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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은둔처로 떠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표정[정성환]

은둔처로 떠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표정[정성환]
입력 1988-11-23 | 수정 198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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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처로 떠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표정]

    ● 앵커: 청와대를 떠난 뒤로는 오늘 처음 텔레비전에 비친 전두환씨는 연희동 생활이 고통스러웠던 듯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고 침통한 표정으로 발표문을 읽어가던 중 몇몇 대목에서는 눈물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한 편 연희동을 떠난 전 씨 부부는 오늘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에 도착했습니다.

    연희동 표정과 백담사 도착 소식을 두 기자가 계속해서 보도하겠습니다.

    ● 기자: 오늘 전두환 씨의 대국민 사과발표는 8년 전 자신의 대통령 취임사가 쓰인 병풍이 있는 5평 정도의 자택 응접실에서 기자들의 질문 없이 발표형식으로 25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기자들과의 인사도 없이 무겁게 기자회견에 들어선 전 씨는 지난 9개월의 어두웠던 생활을 그대로 말해주는 듯 매우 초췌한 모습이었습니다.

    전 씨는 발표하는 동안 대부분 고개를 숙인 채 주로 원고만을 보며 말을 이어갔는데 평소의 강한 억양과는 달리 비교적 온화하게 발표문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전 씨는 특히 발표도중 가난했던 어린 시절, 동생이 숨진 이야기와 지난 9개월은 감옥생활보다 견디기 어려웠다는 부분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전 씨는 발표를 마치고 안방으로 향한 뒤 약 15분쯤 지나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과거 장군시절 사석에서의 복장을 연상시키는 평상복 차림으로 집을 나와서 서울 2두 6759호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자택을 떠났습니다.

    전 씨는 오늘 자택을 나서면서 기다리고 있던 동네주민 십여 명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순자씨는 윤길중 민정당 대표의원의 부인인 김영애 씨가 울먹이며 두 손을 부여잡자 울음을 터트리며 차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전 씨 부부를 태운 승용차는 오늘 평소 이용하던 큰 길을 피해 골목길로 빠져나갔는데 자택 주변은 통행로 곳곳에 많은 경찰병력이 경비를 펴서 긴장된 분위기를 자아냈고 3백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발표에 앞서서 연희동 자택에는 허문도 전 청와대 비서관과 김은한 민정당 원내 총무 등이 인사차 다녀갔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에서 MBC뉴스 정성환입니다.

    (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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