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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구멍 뚫린 민생 치안 고발[이연재]

구멍 뚫린 민생 치안 고발[이연재]
입력 1989-06-20 | 수정 198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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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멍 뚫린 민생 치안 고발]

    ● 앵커: 동쪽에서 서쪽에서 그리고 어젯밤도 오늘 낮도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강력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 줄을 잇고 있는 부녀자 납치폭행 등 강력사건들은 환경이 범죄를 유발시키다 는 말을 유념할 때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사회정화문제가 거론돼야 할 것입니다마는 어쨌든 민생치안이 이렇게 뿌리부터 흔들리고 구멍이 뚫려서야 시민들이 어떻게 마음을 놓고 살수가 있겠습니까?

    사회부에 이연재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오늘 새벽 3시쯤 서울 강남구 잠원동 한신 아파트 부근 포장마차에서 강동구 길동 21살 전병준씨와 22살 이재철씨 등 2명이 청년4명에게 납치돼 승용차 트렁크 안에 감금된 채 9시간동안 끌려 다니다 낮 12시쯤 트렁크 문을 뜯고 탈출했습니다.

    천씨 등 포장마차에서 범인들이 준 술잔을 받고 정신을 잃은 뒤 인근 야산에서 예금통장과 현금 10만원을 빼앗기고 전씨 소유의 승용차 트렁크 속에 감금당한 채 시내를 끌려 다니다가 낮 12시쯤 범인들이 여의도의 모 은행지점으로 돈을 찾으러 간 사이 탈출했다는 것입니다.

    ● 전병준(피해자): 술을 마셨는데 정신을 잃었어요.
    그리고 정신을 깨고 보니까 산에 있는데 그 사람들이 주사를 놓겠다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 기자: 오늘 새벽 3시쯤에는 서울논현단독주택에 세 들어 사는 장모양 방에 20대 강도 2명이 침입해 장양을 폭행하려다 이웃의 신고로 달려온 경찰이 공포를 쏘자 장양을 칼로 찌르고 달아났습니다.

    또 택시를 이용한 20대 여자 강제납치, 귀가중인 시민에 대한 폭행치사 등 오늘 하루 동안에도 강도, 납치, 폭행 등이 잇따라 발생했고 경기도 안양에서는 6일 안전을 위해 봉고차를 이용하며 독서실을 다니던 여고생을 집단 폭행한 10대와 20대 3명이 뒤늦게 오늘 경찰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 시민1: 불량배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는 옆으로 지나치기가 곤란하죠.
    혹시나 어떻게 대들지 않을까 싶어서요.

    ● 시민2: 딸아이가 셋이거든요, 꼬마까지 10살짜리도 걱정돼서 항상 못 가게 하고 될 수 있으면 집에 있게 하고요.

    ● 시민3: 자기가 방어할 수 있는 호신술이라도 배워야지요.

    ● 기자: 시국 치안의 소리인 경찰력의 공백을 틈타 일어나는 폭력과 인신매매 등 국민생활을 위협하는 각종 범죄는 하루 평균 천2백건이 넘습니다.

    치안본부통계에 따르면 올 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일어나는 각종 범죄는 18만 4천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십만5천여건 75%나 늘어났습니다.

    이 가운데 폭력사건은 12만4천5백여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부녀자 인신매매를 포함한 약취, 유인사건은 172건으로 지난해 보다 48%나 늘어났습니다.

    특히 마약사범은 모두 859건으로 지난해 388건에 비해 무려 120%나 늘어났습니다.

    치안본부는 이처럼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조직폭력배와 인신매매 사범 등 5대사회악을 뿌리 뽑기 위해 내일부터 한달 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생침해사범에 대한 집중단속을 펴기로 했습니다.

    ● 설동주(치안본부형사3과장 총경): 최근에는 어린이 성폭행사건을 비롯해서 대낮주택가 떼 강도사건 등이 발생하고 있어서 국민들께서 매우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찰은 전 가용경찰력을 총동원해서 국민들께서 불안해하고 있는 범죄소탕에 총력 대치하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 치안본부는 그 동안 국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민생침해사범을 뿌리뽑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이 같은 민생치안의지가 시국치안에 쫓겨 얼마 가지 않아 또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연재입니다.

    (이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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