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 있는 한국영화,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외면]
● 앵커: 최근 우리나라 영화들이 국제영화제 등에서 높이 평가가 되자 이에 힘입어서 영화 제작자들이 비교적 작품성이 높은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화들이 정작 국내 영화팬들로부터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문화부 김규서 기자가 그 문제점을 알아봤습니다.
● 영화팬 여(1): 외화는 보고 나서 뭐가 남는 게 있는데요.
방화는 보고 나서 남는 게 없어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 영화팬 남(2): 저희 국산 영화는 제작비도 조금 들어가고 어영부영 그냥 시간에 딸리는 듯이 그렇게 재미없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기자: 서울시 극장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지역 31개 개봉관에서 상영된 영화는 모두 238편인데 이중 국산영화가 71편 외화가 167편으로 외화가 국산영화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객 동원에서도 국산영화의 경우 편당 3만 3천여 명이었으나 외화는 배가 넘는 7만 9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국산영화의 경우 최근 박철수 감독의 오세암과 장선우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 등 많은 우수 영화들이 개봉됐으나 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장길수 감독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외에는 2,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영화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우리 영화업계가 작품성보다는 에로, 폭력물 등 수준 이하의 영화를 양산해 관객들로부터 거부 현상을 받아왔다는 지적입니다.
● 김종원 영화평론가: 종래는 한국 영화의 영세성에서 오는 필연적인 영세한 자본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완성도에 문제가 있지 않았는가 하는 한 가지 면과 또한 작가의 부재에서 오는 완성도 면에서 문제가 됐습니다만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들이 침체한 국면은 오히려 이런 요소보다는 관객에게도 오히려 책임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이 되는 것입니다.
● 기자: 또한 국산영화가 외화에 비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은 지난 87년 회화수입 자유화에 따른 VIP영화의 직배 상륙과 외화 수입업자들의 무분별한 수입경쟁 그리고 극장주들의 국산영화 상영 기피현상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정지영영화감독: 50년대 60년대에 아시아권에서 영화 선진국 대열에 있던 우리 한국 영화가 잘못된 영화 정책으로 인해서 과거 20여 년간 침체의 늪에 빠져 들었던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이제 VIP직배 저항운동을 통해서 한국영화의 위기의식을 느낀 우리 영화인들은 좋은 영화를 만들고 있고 또 국제적으로도 평가받고…….
● 기자: 이와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영화 제작자들의 과감한 투자와 영화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직업의식, 그리고 국산영화는 수준 이하라는 관객들의 인식의 전환 등이 있어야만 국산영화의 장례가 밝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서입니다.
(김규서 기자)
뉴스데스크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외면[김기수]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 국내 영화팬들로부터 외면[김기수]
입력 1990-05-04 |
수정 199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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