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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일본 여아 연속 살해사건 원인 논란[김승한]

일본 여아 연속 살해사건 원인 논란[김승한]
입력 1989-08-20 | 수정 198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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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여아 연속 살해사건 원인 논란]

    ● 앵커: 이웃 일본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여자 어린이 4명이 연속적으로 유괴돼 살해된 사건이 발생해서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에 빠뜨렸습니다.

    최근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붙잡혀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대체 범죄가 왜 일어났으며 누구의 책임이고 이런 사건이 일어난 일본의 정체는 무엇인가라는 자책과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사이다마 현에서 김승한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 기자: 지금부터 두 달 열흘 전 일본 한노시 인적이 뜸한 공동묘지 안에서 한 여자 어린이의 토막 시체가 발견됐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어린이의 신원은 5살 난 노모또아야꼬 양으로 밝혀졌으며 보육원을 나온 뒤 행방불명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누가 무참하게 아야꼬 양을 살해 했을까 이 같은 의문은 지난 1년 사이 4차례나 일어났던 여자 어린이의 연속 유괴 살인 사건과 동일범이 아닌가 하는데 까지 이어졌습니다.

    첫번째 사건은 작년 8월 22일 도쿄와 인접한 사이다마 현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4살 난 곤노 마리 양이 집 앞에서 놀다가 실종됐는데 6달 뒤 마리양의 유골이 담긴 종이 상자가 집에 배달되면서 일본 전역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 마리양의 어머니: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마리가 남긴 최후의 말이 무언지.

    ● 기자: 사이다모 현의 학부모들은 냉혈 범죄에 전전긍긍하면서 등교 하굣길 어린이 보호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경찰이 몽타주에 의한 탐문수사 전과자 상대 수사를 벌이는 동안 사이다마 현에서는 다시 마사미양 유괴살인 에리카양 유괴살인 그리고 두달여 전에 아야꼬양 토막살해사건이 다시 발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년에 유괴살해 대상이 모두 유치원 여자 어린이었다는 점 모두 사이다마 현 일대에서 발생했다는 점 범행 수법이 극히 잔인한 점 그리고 대담하게 신문사에 보냈던 범행 성명문의 활자가 특수체인 점에 미뤄서 부근 인쇄소에서 일하는 성도착범인이라는 심증아래 수삼아이 압축돼 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 23일 오후 도쿄 외곽 하찌오지시 카메라맨을 자처하는 한 괴청년이 여자 어린이에게 접근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유인하려다가 아버지의 신고로 경찰에 붙들리면서 사건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26살 미야자키 스도무 비디오테이프를 8천개나 모은 수집광에다가 왼쪽 손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지독한 열등감의 소유자 인쇄소집 외아들인 범인의 집 앞입니다.

    미야자키는 아야꼬 양을 유괴 살해한 뒤 한밤 중 이곳에서 인쇄에 사용되는 기름으로 불태웠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증거 보강을 위해 이 부근 일대를 계속 수색하고 있습니다.

    ● 아와무라(동네주민): 이런 범죄는 희귀한 사건으로 겨우 너댓살 난 아이들을 살해한 행위는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 기자: 전 언론사는 현장에 헬기를 띄우고 속보 경쟁에 돌입했으나 이 살인마를 광기로 내몰았던 정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공포비디오 수집광이라는 사실과 관련해서 영상과 현실의 도착현상이라는 분석 또는 고독과 열등감이 힘없는 약자에게 폭발했다는 진단 또는 일본이 외양으로는 선진 하이테크의 나라이지마는 그 심층을 이루는 인간관계 구조가 극히 취약하기 때문에 발생한 병리 현상이라는 설 등 분분합니다.

    연쇄 살인 사건 후 당국이 발표한 대책은 공포 비디오를 앞으로 규제하겠다는 수준정도입니다.

    처참한 범죄 앞에 추상적인 진단과 분석만이 난무하고 분명한 해법은 없는 채 불과 다섯 해 짧은 목숨을 살고 간 어린이 그 이승의 마지막 자리엔 소꿉친구들과 어머니들이 장난감과 꽃 한송이를 놓고 억울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사이다마 현에서 MBC뉴스 김승한입니다.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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