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대양 집단 변사는 집단 자살이라는 결론 ]
● 앵커: 오대양 집단변사는 동반자살이었고 집단자수 동기는 세모가 구원파와 오대양과의 관계를 끊기 위한 것이었으며 세모에 대한 5공화국에 대한 특혜나 비호세력은 없었다.
이것이 그동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대양 사건에 대한 검찰의 최종수사 결과입니다.
이렇게 해서 4년 만에 재개된 검찰의 오대양 사건 수사는 종래의 수사결과를 대부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간의 많은 의혹을 이번에도 시원스럽게 밝히지 못한 채 42일 동안의 재수사를 종결했습니다.
검찰이 오늘 발표한 수사결과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대전문화방송의 서영석, 이상헌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 기자: 검찰은 용인 오대양공장 집단변사사건은 변사자들이 4박5일 동안 천정의 좁은 공간에서 탈진한 가운데 생활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채권자들이 공장을 수색하고 삼우 트레이딩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박순자씨의 지시에 따라 서로 목 졸라 동반 자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숨진 이경수씨로 목을 맨 형태가 홑매듭이었고 발바닥에 묻었다는 흙 역시 당시 현장 경찰관들에 의해 이 같은 내용이 부인됨에 따라 자살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12명의 여자들에서 나타난 정액반응은 이들의 인적 구성과 천정상황을 감안해 볼 때 집단성행위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부검에 들어가래도 의견이 각각 불분명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 송종의지검장(대전지검): 이 용의호, 재호 형제는 목을 매고 자살했으며 마지막으로 이경수가 김진한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자신도 목을 매어 자살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기자: 검찰은 세모 유병언 사장이 지난 82년부터 구원파 신도 등을 상대로 광주와 수원 등지에서 12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사채부분을 적용해 상습혐의로 오늘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또 김도현씨 등 집단자수자들이 당초에 범행이 드러나는데 대한 두려움과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자수했다고 밝혔으나 구원파 신도인 이재문 씨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세모측이 오대양사건과 구원파의 관계를 끊기 위해 최숙희 씨 등을 통해 집단자수를 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5공화국에서의 특혜 금융과 한강유람선 운항허가와 관련해 대검과 공조수사를 폈으나 뚜렷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사채 중간모집책으로 밝혀져 수배된 송재화 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이들이 검거되는 대로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전에서 MBC뉴스 서영석입니다.
(서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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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검찰은 집단변사의 사인을 동반자살로 결론지은 것은 외부침입에 흔적이 없어 타살의 근거를 찾지 못하고 진상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모두 숨졌으며 변사 현장이나 목맨 끈 등 주요 증거물이 없어 졌거나 변형돼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현장사진과 당시 수사관계자 현장에 있었던 김형자 씨 등 극히 일부 참고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전황을 추정할 수밖에 없어 이번에도 의혹을 밝히는데 실패했습니다.
검찰은 변사현장에서 마지막으로 숨진 이경수씨의 사인이 자살을 위장한 타살이라는 일부 법의학자들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시 현장을 감식한 이삼재 경장의 자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검찰은 변사자들 가운데 가족관계 구성원이 17명이나 되고 대부분 자살동기가 희박한데도 한사람의 이탈자도 없이 동반 자살한 것은 박순자 씨의 맹신자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구원파는 살아서 구원받는다는 교리에 비추어 볼 때 동반자살의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당초 사채 행방과 집단 자수동기를 밝혀내야만 변사의혹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왔으나 정작 이들의 배후인 세모와 집단변사 사건과의 관계를 수사하는 데는 중요 관련자들을 검거하는데 실패하거나 참고인 역시 행방을 감춰 연결고리를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세모 사채 중간모집책 개인 송재화 씨는 처음부터 잠적해 버렸고 집단변사 직전에 세모의 전신인 삼우 트레이딩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박순자씨의 동생 용준 씨 마저 행방을 감춰 수사가 벽에 부딪쳤습니다.
검찰은 100억대 오대양 사채 행방도 내역을 알고 있는 오대양 직원이 모두 숨졌고, 장부도 불태워 진데다 컴퓨터 디스켓 역시 찾지 못해 그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도현씨 등의 집단자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행방을 감춘 유병언 사장의 핵심 측근인 최숙희 씨와 손영수 씨가 나타나야만 정확한 자수동기를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검찰은 결정적인 증거물을 확보하거나 범행을 확인하지 못한 채 수사결론을 지었습니다.
또 검찰은 오대양 사건수사를 윤병언 사장의 구속 만기일인 오늘까지로 미리 시한을 정함으로써 종전의 경찰수사 결과에 짜 맞추기 수사를 펴온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대전에서 MBC뉴스 이상헌입니다.
(이상헌 기자)
뉴스데스크
오대양 집단 변사는 집단 자살이라는 결론[서영석,이상헌]
오대양 집단 변사는 집단 자살이라는 결론[서영석,이상헌]
입력 1991-08-20 |
수정 199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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