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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극 시간대별 상황 정리[나종하]

인질극 시간대별 상황 정리[나종하]
입력 1988-10-16 | 수정 198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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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질극 시간대별 상황 정리]

    ● 앵커: 탈주범이 인질극을 벌인 14시간 30분은 일촉즉발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공포와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늘 인질극에 시간대별 상황을 나종하 기자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탈주범 지강헌 등 4명은 어젯밤 10시쯤 서대문구 북가좌동 383번지 51살 고영서씨 집에 들어가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던 고씨의 부인 53살 김정애씨 등 가족 6명을 위협해 인질로 잡았습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 밤 8시쯤 신촌 형제갈비 집 앞에서 도주한 뒤 서대문구 창천동 70살 임서기씨 집에 들어가 가족들을 인질로 만 하루이상을 지내다 어제 저녁 9시 30분쯤 임씨 집을 빠져나와 고씨 집에 들어간 것입니다.

    고씨 집에 침입한 탈주범들은 흉기를 들이대고 가족들을 위협해 방 한구석으로 몰아넣은 뒤 우리는 탈주범이다.

    신고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새벽 한시쯤 고영서씨가 술에 만취 된 채 집 현관문을 들어서자 외아들 13살 장순군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탈주범들이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 고영서씨 : 12시 넘어서 술 먹고 늦게 들어온 건 틀림없고, 들어와 보니까 우리 애들이 아버지 탈주범들이 우리 집에 들이 닥쳤어.

    내가 술 먹고 성질이 괴팍하거든요, 그러니까 애들이 맞댈까봐. 그렇지 않아도 내가 들어가서 그랬다.

    니들 여기 앉어. 니들 젊은 애들이지. 야 나하고 술 먹어.

    ● 기자: 자녀들의 공부방으로 끌려간 고씨는 부인 김정애씨와 자녀 5명을 안방으로 몰아넣고 감시하던 범인들이 조는 사이 맨발로 뛰쳐나와 오는 새벽 4시 10분쯤 집에서 150m 떨어진 서부 경찰서 북암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고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4시 30쯤 인질극 현장에 도착했으며 경찰은 시경 형사 기동대 소속 140명과 전경, 정사복 경찰 천여 명을 동원해 고씨 집골목 양편과 주변에 병력을 배치하고 포위망을 좁혀 들어갔습니다.

    이때 지강헌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한발을 고씨 집 담에 발사해 경찰의 접근을 저지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병력 배치를 완료한 5시 10분부터 고씨 집 담장을 사이에 두고 탈주범들과 약 10m거리에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 경찰: 야 지강헌이 신사적으로 협조하자.

    ● 여자: 아저씨들 제발 들어오지 마시고 대문 닫고 아직 들어오지 마세요.

    ● 지강헌: 들어와라 모두 하나씩 들어와라.

    ● 경찰: 지강헌이 들어가 봐. 어?

    ● 지강헌: 여기서 안 나갈 테니까 우리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 한명을 들여보내 달라.

    ● 여자: 아저씨들 8시까지는 절대 들어오시면 안돼요.

    ● 경찰: 네, 8시까지 틀림없이 약속 지킵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지강헌 등은 사람은 해치지 않고..

    ● 기자: 탈주범들의 요구에 따라 6시 30쯤 한의철의 애인 정모양을 시작으로 지강헌의 어머니 형, 형수, 강열일의 어머니 심봉례씨 남동생 등 탈주범 가족들이 잇따라 도착해 울면서 자수를 계속 권유했습니다.


    ● 안광술 누나: 광술아 누나 말 좀 들어줘 , 엄마도 있고 누나도 있잖아. 제발 말 좀 들어줘.

    ● 기자: 10시 45분 범인들은 인질 가운데 고씨의 부인 53살 김정애씨와 고씨의 외아들 13살 장순군을 풀어주었습니다.

    오전 11시 40분 강영일이 고씨의 셋째딸 대경양을 데리고 집밖으로 나와 자신이 타고 달아날 봉고차를 준비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11시 55분 강영일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자 권총을 지닌 지강헌은 왜 자수하러 나갔는데 그냥 돌아 오냐며 권총 한발을 땅바닥에 발사했고 곧이어 12시쯤 집안에서 범인들 간에 난투극이 벌어졌습니다.

    12시 20분 안광술, 한의철 두 명은 권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강헌은 자애를 한 뒤 진압 작전에 들어간 경찰의 총에 맞은 채 실려 나옴으로써 광란의 인질극은 14시간 반 만에 막을 내려습니다.

    MBC뉴스 나종하입니다.

    (나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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