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문화 정착의 해, 불법 주차실태 고발]
● 앵커: 교통문화의 정착을 위한 MBC의 연중 기획 시리즈입니다.
이번 달에는 주로 주차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주차장의 부족으로 빚어지는 노상 불법 주차의 실태를 고발해 드립니다.
● 기자: 프라자호텔 앞입니다.
이곳은 하루 종일 이 호텔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승용차가 이처럼 차도를 차지해서 차량 통행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 택시기사: 손님을 태우고 와서 내려드리는데 정차하는 데 항상 불편을 느끼죠.
● 기자: 이 호텔 이외에도 시내 중심가의 백화점과 호텔, 또는 대형 빌딩 주변은 예외 없이 차도나 인도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고객들로 항상 붐비는 증권회사 등 각종 사무실, 빌딩이 밀집해 있는 여의도는 거의 모든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차량 통행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큰 불편은 없다고 하지만 주차할 곳을 못 찾은 자동차들이 아파트단지에까지 파고드는 등 주차 문제는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노상 주차로 서울 시내 중심가의 교통 흐름을 방해했던 이곳 세운상가 주변은 서울시가 용산 전자상가를 이전을 종용하기 위해서 백 명 이상의 교통경찰을 동원해서 주차 단속을 함으로써 요즘에 와서는 조금 나아진 편입니다.
그러나 용산 전자상가도 충분한 주차 시설이 없기 때문에 청계천의 혼잡함을 이곳으로 옮겨 올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이 주간에 노상 주차가 많은 것과는 달리 이태원은 밤낮의 구별이 따로 없습니다.
낮에는 쇼핑객들의 자동차가, 그리고 밤에는 유흥가를 찾는 사람들의 자동차가 왕복 4차선의 차도 가운데 양쪽의 1차선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노상 주차가 극심해지는 방배동입니다.
길 양쪽에 있는 각종 술집에 찾아온 손님들의 승용차가 차도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 택시기사: 노상 주차를 너무 한 것 같아서 차가 여기를 빠져나갈 수 없어요.
여기 금방 태워서, 너무하는 것 같아요.
● 택시기사: 정리를 좀 해야지 이래가지고는 도저히 차가 다닐 수 없어요.
● 기자: 노상 주차는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주는 것만은 아닙니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불자동차에 함께 탔습니다.
소방도로까지 가득 메운 차량들 때문에 소방차는 앞으로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성무(용산소방서장): 주간에는 불법 주차가 건물 주변이나 도심지 주변에 아주 많고 또 야간에는 주택가에 아주 지그재그로 불법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소방차가 출동하는 데 상당히 지장을 많이 초래하고 있습니다.
● 기자: 노상 주차는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빚어진 결과로써 어쩔 수 없이 불법 주차를 하는 운전자와 이를 단속하는 경찰관, 그리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새로운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 운전자: 물건을 내려야겠고, 시간은 없고, 뭐 차를 뺑뺑 돌리라는데 길은 자꾸 붐비고 그러는데요, 솔직히 말해서 여기서도 이게 문제가 많다고 봐요.
● 경찰: 운전자하고, 우리 경찰, 지금 단속하는 사람들하고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근원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임성빈(명지대 교수): 최근처럼 자가용이 급증하고 주차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부득이하게 불법 주차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럴 때에 강력한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고 주위에 합법적인 주차장이 생길 때까지는 일부 양성화한다든지 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겁니다.
● 기자: 전국의 자동차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차장 증가율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계속해서 움직이는 영업용 차량보다 세워 놓는 시간이 많은 자가용 차량의 증가율이 높아 감에 따라서 주차장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에 면밀하고도 장기적인 대책의 마련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박광온입니다.
(박광온 기자)
뉴스데스크
자동차문화 정착의 해, 불법 주차실태 고발[박광온]
자동차문화 정착의 해, 불법 주차실태 고발[박광온]
입력 1988-04-03 |
수정 198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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