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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로, 굴곡 심하고 다리 난간 등 허술[윤능호]

영동고속도로, 굴곡 심하고 다리 난간 등 허술[윤능호]
입력 1990-09-02 | 수정 199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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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고속도로, 굴곡 심하고 다리 난간 등 허술]

    ● 앵커: 의례히 그렇듯이 이번 참사 역시 버스 운전자가 빗길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조심해야 한다는 안전수칙을 무시한데서 비롯됐습니다만 굴곡이 심하고 다리 난간 등이 허술하게 돼 있는 영동고속도로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윤능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이번 참사는 한 마디로 빗길 감속운전이라는 기본 수칙을 무시한데서 비롯됐습니다.

    사고 당시 사고 지점 150미터 전방에는 고장 난 트럭이 서 있어 뒤따르던 차들이 서행운전한데 반해 과속으로 달리던 사고 버스는 뒤늦게 이를 발견하고 앞 차와의 추돌을 피하기 위해서 제동을 걸었지만 미끌리면서 다리 난간을 들이 박고 추락했습니다.

    ● 김영록씨(23)생존자: 비가 뭐 거의 계속 오다시피 했고 가끔 오다가 인제 운전자가 추월도 하고 그 평상시처럼 그렇게 속도로 그냥 달렸어요.

    워낙 뭐 가끔씩 운전사가 피곤한 기색을 좀 보이는 것 같았고...

    ● 기자: 운전자의 과실이 이번 참사의 주된 원인이었습니다만 구조적으로 사고에 취약한 영동고속도로 자체에도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섬강교는 난간 턱 높이가 20센치, 그리고 철재기둥의 나사목도 고작 5-6센치 깊이로 박혀있는데다 난간 높이가 40여센치에 불과해 대형 차량의 추락을 막는데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이 고속도로 전 구간에 걸쳐 굴곡이 심하고 가파른 계곡을 지난 다리가 많은데도 거의 모든 다리의 난간이 이처럼 낮아 그 동안 수차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또 지난 75년 개통된 뒤 통행차량이 10배 이상 늘어났는데도 편도 1차선으로 돼 있어 대형차량이 고장 나 서게 되면 곧바로 정체현상을 빚게 되고 따라서 배차시간에 ?기는 버스나 트럭 등은 자연 추월과 과속을 일삼아 왔습니다.

    한편 구조된 생존자 4명 가운데 3명이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데 반해 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 대부분은 버스가 추락한 뒤 밖으로 튕겨져 나와 희생자가 더욱 많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고 현장에서 MBC뉴스 윤능호입니다.

    (윤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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