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통상 현안]
● 앵커: 한미 통상 마찰에 파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쇠고기 협상이 결렬된데 이어서 우리 측의 원화평가절하 움직임에 대해 미국측이 곧바로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한미 통상 현안 경제부의 권오승 기자가 보도하겠습니다.
● 기자: 휴가를 다녀온 미국 통상 대표팀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우리 측 대표를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우선 협상 대상국 제외로 한고비 넘겼던 한미 통상마찰이 다시 거세지고 있는 것입니다.
올 연말까지 예정된 한미 통상 회담은 이달중에 항공회담과 유자망 어업협상, 쇠고기 쌍무협상이 열린데 이어서 다음달 6일 통신협상과 지적소유권협의 등 모두 6개분야에서 30여회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행정부의 거물급 통상각료의 한국방문도 잇따라서 다음달 9일에는 모스베커 상무장관이, 19일에는 퀘일 부통령, 그리고 10월12일에는 미국 통상협상의 간판격인 칼라 힐스 무역 대표가 방한해서 자신들의 방안에 걸맞는 개방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10월17일 노태우 대통령의 미국방문때에는 통상 문제로 노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미국 측의 요구는 한마디로 미국이 개방한 만큼 한국 측도 시장을 개방하라는 것입니다.
● 양수길 박사(한국 개발 연구원): 미국이 경제 대국으로 군림할 때는 큰 문제가 안됐었는데 80년대 들어오면서 부터 미국의 경제력이 쇠약해지고 그러다 보니 안되겠다 이제부턴 시장을 좀 열어라, 하는 이런 노골적인 공세를 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기자: 또한 한국이 미국의 개방 덕분에 많은 무역 흑자를 낸 반면에 미국은 한국 시장의 폐쇄로 공정한 수출의 길이 막혀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이미 공산품 시장개방이 99.5%에 이르는 거의 완전개방에 이르고 있고 대미 흑자도 올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30억 달러나 줄어서 개방노력을 어느나라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다만 농산물에 대해서는 현재 개방율이 76.1%로 비교적 적지만은 정치, 사회적 불안요인이 있기때문에 농업 구조조정을 할때까지 시간을 달라는 입장입니다.
● 김영태 실장(경제 기획원 대조실): 미국 시장이라는 것이 우리 전체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한 40%가 되고 또 어떤 의미에서 보면은 그동안의 우리 나라의 경제성장에 미국시장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는 점을 감안해볼때 가급적이면 협상을 통해서 원만히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그런 기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 기자: 미국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는데 이는 지정이후 1년정도 협상을 해도 타결이 안되면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역 보복을 가하는 세계무역관행상 유례없는 것입니다.
● 조남홍 상무(무역협회): 더욱이 미국이 보는 시각이 상이한데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환율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의 논리 우리의 입장, 우리의 목소리를 지켜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 기자: 현재 미국이 우리나라 시장개방에 적극적인 업종은 비교우위에 있는 서비스업과 농산물입니다.
이에 따라서 통산현안은 환율문제를 비롯해서 농산물과 쇠고기 협상 지적소유권협상, 통신협상으로 집약됩니다.
먼저 쇠고기 협상은 미국 측이 전면개방을 요구하는데 반해서 우리 측은 수입 쿼터를 단계적으로 늘려주겠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미국도 내심으로는 전면개방이 어렵다고 보고 더 많은 쿼터량을 얻어가기 위해서 압력을 가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적소유권 보호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책이나 음반의 해적판 근절에 한국 정부가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이번에 새롭게 반도체 칩 회로 설계에서 부터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 까지 다양하게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새로운 지적소유권 보호법을 제정해서 보호해줄 방침입니다.
통신분야는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정부는 통신기자재의 관세 인하와 부가가치 통신망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시장개방은 국제화 개방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추세이고 정부도 공개적인 마찰보다는 줄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타협의 원칙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개발 과정에서 혜택을 덜 받은 농민과 최근에 수출침체로 타격을 받은 중소상공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있다는 데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으며 통상당국의 깊은 이해가 촉구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권오승입니다.
(권오승 기자)
뉴스데스크
한국.미국 통상 현안[권오승]
한국.미국 통상 현안[권오승]
입력 1989-08-28 |
수정 198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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