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외국인들 대탈출 시작]
● 앵커: 북경계엄군은 오늘 외교관과 각국상주특파원들이 살고 있는 외국인아파트에도 총격을 가하고 나옴으로서 국제 법은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북경에서는 외국인들의 대 탈출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고 일본과 호주는 특별전세기를 내고 있습니다.
홍콩에 돌아온 이현규 특파원이 보도하겠습니다.
● 기자: 북경의 수도 국제공항은 외국인들이 급거 탈출을 시작한 어제부터 일대 아수라장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공식 철수 령이 내려진 홍콩인들이 수 백 명씩 한꺼번에 몰리고 공항폐쇄 소문까지 나돌아 홍콩행마다 WAITING명부에 이름을 적느라 아우성이었습니다.
또한 북경주재 외국인들도 우선 위험을 피하기 위해 가까운 홍콩을 택하기 때문에 더욱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본 기자도 어제 북경공항에서 10시간 이상 대기하다가 홍콩행 특별전세기에 운 좋게 탑승해 오늘 새벽 이곳 홍콩으로 돌아왔습니다.
제 WAITING번호는 192번이었는데 200번에서 끊겼습니다.
탑승객들은 비행기가 뜨기 전과 뜨고 나서와 그리고 홍콩에 내린 후 모두 세 번에 걸쳐 북경 탈출했으나 남아있는 중국인을 생각할 때는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홍콩에 이어 일본과 호주도 오늘 자국민 수송을 위해 전세기를 냈으며 미국과 영국 등 서방대사관 모두가 자국민들에게 중국을 떠나라고 권하는 등 안전대책에 최우선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를 구하려는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항공사로 몰려 북경에서 세계 어느 곳이건 다음 주까지 표가 모두 동이 났습니다.
북경시내에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도 지난 4일부터 완전히 끊겼습니다.
택시는 일류호텔에 몇 대만 남아 엄청난 바가지 요금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사정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비상식량준비로 식품이 동이 나고 심한 식수난과 오물사태로 지금 북경은 거의 전시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리고 치안 부대상태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MBC뉴스 이현규입니다.
(이현규 기자)
뉴스데스크
북경 외국인들 대탈출 시작[이현규]
북경 외국인들 대탈출 시작[이현규]
입력 1989-06-07 |
수정 198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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