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미국과 소련간 갈등 표면화]
● 앵커: 걸프전쟁은 당초 UN 안보리의 이름으로 시작됐지만 전쟁 막바지에 미국은 참전국이 아닌 UN 안보리가 종전협상에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UN 무대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소련간의 각축 양상을 UN 본부에서 정동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기자: 여기는 뉴욕의 UN 본부입니다.
걸프전쟁을 UN으로 끌고 들어오려는 소련과 소련의 무임승차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미국 사이의 갈등으로 아직 UN본부는 가라앉아 있습니다.
미국의 최후통첩 시한 5시간을 앞둔 현 단계에서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미국이 주장해온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군만이 미국의 목표의 전부는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관심은 이제 철군은 물 건너간 것이고, 후세인이 계속 남아있느냐 여부에 쏠리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이 막판에 몰려 있는 시점에서 성장한 소련을 미국은 불쾌해 하고 있습니다.
소련은 전후 중동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연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만일 정치, 군사적으로 살아남은 이라크가 이란과 연대하고 소련, 중국의 엄호를 받는다면 미국은 전쟁을 치른 댓가를 상실할 지도 모릅니다.
소련의 상대적 지위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도 미국은 UN이 걸프전의 무대가 되는 것을 아직은 탐탁치 않게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통첩시한을 앞두고 오늘 UN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립니다.
걸프전 개시의 명분은 소련을 포함한 UN안보리가 제공했지만 전쟁을 끝내는 명분은 참전국이 아닌 UN 안보리 대신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 군이 쥐고 있습니다.
현 상황이 전쟁 국면인지 협상국면인지 판별하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판단의 핵심은 사우디 전선의 전세 판단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지상전을 해도 곧 끝장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면 서울 시각 일요일 새벽 2시는 미국에게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뉴욕에서 MBC뉴스 정동영입니다.
(정동영 기자)
뉴스데스크
UN, 미국과 소련간 갈등 표면화[정동영]
UN, 미국과 소련간 갈등 표면화[정동영]
입력 1991-02-23 |
수정 199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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