침 근처 고수부지에서 작업을 하던 삼환기업 근로자 30여 명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와서 버스 지붕 위에 올라와 있던 생존자 10여 명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서 경찰 구조대가 도착해 버스 안에 숨져 있는 20대 남자 등 사체 4구를 인양하고 생존자를 구조했습니다.

    이어서 6시 50분쯤부터 잠수 요원 두 명이 수중 탐사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모두 사체 14구를 인양했습니다.

    경찰은 지금 현재 조정석 서울시경국장의 지휘 아래 야간 조명등을 밝혀 놓고 방금 전 8시 30분쯤부터 2차 수중 탐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사고 버스는 8시 20분쯤 견인차에 인양돼서 이곳 현장을 떠났습니다.

    사고 버스는 운전석 앞부분이 대파되고 좌우측 양 편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크게 부서져서 사고 당시의 심한 충격을 짐작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사고 버스의 인양 과정에서 동원된 기중기의 대형 철빔이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 2대에 부딪히면서 구급차가 크게 부서졌지만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습니다.

    지금 이 곳 인양 현장에는 숨진 승객들의 신발과 유류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서 사고의 참상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특히 학생들의 책가방이 많이 눈에 뜨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해 주고 있습니다.

    한편 서울시는 현재 강동구청 3층에 임시대책본부를 마련했고 사후 수습 대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과속과 정비 불량이 가져온 엄청난 참상.

    천호대교 사고 현장에서 MBC 뉴스 하남신입니다.

    (하남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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