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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흥 종교 열풍[김승한]

일본 신흥 종교 열풍[김승한]
입력 1989-04-23 | 수정 198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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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신흥 종교 열풍]

    ● 앵커: 금성인과 교신을 하면서 신의 계시를 받는 종교를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미신 잘 믿고 점치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제 3자가 보기에는 해괴한 이색종교가 붐을 일이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승한 특파원입니다.

    ● 기자: 도쿄 변두리 한 신사를 찾았습니다.

    붉은 턱받이를 한 이 석상에 초능력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일본 사람들은 믿고 싶어 합니다.

    낙태 수술을 받은 여인은 태아의 혼을 위로하지 않으면 그 혼이 장차 태어난 아이를 저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인들은 죽은 아이를 이렇게 석상으로 재현시키고 참회함으로써 속죄를 받을 수가 있다고 여깁니다.

    이른바 수자령이라고 불리는 이 석상은 일본인의 의식과 신성을 들어내 보이는 한 전통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도처에서 악령이 출말한다는 풍설, 그리고 북극성으로부터 날아오는 신의 메시지를 듣고 극락으로 가자는 실로 황당무계한 교리가 여러 사람들을 사로잡으면서 일부는 신흥종교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 북극성 교주: 인간 심성이 거칠어짐을 경고 해 주십시오.

    따라서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열심히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 기자: 10대 청소년들이 일요일마다 북적대는 도쿄 하라주꾸 공원.

    최근 이 곳에 할레크리슈나 라는 이색종교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괴상하게 머리를 깎고 일본 성도 이름도 버린 채 하무라스타, 크라바이타 등등의 정체불명의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육류나 생선을 일체 넣지 않은 프라샤다라는 음식만 먹는데 종교에 입문한지 석달 만에 난생처음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크라바이타양: 죄 없는 생활을 믿습니다.

    그러면 마음의 추악함이 사라집니다.

    ● 기자: 일본 시즈오까에 본거지를 둔 세계 진광 교단 역시 악귀를 쫓고 평화를 안겨준다는 교리를 내세우고 신도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신도들은 교주가 걸어주는 목걸이를 참으로써 비로서 안도감에 젖는데 이 안엔 국민학교 어린이들도 포함돼 있어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송록신도 대화산이라는 긴 이름의 이 종교 단체.

    고교생들이 주류인 이 종교는 물가로 가는 수행이 독특합니다.

    사흘에 한 번씩 냇가로 가서 36번씩 쉴새 없이 물을 끼얹습니다.

    정신통일로 심신을 다스려서 마음의 평안을 얻자는 게 수행의 목적입니다.

    ● 신도: 마음속에 굳건한 지주가 생겼다고 할까요.

    어떤 신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마땅한 고행수단을 찾지 못하자 동네 화장실마다 들르면서 팔을 걷어붙이는 이색종교까지 나타났습니다.

    ● 신도: 신에 몰두한 사람은 마음이 부유하겠죠.

    그런게 종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기자: 언국의 횡하는 이런 현상은 해괴한 짓거리에 불과하며 혹세 무민의 사이비 종교라는 비난이 거센 가운데 일부 학자들은 고도 성장기가 지속됨에 따라 물질적인 충족감을 느끼는 반면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황폐해졌기 때문에 어설픈 교리에서 설복 당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수직구도를 따라 복종, 순종, 집단화 경향이 있는 일본인들의 의식과 심리를 이용해서 신도로 가둬놓은 뒤 일종의 사기라고 매도하는 소리도 있습니다.

    현재 종교 법인으로 등록된 단체는 전통종교 종파와 최근의 북극성교 한례교 우주원시신교까지 포함해서 자그마치 18만3천개에 이르고 이중엔 신도가 300명 남짓한 미니종교가 태반이라고 일본 문화 청은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을 지칭할 때 마다 적도처럼 앞에 붙는 경제 대국 또는 첨단 하이테크의 나라, 그러나 높은 명성 아래서는 오늘도 그들의 신을 만나 구원을 얻고자 주문을 외는 군상들이 어지러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김승한입니다.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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