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선수 한국인 통역관 김상윤씨 서울 외삼촌 상봉]
● 앵커: 서울올림픽이 또 다시 반세기 동안 끊겼던 혈육의 정을 이어줬습니다.
소련선수단의 한국인 통역관 김상윤 씨가 오늘 50년 전 헤어졌던 외삼촌과 극적으로 상봉했습니다.
김세용 기자입니다.
● 기자: 소련 사이클 선수단의 통역요원으로 내한한 56살 김상윤 씨.
출국을 이틀 앞둔 오늘에서야 애타게 찾았던 외삼촌 윤두한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녁 땅 사할린에서 온 장년의 조카는 늙은 외삼촌을 끌어안고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쏟았습니다.
외삼촌 윤두한 씨에게는 지난 39년 누님인 윤순영 씨 부부가 당시 6살이던 상윤 씨 등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탄광 일자리를 찾아 다시 못 올 사할린으로 떠난 뒤 누님 식구의 생사도 모른 채 반세기를 살아온 오늘이었습니다.
● 윤두한(부산 하단동, 외삼촌): 올 줄 꿈에도 생각 못했고 이렇게 만날 줄 생각도 못했고.
누님 소식도 알고 조카도 만나니까 이 이상 기쁜 일이 없습니다.
● 기자: 현재 남 사할린 스쿠시에서 해저유전탐사회사의 의사로 일하고 있는 김상윤 씨는 고국의 혈육에 대한 늙은 어머님의 그리움이 언제나 그의 아픔이었습니다.
● 김상윤(조카, 소련 선수단 통역): 86년부터 찾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내일 모레 가게 됐으니까 아마 아무런 소식도 못 가지고 갈까 여태까지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여태까지 어머니가 나를 키우다 고생한 것을 갚게 되었습니다.
● 기자: 두 사람의 만남은 외삼촌을 찾아달라는 김상윤 씨의 호소 내용이 어젯밤 TV 뉴스에 방영되자 이를 본 외삼촌 윤 씨가 방송국에 수소문을 한 끝에 오늘 새벽차를 타고 부산에서 상경함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사할린의 가족사진을 외삼촌에게 보여주며 지나간 세월의 아픔을 나눈 김상윤 씨는 소련선수단과 함께 출국해야 하는 오는 28일까지의 체류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전북 정읍에 살고 있을 김현수, 김윤수 씨 등 사촌형제들도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세용입니다.
(김세용 기자)
뉴스데스크
소련선수 한국인 통역관 김상윤씨 서울 외삼촌 상봉[김세용]
소련선수 한국인 통역관 김상윤씨 서울 외삼촌 상봉[김세용]
입력 1988-09-26 |
수정 198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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