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황제로 등극한 조훈현 9단의 바둑 이야기]
● 앵커: 겨우 네 살 때부터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우기 시작해서 아홉 살에 입단을 했고 각종 타이틀 104차례 획득 그리고 세 차례에 걸친 우리나라 국내 모든 타이틀의 천하통일, 우수한 기록의 천재기사 조훈현.
그의 바둑 스토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기자: 지난 53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조훈현 9단은 사상 최연소인 9살에 프로에 입단했으며 63년 세고에 9단의 문하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10년 동안 일본에서 활약했습니다.
지난 72년 일본기원 5단으로 병역의무를 마치기 위해서 귀국한 조 9단은 74년 최고위전을 첫 번째로 타이틀 정복에 나서 80년과 82년, 86년에는 10개에서 13개에 이르는 국내 바둑타이틀을 독점하는 전관왕의 위업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 서봉수 9단: 조훈현 9단이 특히 전투력이 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끝내기 마무리단계라든지 초반에 포석 같은 데서 행마 이런 것들이 아주 매끄럽지요.
조훈현 9단이 특히 순발력이 좋아가지고 남이 찾기 어려운 수들을 쉽게 찾아내는 그런 큰 장점을 갖고 있어요.
● 기자: 바둑 한 판에 장미담배 세 갑을 피우면서도 술을 전혀 못 하는 조훈현 9단은 사람 만나는 것을 꺼리는 수줍은 성격이지만 황포돛대띄우기운동에 참여하는가 하면 여름이면 모시적삼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멋을 지니고 있습니다.
통산 타이틀 획득 104회, 세 차례에 걸친 국내바둑 전타이틀 획득, 국수전 10년 연속우승 등 기록의 사나이로 불리는 조훈현 9단.
천재기사, 바둑계의 황제 등 아무리 화려한 수식어도 이제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최강자 조훈현 9단의 이번 응창기배 우승은 그를 아는 바둑계 인사들에게는 결코 이변이나 우연일 수 없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난 15년 동안 국내바둑의 정상에 외롭게 서온 조훈현 9단은 바둑은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배워야 한다는 일념으로 최근 국내 바둑계의 혜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14살 이창호 3단을 내제자로 받아들여 바둑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순규입니다.
(강순규 기자)
뉴스데스크
바둑 황제로 등극한 조훈현 9단의 바둑 이야기[강순규]
바둑 황제로 등극한 조훈현 9단의 바둑 이야기[강순규]
입력 1989-09-05 |
수정 198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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